중국이 올해 1분기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로, 신종 코로나 사태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데 따른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중국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 동안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의 양을 유엔 안보리에 보고했습니다.
21일 유엔 안보리 웹사이트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월과 2월, 3월에 각각 400t, 130t, 11t, 도합 약 541t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17년 12월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며 각국에 매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하라고 명시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결의 2397호 채택 후 첫 분기인 2018년 1분기에 중국은 약 4천 30t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습니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2천 360t 이었습니다.
따라서 올 1분기는 앞선 지난 2년에 비해 최대 7배 이상 줄어든 겁니다.
개별 월 단위 공급량 역시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전까지 중국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가장 적었던 달은 결의 2397호가 채택된 직후인 지난 2018년 1월로, 당시 200t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습니다.
이번 3월 공급량인 11t은 이보다도 90% 이상 적은 기록적인 수치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지난 3년 간의 추세를 보면 1분기엔 통상 정제유 교역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평균값과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mportant thing is that January and February, and March are always very low trade so you can not compare them to the average.”
그럼에도 이번 수치는 너무 낮다면서, 이는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뒤 남포항에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는 것을 볼 때 알 수 있듯이 코로나 영향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am sure the closure of Chinese borders and we have seen a lot of ships sitting there at the Nampo harbor. I am sure that is constrained.”
브라운 교수는 다만, 중국의 보고는 중국의 송유관을 통한 원유 공급과 밀수입 등이 누락된 결과라며, 이번 보고가 온전한 정보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최근 공개된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불법 환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제유를 불법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전문가패널은 중국 깃발을 달고 운항하는 선박들 역시 이에 깊숙하게 관련돼 있다며 불법 환적 뿐만 아니라 직접 북한 남포항까지 운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제유를 북한에 실어 나른 대표적인 중국 선박은 ‘연홍8’호로 전문가패널은 이 배가 지난해 최대 10차례에 걸쳐 남포항을 드나들며 정제유를 운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중국은 보고하고 싶은 내용만 보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정도 양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 don’t think anyone believes that Chinese custom’s number are accurate reflection of what is really going on. It’s just what they choose to report.”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북한이 수입한 정제유는 연간 한도인 50만 배럴의 최대 8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