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로 규정한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 50만 배럴보다 8배나 많은 정제유를 불법적으로 수입한 것으로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또 사이버 해킹 등으로 엄청난 자금을 탈취하고 있는 북한이 정보통신기술 IT 분야에서 최소 1천 명 이상 또 유럽 프로 축구리그 등에 인력을 보내 외화벌이를 시키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이 중국 영해에서 불법적으로 정제유를 환적하는 모습으로 적발돼 유엔 안보리에 보고된 사진입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불법 환적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17일 공개된 연례 최종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들을 밝히면서 북한이 불법 환적뿐 아니라 외국 선적 선박들이 남포항에 직접 들어오게 해 정제유를 수입한 정황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센린 01’호와 ‘티안유’호 등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깃발을 내리고 입항하는 등의 제재 회피 방식으로 64회 드나들면서 정제유 약 4백만 배럴을 북한이 사들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안보리 결의로 규정된 한도 50만 배럴의 8배가 넘는 양입니다.
닐 와츠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북한 경제를 운영하기 위해 연료를 얻는 가장 우선적인 방법입니다. 북한의 선박 대 선박 간 환적은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한 현행 제재를 회피하는 ‘훌륭한’ 방법인 셈입니다.”
전문가패널은 또 북한이 불법적인 석탄 수출과 사이버 공격, 노동자 파견 등으로 외화벌이를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 해운사 선박까지 불법 석탄 수출에 가담하고 있다면서 닝보 저우산항 앞바다에 정박한 북한 선박들의 사진을 공개해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묵인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군수공업부에 소속돼 전 세계로 파견된 정보기술 관련 노동자들이 최소 1천 명에 이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이들의 월 평균 임금 5천 달러 가운데 매달 1천 7백 달러를 송금받아 연간 2천만 달러를 취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최근 몇 년간 북한은 금융기관과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해킹 공격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공격 수법은 더 정교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 패널은 또 유럽 프로 축구리그 등에서 뛰고 있는 북한의 한광성, 박광룡, 최성혁 등 3명도 외화벌이 해외노동자로 규정하고 이들이 지난해 12월 22일 노동자 송환 기한을 넘기면서 대북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또 북한은 벤츠 등 고급 외제차량과 위스키 등 사치품들을 여전히 불법 수입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제재 위반 행위를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