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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제재에 ‘코로나 쇼크’까지…불확실성 커져”


지난해 5월 북한 남포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에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북한 남포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에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악화된 북한 경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까지 겹쳐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당국의 국경봉쇄 조치가 미칠 경제적 파장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벤자민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재난’ 수준을 아닐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 노스’ 28일자 기고문에서 이 같은 전망을 하며, 다만 몇 가지 요소가 북한 식량 사정에 대한 예측과 분석을 불확실하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북한 당국의 국경 폐쇄 조치가 비료, 종자, 식량 등의 수입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검사와 위생조치 등을 거치면서 통관과 보급이 지연되고 있는데, 특히 모내기 시기 비료와 종자의 수급이 늦어지면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정권이 일부 시장 활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신호도 우려스럽다고,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시장에 대한 불안은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는 식량 공급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겁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현재의 여건을 바탕으로 판단하면,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이 예년 보다 크게 적을 수 있다며, 하지만 재난에 해당할 만큼 적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식량 지원 보도를 언급하며, 북한 수확량이 저조할 경우 중국이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시장과 달리 정부 배급에는 정치적 고려가 관여하며, 정부가 취약 계층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앞으로 비료와 종자, 식량 등의 반입과 관련해 국경 통제가 얼마나 엄격하게 이뤄질 것인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인 날씨가 결정적일 것이라고,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8일 ‘고립된 북한이 자력갱생의 한계를 발견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몇

달간 북한 경제가 예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자발적인 봉쇄’ 조치로 일반 주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평양의 특권층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도 북한은 대북 제재로 인해 중국과의 교역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 1월 국경봉쇄 조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식량과 생필품 부족에 대한 징후는 없지만, 쌀과 석유 가격 상승, 환율 불안을 보여주는 보도가 있으며, 평양 백화점에서 사재기가 이뤄진다는 보도는 수급 부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북한 정권이 정부 예산의 절반 이상의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국채 구매 프로그램’을 가동해 일부 기업과 사업가들에 강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근래에는 일부 수입품이 다시 들어오는 등 국경 봉쇄를 완화한 것으로 보이고, 쌀과 석유 가격도 하락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북한이 처한 경제 상황이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던 지난 1994년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이석 선임연구원은 ‘북한경제리뷰’ 5월호에 실린 '2020년 북한경제, 1994년의 데자뷔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올해와 1994년 모두 추세적으로 북한 경제에 피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즉시적 충격’이 가해진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를 어렵게 하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 봉쇄가 ‘즉시적’ 충격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북한의 정치·경제·대외 구조가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당장 '제2의 고난의 행군'에 빠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1994년과는 달리 지금은 북한 경제에서 시장 역할이 커졌고 정치적 상황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중국과 한국 등 북한의 경제적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줄 나라들이 존재한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에도 코로나 방역 탓에 국경 봉쇄를 풀 수 없는 딜레마에 갇힌 북한의 경제적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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