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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19년 인구당 자연재해 피해 아시아 최대"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지난 5월 북한 관련 보고서에서 가뭄이 심각한 황해도 은파군의 사진을 공개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지난 5월 북한 관련 보고서에서 가뭄이 심각한 황해도 은파군의 사진을 공개했다.

2019년 북한의 1천명당 자연재해 피해가 아시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거듭되는 자연재해에 대응하려면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복구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지난 2019년 아시아에서 인구 1천명당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는 북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시아 회원국 31개국과 미국, 호주 등 고문 역할을 하는 5개국 등 36개국으로 구성된 ‘아시아재난감축센터’는 25일 발표한 ‘자연재해 데이터 2019’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2019년 발생한 가뭄으로 북한 주민 1천 10만 명이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인구 2천 500만 명 기준으로 주민 1천명당 395명이 피해를 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수치는 홍수로 인구 1천명당 122명이 영향을 받아 2위를 기록한 이란과 비교해 3배 이상 많은 겁니다.

당시 유엔은 북한이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며, 북한의 식량생산 감소를 우려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밖에도 북한은 2019년 태풍 피해로 공식 사망자 5명, 피해 인구 2만 7천 801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한 해동안 아시아에서 발생한 가뭄과 지진, 전염병, 이상 기후, 폭우, 산사태, 수해, 산불 등 8개 자연재해의 인명, 재산 피해 규모를 산정했습니다.

다만 북한과 시리아는 보고서가 토대로 한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돼 있지 않아 정확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의 재난 대응과 관련해, 주민 동원과 기동성 측면의 능력은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많다며, 특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25일 VOA에, 북한이 피해가 발생한 이후의 복구체계와 관련해, 주민 동원 능력은 갖고 있지만 구조적인 능력은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On the one hand, they have capacity to mobilize, because if they tell them to go to someplace, they will do it. But, they have very little capacity with the system."

좋지 않은 도로 사정 등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재난 피해 발생 지역에 복구 필요 물품을 신속하게 보내기 어렵고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려 인명피해가 클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16년 9월 북한 함경북도에 내린 홍수로 신전역과 간평역 사이 철로가 파손되어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북한 함경북도에 내린 홍수로 신전역과 간평역 사이 철로가 파손되어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소바슈 전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등 자연재해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통상 1주에서 2주 정도 걸리는 피해 복구가 외부 지원에 의존하는 북한과 같은 국가에서는 수개월씩 걸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나기 샤픽 전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 담당관은 북한 내 재난 대응 능력이 점차 개선된 것은 맞지만, 복구 실행 계획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샤픽 전 담당관]”Last 20 or 30 years since the involvement of international organization, such as WHO, UNICEF, IFRC, some other NGOs, working with the Koreans in North Korea. But, again, logistics, I think this is also one of the bad impact of the sanctions.”

지난 20~30년 동안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 국제적십자사, 비정부기구들이 북한과 협력함에 따라 재난 대응이 개선됐고 인적 자원도 충분하지만, 제재ㅔ 따른 어려움으로 복구와 관련한 실행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샤픽 담당관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재난 대비와 복구에 필요한 장비 등 부족한 자원에 대처할 수 있는 사회 기반 시설을 갖춘다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무엇보다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비책과 혁신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You have to work in all level. Central, Province, local level, they all have their responsibilities.”

각자 모두 자신들만의 책임이 있는 중앙과 도, 지방 등과 협력해야 하는 공조체계가 작동돼야 하지만 현재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특히 재난관리의 기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조기 경보를 중앙 정부에서 내보내면, 도와 지방 단위에서 대응 조치를 내리고 대비에 필요한 물품들을 빠르게 해당 지역에 보내야 하지만, 북한은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소바쥬 전 소장은 설명했습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 방역을 주장하며 1년 넘게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발생한 수해 등의 피해 규모를 국제사회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이는 북한의 재난 대응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더우기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는 북한의 국경 재개방에 대한 국제기구와 지원단체들의 기대를 어둡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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