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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7월 무역액 24% 감소…“3년 동안 잃은 외화 수입 70억 달러”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조중친선다리(중조우의교)' 위로 압록강을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조중친선다리(중조우의교)' 위로 압록강을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과 중국의 7월 무역액이 전년도 대비 크게 하락한 것은 물론 전달에 비해서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사회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대중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북한이 지난 3년간 잃은 외화수입만 70억 달러에 이른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7월 한달 중국과의 무역 총액은 전달 보다 24% 감소한 7천384만 달러입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 기간 중국에 797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6천586만 달러어치의 물품을 수입했습니다.

이는 전달인 6월에 비해 수출은 115만 달러, 수입은 2천181만 달러 줄어든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소폭이지만 줄곧 상승했던 무역액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북한은 국경 봉쇄가 이뤄진 지 약 한 달이 지난 3월 무역액 1천864만 달러를 기록한 뒤, 4월과 5월 무역액이 각각 2천400만 달러와 6천331만 달러를 보이며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이후 6월에도 이보다 많은 9천680만 달러를 나타내며 같은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7월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무역액 상승세가 멈춘 겁니다.

북한은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심화된 올해 1월 국경을 전면 봉쇄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무역까지 크게 줄이면서, 두 나라의 공식 무역 규모는 예년에 비해 급감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올해 7월까지 북한과 중국의 누적 무역액은 4억8천452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14억7천만 달러나 제재 이전인 2016년의 55억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준입니다.

북한의 외화 수입과도 직결되는 수출 역시 하락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올해 1~7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3천534만 달러로, 제재 이전 2016년 같은 기간의 대중 수출액 16억 달러의 약 45분의 1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은 제재 이전까지만 해도 매년 약 25억 달러를 대중국 수출을 통해 벌어들였습니다.

그러나 2018년부턴 제재의 여파로 대중국 수출액이 2억 1천만 달러대로 줄었고, 올해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약 6천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북한 입장에선 제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없었다면 2018년부터 3년간 연간 25억 달러씩 총 75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었겠지만, 올해 말 예상되는 3년간의 수입은 5억 달러에도 못 미칠 전망입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볼 때 제재가 본격화된 2018년 이후 북한이 잃은 외화 수입만 70억 달러에 달하는 겁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비공식 무역을 제외한 북한의 공식 무역 자료로만 놓고 볼 때 북한이 수출을 통한 수익에 있어 매우 큰 금액을 잃은 건 명백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수출액을 통해 잃은 금액만큼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very clear that North Korea has lost the huge amount of export earnings…”

민심을 달래기 위한 소비재 품목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입을 했을 지 모르지만, 산업에 투자해야 할 수입은 전무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과 같은 경제에선 트럭과 공장 기계, 발전기, 컴퓨터, 전기제품 등을 수입해야 산업을 돌릴 수 있고, 장기적인 경제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70억 달러는 결과적으로 이런 곳에 투자됐어야 하는 금액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대북제재 등으로 석탄 등 주요 수출품의 판로가 막히자, 손목시계와 가발, 속눈썹, 신발과 같은 비제재 품목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을 봉쇄한 직후 이들 품목들의 수출이 잠시 주춤했지만, 4월부턴 이들 품목들이 북한의 대중 수출품 목록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수출액 급감에서 볼 수 있듯, 이들 품목들이 제재 이전 수준의 수출액을 기록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hey tried to earn a little bit of money by doing similar processing…”

작은 물품을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적은 돈을 벌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과거 섬유를 들여와 완제품으로 되팔 때의 수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다는 겁니다.

또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이 제재 회피를 통해 외화 수익을 얻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그 정도 수준으로는 북한 경제에 전환점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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