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사태로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에 밀 2만 5천t을 지원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에도 800만 달러 상당의 밀을 북한에 제공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은 14일,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밀 2만 5천t이 북한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사회관계망 서비스 페이스북 계정에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가 밀이 도착한 북한 남포항을 방문한 사진을 싣고 이 같이 전했습니다.
이어 이번 대북 지원 식량이 시에라리온 선적의 화물선에 실려 러시아 노보로이시크항을 출발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비 소식이 겹쳐 오는 27일쯤 하역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하역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화물차 40대가 평양에 있는 창고와 제분소로 밀을 실어나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대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따른 격리 조치로 해당 화물이 항구 내 고립된 지역에서 하역되고 있으며, 선원들은 의무적으로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 외무성 관계자가 마체고라 대사 등 평양주재 러시아 외교관들과 함께 남포항을 찾았다며, 러시아의 이번 인도적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대사관은 이번 대북 밀 지원이 북한 식량난에 대한 유엔 기구들의 우려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에 닥친 최악의 가뭄과 열악한 기상 조건 등으로 1천만 명 넘는 북한 주민들이 식량 부족 상태에 있다는 세계식량계획(WFP)와 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가 있었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9년에도 WFP 등을 통해 4차례 북한에 밀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2월과 3월, 4월에 이어 6월에 흥남항과 남포항을 통해 4천t을 지원하는 등 모두 800만 달러 상당의 밀 8천t을 북한에 전달한 겁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지원한 밀은 대부분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 여성을 위한 영양 강화비스킷 재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말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에 대북 지원 사업비 48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연방정부 법령에 따라 유니세프의 ‘예방과 치료적 보건 개입을 통한 아동의 유병률과 사망률 감소’ 사업에 해당 금액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전체 대북 지원액 4천70만 달러 가운데, 21.6%에 해당하는 88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집계돼, 한국에 이어 2번째로 큰 대북 지원국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밖에도 세계식량계획이 지난해 3년 계획으로 발표한 대북 지원 목표액 1억 6천 100만 달러 가운데, 14일 현재 러시아가 1천 370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집계돼 한국과 스위스에 이어 3번째 순위에 올랐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