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10명 가운데 약 5명이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유엔이 경고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고, 지난해 보다 더 악화된 상황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은 13일,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북한 주민 1천220만 명이 영양부족에 시달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 인구의 47.6%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등 5개 주요 유엔 기구는 이날 공동으로 발표한 연례보고서 ‘2020년 세계 식량 안보와 영양 상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전체 국민 48.2%가 영양 부족에 노출된 아이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전년도 보고서의 43.4%보다 4.2% P 증가해 북한 주민들의 영양 부족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2004년과 2006년 사이의 북한 내 영양 부족 인구 비율은 33.9%로, 그 사이에 14% P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5세 미만 북한 어린이의 발육 부진 비율은 19%로 2012년의 28%에서 9%P 줄었고, 5세 미만 어린이의 과체중 비율은 0.1%에서 2.3%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또한 15세에서 49세 가임기 여성의 빈혈 유병률은 32.5%로 2012년 30%에서 다소 늘었습니다.
이밖에 생후 5개월까지의 모유 수유 비율은 2012년의 68.9%에서 71.4%로 증가하면서, 아프리카 가봉과 르완다, 태평양 서남부 솔로몬 제도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높았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올해 말까지 최대 1억 3천200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소말리아와 남수단, 예멘 등 ‘만성적 위기국’에 지목된 22개국은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는 데 더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위기 상황이 장기화한 이들 나라 대부분이 식료품 가격 변동과 급등, 식품 공급과 시장 기능, 식품 접근성에 대한 불확실성, 자연 재해에 따른 영향에 이미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이들 국가의 국민 상당수가 굶주림과 영양실조, 질병에 노출돼 생계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만성적 위기국’ 22개 나라의 전체 인구 중 86%가 건강한 식단을 구입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파악했습니다.
하루 적어도 3달러 80센트가 필요한 데 이를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등 7개국을 정확한 정보 파악이 어려운 나라로 지목했습니다.
나머지 15개 나라는 국제 평균 식품 가격과 비교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북한 등은 주민의 충분한 에너지, 적당한 영양소 섭취와 건강 상태를 구체화할 정보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한편 보고서는 2030년까지의 유엔의 공동 목표인 ‘지속가능한 발전’(SDGs) 가운데 일부 목표에 대해서는 진전이 있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기아 퇴치’ 사업 부문의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