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가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의 대북 제재 면제 요청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제재 면제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승인했습니다. 세계적 대유행병과 자연 재해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설명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30일 비공개 회의에서 대북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의 제재 면제 요청을 신속하게 승인하고 면제 기간을 연장할 것을 승인했습니다.
안보리 관계자는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미국이 지난 2018년 8월 안보리에 제안해 채택된 '대북제재 이행 안내서 7호'에 대한 개정안이 승인됐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이행 안내서 7호'는 대북 인도지원 단체들이 북한 지원을 위해선 안보리 대북 제제위원회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한다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대한 가이드 라인으로, 각 단체가 면제를 요청하는 이유와 북한 내 수혜자 선정 기준, 인도적 지원 성격 등 10가지 항목에 대해 설명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결의 2397호는 대북 제재 면제 승인 뒤 6개월 동안 대북 지원 물품을 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안보리 관계자는 이번 이행 안내서 개정을 통해, 지원 기관들이 세계적 대유행병이나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과 같은 긴급 인도주의 지원에 대해 안보리에 신속 승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고, 이들에 대한 면제 기간 역시 연장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개정된 이행 안내서는 지원 단체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지원 양식과 함께 난관 봉착 시 처리 사항 안내 등을 포함하는 등 지원 단체들이 제재 면제를 요청하는 과정을 단순화시켰다고 덧붙였습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개정안이 미국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면서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의 대북 지원이 더 쉽고 빨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원 단체들이 북한 주민들의 생명을 살리는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찾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이행 안내서 개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는 등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차질이 생긴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니엘 재스퍼 미국친우봉사단(AFSC) 담당관은 30일 VOA와의 통화에서,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은 그동안 대북 지원단체들이 안보리에 요구해 온 것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보리가 대북 지원이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 단체와 함께 규정 개선에 협력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재스퍼 담당관] "Many of these changes the humanitarian community has explicitly asked for in the past. So it's very heartening to see that they are working with us to improve regulations to ensure humanitarian aid can be delivered in a timely manner."
재스퍼 담당관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봉쇄된 북한 국경이 다시 개방되면 신속하게 대북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개정안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바로 이런 부분에서 개정안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재스퍼 담당관] "Now is the time to be looking at these regulations to ensure that when the borders do open, we can do so quickly and effectively. That's why this is encouraging that policymakers are retooling regulations."
다니엘 워츠 전미북한워원회 국장은 북한의 국경이 개방되면 인도주의 단체들의 대북 지원 활동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개정안은 지원 단체들의 대북 지원 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 단체의 현지 인력들이 북한 내에서 사용해야 하는 자금에 대한 전달 통로가 막혀 있는 부분은 여전히 대북 지원 활동의 장애로 남아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