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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미나리, 한국 영화계 또 다른 자랑거리"


제93회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에 출연했던 한국 배우 윤여정 씨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모습이 26일 서울 기차역 대형 스크린에 보도되고 있다.
제93회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에 출연했던 한국 배우 윤여정 씨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모습이 26일 서울 기차역 대형 스크린에 보도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한국 배우가 최초로 수상한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습니다.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윤여정 씨가 한국에서 이미 오랫동안 영향력 있는 배우로 활동해 온 점을 소개하며, 영화 `기생충'에 이어 한국 영화계에 또 다른 자랑거리가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계 미국 이민가정의 삶을 다룬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 씨가 25일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CNN'과 `NPR' 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윤여정이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오스카 조연상을 수상했다”는 제목으로 수상 소식을 알렸습니다.

`NPR' 방송은 “윤여정이 품위 있게 오스카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한국의 영화와 방송계의 화려한 주연배우인 그가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첫 한국인, 두 번째 아시아인이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AP' 통신도 윤여정 씨가 오스카 상을 받기 전에 이미 한국에서 유명 영화, 방송 배우였다며,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0여 년 만에 아시아인으로는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윤 씨는 25일 시상식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할머니와 부모의 희생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이야기라면서, 그것이 사람들을 움직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여정] “우리의 진심으로 만든 영화이고 그 진심이 어떻게 통한 거 같아서…”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에 어린 두 남매를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 온 젊은 한인 부부와 뒤늦게 합류한 외할머니가 아칸소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힘겹게 정착해 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올해 74세인 윤여정 씨는 ‘미나리’에서 이민자인 딸 부부의 아이들을 돌보러 미국에 건너온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는데, 지난 2월 `VOA'와의 인터뷰에서도 보편적인 가족애를 강조했습니다.

[영화 ‘미나리’ 녹취] “Strong boy, strong boy”

[녹취: 윤여정] “She tries to help them as a babysitter. That was just what all mothers do universally, Greek or Korean or American. I think it’s just universal, That’s why I think people like this movie.”

윤여정 씨는 영화 속의 ‘순자’가 손주를 돌보는 것으로 딸 부부를 도왔다며, 그리스인, 한국인, 미국인 등 모든 어머니들이 하는 보편적인 일이고, 그래서 관객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삭 정 감독이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정 감독은 토론회에서 이 영화를 통해 한국인들이 한국계 미국인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정 감독] “Because there is this assumption that people who went to the U.S., one, they left Korea, and secondly, a lot of them went and found a lot of success, so life there was quite easy.”

정 감독은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미국으로 떠난 한국인들이 성공했고 삶이 쉬웠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이 겪은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생충’보다 한국서 인기 낮아... “한국 영화계 또 다른 자랑거리”

`뉴욕타임스' 신문은 ‘미나리’가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획을 그은 두 번째 한국 영화라면서, 이에 앞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지난해 오스카상 4관왕을 차지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기생충’은 한국 개봉 이후 두 달 만에 1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지만 ‘미나리’가 한국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1980년대 이민자의 경험은 한국 사회에서 빠르게 지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요즘 시대에 미국으로 이민 오는 한인들은 부유한 집안의 자녀들이 유학을 오곤 한다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이런 이민 추세가 또 바뀔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은 `미나리'에 출연한 윤여정 씨의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계의 또 다른 자랑거리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앤디 김 하원의원은 2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윤여정 씨의 수상을 축하하며, 영화 ‘미나리’가 한국계 미국인 가정의 사랑과 관심, 힘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주인공들을 구현한 점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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