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대유행 상황을 다음 달 미-한 연합훈련의 주요 변수로 꼽았습니다. 코로나 위험 때문에 훈련을 취소해야 하다는 의견과 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예정대로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렸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주한미군은 15일, 미-한 연합훈련 계획과 실행 등에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리 대변인] “As a matter of policy, and in order to preserve space for diplomacy to work, we do not comment on planned or executed training events publicly.”
피터스 리 주한미군 및 유엔군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8월로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 형태와 한국군에 대한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등 전시작전통제권 검증 여부를 묻는 VOA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정책적 목적과 외교적 공간을 남겨놓는 차원에서 훈련 계획 혹은 실행 사항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다음 달로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의 주요 변수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을 공통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5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한 연합훈련에서 무엇보다 큰 요소는 코로나바이러스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클링너 선임연구원] “Actually the bigger factor is likely to be COVID. We do have to think of the safety of the service members, and if there's not a way to mitigate the danger of COVID, we have to cancel the exercise.”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장병의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 위험을 줄일 수 없다면 이번 훈련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미-한 연합훈련을 계속해서 취소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아무런 이익이 없으며, 미-한 동맹의 역량을 약화하는 위험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에 2년여 공백이 있었던 만큼 적어도 내년에는 미-한 간 총력을 기울인 대규모 훈련을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연합훈련은 많은 수의 병력들이 매우 밀착된 상태로 진행한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녹취:맥스웰 선임연구원] “For long periods of time, large numbers of people in very close confines, so the risk of coronavirus is very high. And so, we now have to weigh the balance between ensuring readiness by training with taking risk and readiness in order to prevent what may be a higher risk of a large outbreak of coronavirus in the South Korean and U.S. military.”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이 매우 높다는 지적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코로나 감염 위험을 무릅쓴 훈련으로 준비태세를 확보하는 것과 미-한 장병들의 대규모 코로나 발병 위험 증대를 막기 위한 조치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월레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코로나 위협은 연합훈련에 앞서 훈련에 연관된 장병들에 대한 사전 격리 등 특별 예방 조치들을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 “The answer is that modifying or cancelling the exercises must be dependent on what exactly the diplomatic solutions are. The threat of the virus demands special preventive measures, such as quarantines of those involved before the exercise and other measures. We should go forward with the exercise to show that we can still operate despite the virus.”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에도 미-한 연합전력이 여전히 작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연합훈련이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그 동안 미-한 연합전력이 일부 약화됐다는 점을 유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it's important to keep in mind that there has been some deterioration of capability and readiness as a result of the absence of joint exercises or even unilateral exercises. I think, not having these exercises done on the appropriate scope in an appropriate way, does have an impact on readiness and our capabilities, and it also sends the wrong message to the North Koreans.”
이는 그동안 연합 혹은 독자 훈련이 없었던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 같은 미-한 연합전력의 약화가 자칫 북한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들이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도 훈련 범위를 조정하는 등 전력 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내 정치적 상황이 미-한 연합훈련 실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최근의 북한 성명들을 볼 때 미 대선 전 미-북 간 외교적 진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Based on recent North Korean statements, diplomatic progress between Washington and Pyongyang seems very unlikely before the U.S. elections. Nonetheless, I'm guessing that Trump will probably suspend or downsize the August U.S.-R.O.K. exercises in order to avoid provoking Kim Jung to resume nuclear or long-range missile testing before the U.S. election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선 전 핵 실험 혹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재개 등 김정은의 도발을 피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유예하거나 축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해마다 8월에 실시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주요 미-한 연합훈련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부터 축소·중단됐습니다.
또 지난 2월 예정됐던 미-한 연합기동훈련은 코로나로 인해 연기됐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