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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종전선언, 평화 구축에 동력 제공할 수도...북한, 근본적 해법으로 보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한국전쟁 종전 선언이 한반도 평화 구축에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은 종전 선언을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 해법으로 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15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강조한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 구축에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엄 연구원] “Personally, I think the end of war declaration as a non-binding political statement could help provide momentum for peace building. And I don’t think it should be used in a transactional way.”

엄 연구원은 이날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한반도 문제에 관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종전 선언이 거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한반도 평화 구축이 어려웠던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면서, 관련국들 상당수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엄 연구원] “Regarding a peace process of the Korean Peninsula, I think it's been elusive for many reasons. I think many sides share responsibility and blame. But one point I’d highlight is that the US has never really prioritized peace with North Korea for many years, and basically tried to contain North Korea and made it a secondary or tertiary concern to the broader strategic battles of the Cold War.”

엄 연구원은 우선 미국은 오랫동안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우선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을 봉쇄하려고 하면서 냉전이라는 좀더 큰 틀의 전략적 전투에서 2차적이나 3차적인 우려사항으로 봐 왔다는 겁니다.

엄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의 위협을 우려해 한국을 제쳐놓고 미국과 직접 협상하려고만 한 점도 한반도 평화 구축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녹취: 프랭크 엄 연구원] “First, was that North Korea is always more concerned about the US threat, and so they want to negotiate directly with Washington. Sometimes, South Korea was sidelined in the process. Second, North Korea continued to conduct violent conduct acts against South Korea, partly because of its own insecurity about Seoul’s growing political and economic legitimacy.”

아울러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정당성이 커짐에 따라 북한 정권이 스스로 불안감을 느끼면서 한국에 대한 폭력적 행위를 이어간 것도 평화 구축을 어렵게 했다는 설명입니다.

엄 연구원은 한반도 평화 구축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엄 연구원] “There's a lot that goes into peac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we need to start seeing it as more of a process that takes place over several decades rather than as a single event or an agreement.”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협정은 일시적 행사나 합의 보다는 수 십 년 간 이뤄야 할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입니다.

미 정부 소속 북한 분석관 출신인 이민영(레이첼 민영 리) `NK뉴스’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입장에서 종전 선언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에는 북한이 매일 같이 종전 선언을 요구했지만, 이듬해 10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실무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는 종전 선언을 근본적 해법이 아닌 2차적인 사안으로 미뤘다는 겁니다.

이 연구원은 북한이 종전 선언을 첫 단계로 수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뭔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종전 선언을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녹취: 이민영 연구원] “So an end of the war declaration may be acceptable to North Korea as a first step. But what North Korea wants ultimately something irreversible, like a normalization of diplomatic ties with the US and the removal of US nuclear threat, meaning the withdrawal of the USFK and the nuclear weapons North Korea claimed to be in South Korea.”

이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나 미국의 핵 위협 제거를 돌이킬 수 없는 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주한미군과 북한이 한국에 있다고 주장하는 핵무기의 철수를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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