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화상 연례만찬 기조연설을 통해 다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종전 선언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11월 대선 후 논의 가능성 등을 언급했습니다. 국무부는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도달을 위한 유연한 접근 방식을 언급하는 기존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주한 미국 부대사를 지냈던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7일 미한 간 교류 촉진을 위한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행사 화상 연설을 통해 다시 강조한 ‘종전 선언’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토콜라 /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 (전 주한 미국부대사)
“새로운 제안이 아닙니다.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에서 도출하고 합의한 내용을 상기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추진했었죠.”
토콜라 부소장은 그러면서 ‘정전 협정’으로 사실상 한국전쟁을 끝낸 상황에서 ‘종전 선언’ 협정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혼란스럽다면서 문제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전이 끝나지 않은 것이고 이는 국제법적으로도 복잡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화상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 개선 의지는 이해 가지만 한국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상황에서 이를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고,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한국이 ‘종전선언’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은 물론 일본 등 주변국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빅터 차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
“청와대가 미한일 그리고 한일 관계가 이 목표에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이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모두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북한 군에 의한 한국 공무원 총격 피살 사건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기존 전략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
“한 개인의 죽음은 불행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이 남북 관계를 후퇴시킬 수는 있지만 기존의 전략을 완전히 무너뜨려서는 안된다고 보는 것이죠. 특히 지난 몇 년 간 북한이 어느 정도 껍데기를 벗고 나오기 시작한 만큼 기회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미국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미국 대선을 앞둔 현재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겁니다. 재선이 안될 수도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자본을 계속 소비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을 겁니다. 또 조 바이든은 그런 ‘종전선언’을 하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미국 국무부는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질문에 북한이 더 밝은 미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임하기 위해 미국은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런 제안은 테이블 위에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을 할 의향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