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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KAL기 납치’ 혐의 부인…“국제법 무시 말고 송환해야”


지난 2005년 6월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단이 고려항공 여객기 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거쳐 한국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륙 준비 중인 고려항공 여객기 뒤로 대한항공 여객기가 보인다. (자료사진)
지난 2005년 6월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단이 고려항공 여객기 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거쳐 한국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륙 준비 중인 고려항공 여객기 뒤로 대한항공 여객기가 보인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1969년 벌어진 대한항공, 칼(KAL) 여객기 납치 사건에 대한 혐의를 거듭 부인했습니다. 납치피해자 가족은 국제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납치된 가족들을 송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OHCHR는 18일 홈페이지에 1969년 대한항공, 칼(KAL) 여객기 납치 당시 강제실종된 11명의 송환을 촉구한 유엔 측의 서한에 대해 북한이 지난 2월 24일 보낸 답장 내용을 석 달여 만에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답신에서 이 사건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북한은 칼기 납치 관련 혐의는 적대세력이 인권을 구실로 자국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해 조작한 상투적이고 야비한 정치공작의 연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자신들은 이를 고려할 가치가 없고, 이미 이전 유엔 인권 논의에서 터무니없는 것으로 드러난 혐의들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유엔 내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의 위원들은 지난 2월 북한에 50년 전 항공기 납치 당시 강제실종된 11명의 송환을 북한에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 황인철 대표는 북한 측의 이 같은 답신에 국제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의 만남과 이들의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대표] “칼기 납치 사건을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사건인데 이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그 어느 사람도, 어느 국가도 믿지 않는 상황이거든요. 원칙에 따라서 절차를 이행해서 저희 가족들을 돌려보내줘야죠.”

칼기 납치 사건은 지난 1969년 12월 11일, 51명의 승객이 탑승했던 대한항공 YS-11기가 공중 납치돼 북한으로 끌려간 사건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듬해인 1970년 2월 14일 39명을 한국으로 돌려보냈지만 나머지 11명의 승객과 승무원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지난 2일 아직 돌아오지 못한 11명 가운데 한 사람인, 황인철 대표의 아버지 황원 씨에 대해 ‘자의적 구금’ 피해자라고 판정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법적 근거 없이 황원 씨의 신체적 자유를 박탈했다고 결론을 내린 겁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답신에서 지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여종업원 12명과 지배인이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사건을 납치라며 역공을 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진정으로 인권 보호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으로 납치된 이 사건에 주목하고 이들의 생사와 행방, 즉각적 송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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