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소송 미 변호사 “북 민간인 사살, 적법절차 무시… ‘가학증’ 가까워”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한국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한국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미국 연방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 배상을 청구해 잇달아 승소했던 미 변호사가 북한의 한국 공무원 사살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것으로 적법절차를 모두 무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동식 목사 납치와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판결을 받아낸 로버트 톨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그동안 소송을 통해 미 법원에서 드러난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일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톨친 변호사] “It seems to pervade all the cases. What happened to Reverend Kim? I don't represent the Warmbiers but what happened to the Warmbiers? What happened to the rocket man's uncle?...There's a sadism.”

로버트 톨친 변호사.
로버트 톨친 변호사.

톨친변호는 2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감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나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오토 웜비워, 심지어 잔인하게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마저 같은 일을 당한 것”이라며, “이는 ‘가학증(sadism)’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2015년 미 연방법원으로부터 김동식 목사의 아들 등에게 북한 정부가 3억 3천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끌어낸 톨친 변호사는 이달 8일 김 목사의 다른 유족을 대리해 또다시 북한 정권을 상대로 한 소장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톨친 변호사는 “피해자가 실제로 한국이나 북한의 법을 어겼다면 구조한 뒤 사법 제도를 거쳐 처리할 일이지, 바다에 빠진 사람에게 총격을 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다에서 표류하며 북한의 기밀을 빼낸 것도 아닌 만큼, 그를 당연히 구조해 집으로 돌려 보냈어야 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로버트 톨친 변호사] “Why would you do that? Why would you do that even if the guy was violating the law. He didn't steal any North Korean secrets by swimming in the ocean. Take them out of the water and send them back home.

톨친 변호사는 “우선 발포하고 나중에 질문하라(shoot first and ask questions later)”는 영어 표현을 소개하며, “정부나 법원의 부당한 처사를 가리키는 이 관용구에 담긴 모순이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톨친 변호사] “There's a old line that is sometimes used as a bit of a ironic joke, but you're talking about an unjust court or an unjust government. The expression is shoot first and ask questions later. So, that's what happened here.”

그러면서 “바다에 떠 있는 사람을 구조해 휴식을 취하게 한 뒤 조사하는 ‘문명화된’ 행동을 하는 대신, 사격 연습 대상처럼 다룬 것은 ‘북한의 영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a window to the soul of North Korea)’이라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특히 “김정은은 오직 자신의 안위와 김씨 일가의 번영에만 관심을 가질 뿐, 다른 어떤 누구의 인권도 존중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톨친 변호사는 “자국민이 바다에서 표류하다 무차별적으로 살해당했다면, 정부는 이에 대해 소리 높여 항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