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대북제재의 효용에 거듭 의문을 제기하는 데 대해 제재가 북한 핵 프로그램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는 반론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의 핵무기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재는 파키스탄과 같은 핵보유국이 되려는 북한의 시도를 저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공세적 대북 제재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사찰과 2012년 미-북 간 2.29 합의에 참여했던 올브라이트 소장을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핵무기 전문가로서 대북제재가 북한 핵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십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제재는 북한의 핵무기 관련 노력에 타격을 입혀왔습니다. 북한의 자금을 옥좨 해외에서 핵심 장비와 재료를 확보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I think the sanctions have hurt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efforts in a couple of ways. One is reducing the amount of money that they have and making it harder for them to get vital equipment and materials overseas.”
기자) 일각에선 ‘제재 무용론’이 제기됩니다. 특히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대북 제재가 비핵화에 기여했는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요.
올브라이트 소장) 제재는 벽이 아니라 그물과 같습니다. 북한이 그물에 구멍을 내고 그 사이로 뭔가 흘러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제재가 철갑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재가 아예 없는 상황과 비교할 때 제재는 북한의 노력을 분명히 저해해 왔습니다.
“Now these things are like a net. They're not a wall. So North Korea can manage to cut holes in the net. Some things can slip through the net. So it's not ironclad but it has hurt their effort, compared to if the sanctions have not had not been in place.”
기자) 제재의 비효율성을 따지기 전에 제재가 없는 상황과 비교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올브라이트 소장) 제재가 없었다면 북한은 핵무기를 훨씬 쉽게 만들었을 것이고, 지금보다도 훨씬 많이 생산했을 것입니다. 또한 북한이 자유롭게 필요한 물건을 사들이고 전문가 지원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에 미사일 프로그램 운용도 훨씬 쉬웠을 겁니다.
“If there hadn't been sanctions, they would have had a much easier time building nuclear weapons and been able to build a lot more, and the missile program would have been a lot easier if they could have gone out and shop for things, gotten expert assistance easier.”
기자) 느슨한 제재 이행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그래도 제재는 작동하는 것으로 보시는 거죠?
올브라이트 소장) 제재가 북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끝내거나 중단시킬 수는 없고 중국과 국경을 맞댄 북한과 같은 나라에는 100% 효력을 발휘할 순 없지만, 제재가 없다면 상황은 훨씬 악화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While sanctions aren’t by no means can end or stop a program completely ever, sometimes it's happened, but in general, with a country like North Korea bordered on China, the sanctions will never be 100% effective by any means it'll be a lot worse if there are no sanctions.”
기자) 제재를 완화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고 단계적 비핵화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게 제재 회의론자들의 논리인데요.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이 제재 속에서도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데, 어째서 제재를 없애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재를 해제해 주면 북한은 크게 기뻐할 겁니다. 그리고 상대를 약하고 비효율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승리했다고 여길 겁니다.
“If North Korea is not willing to give up with sanctions, why would anyone just think it's willing to give up if you just drop them? I mean they would probably rejoice. But they would probably think you were kind of weak and ineffective, and that they’d won.”
기자)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있나요?
올브라이트 소장) 현실적으로 파키스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패배주의적인 태도로 제재를 해제해 줬고, 그 결과 파키스탄의 핵 프로그램은 확고히 자리 잡은 매우 위험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북 핵 문제에 관한 한 파키스탄의 경우와 반대의 길을 가야 합니다. 오히려 대북제재를 쇄신하고 팽팽히 조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The reality is you get a Pakistan. People [were] kind of defeatist and lifted sanctions and now we have Pakistan's nuclear program entrenched on constraint and very dangerous. So I think it's the opposite way of where the United States should go. If anything, they should work to improve the sanctions on North Korea and tighten them.”
기자) 제재가 해제되면 북한이 바로 파키스탄 수준의 핵보유국이 될 것으로 보시나요?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인들은 만날 때마다 파키스탄의 예를 들었습니다. 파키스탄과 같은 방식으로 핵보유국이 되는 게 북한의 목표입니다. 북한은 우리를 지치게 해 제재를 그만두게 만들려 하지만 핵무기를 포기할 계획은 없습니다.
“I've been in meetings with North Koreans, where they brought up the example of Pakistan. That's sort of their goal, [which] is to wear us out so we'll drop our sanctions. But they're not planning to give up their nuclear weapons.”
기자) 북한의 핵 커넥션과 대북제재 방안에 대해 미 하원 외교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여러 차례 증언하셨습니다. 어떤 제안을 하시겠습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중국 은행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합니다. 북한과 거래해 온 중국의 다국적 기업에도 더 많은 압박을 가해 그들에게 선택을 강요해야 합니다. 그런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에 자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현금 탈취를 위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도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과 중국에 있는 그들의 대리인들을 겨냥한 막강한 사이버 공격을 가해야 한다고 제안하겠습니다.
“I would probably put more pressure on Chinese banks. Many will also put pressure on Chinese multinational companies that we know North Korea has done business with, and give them a choice. Many of them have subsidiaries in the United States or in Europe. I would also focus much more in the immediate term on North Korea's cyber attacks to get money. And really, do some serious cyber attacks against North Korea, and their agents in China.
기자) 방어를 넘는 공세적 대응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시는군요.
올브라이트) 북한이 종종 다른 나라로 넘어가 사이버 활동 등을 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런 활동을 저지하고 북한의 현금 탈취 노력을 훼손하기 위해선 북한에 매우 심각한 사이버 공격을 가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그러고 나서 북한에 이런 공격을 더 당하고 싶지 않으면 마주 앉아 비핵화 방안을 협상하자고 제의하겠습니다.
“Because often they'll go into another country to launch the effort but I would do very serious cyber attacks against the North Koreans to try to deter them and undermine their efforts to steal money. And then I would hold out an olive branch that this can all end, if we can sit down and start to negotiate a path forward toward denuclearization.”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으로부터 대북제재가 북한 핵 개발에 미친 영향과 제재 쇄신 제안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