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오늘(26일) ‘제6회 서해 수호의 날’기념식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미국과 남북한이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 해군은 북한이 지난 2010년 폭침시킨 천안함의 이름을 오는 2023년 진수하는 최신예 호위함에 붙이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6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회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북한군과 교전 중 전사한 한국군 장병들을 추모하고자 2016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습니다.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이 기념일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취임 후 두 번째로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북한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관련국들의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포괄적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미-북, 남북 대화 재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25일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 직후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땅도, 하늘도, 바다도,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다”며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 자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차세대 최신형 국산 전투기 KF-X도 곧 국민들께 선보일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강한 국방력과 굳건한 미-한 동맹으로 어떤 도발도 물리칠 수 있는 확고한 안보대비 태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서해 수호 역사는 모두의 긍지이고 자부심이며, 서해 수호 정신 속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며 “국민통합의 힘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국방력이며 안보”라고 밝혔습니다.
26일은 천안함 피격 사건 11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한국 해군은 25일 함명제정위원회를 열고 오는 2023년 진수하는 신형 대구급 호위함 7번함의 함명을 ‘천안함’으로 결정했고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이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천안함 역시 영웅들과 생존 장병들의 투혼을 담아 찬란하게 부활할 것입니다. 해군은 어제 2023년부터 서해를 누빌 신형 호위함의 이름으로 천안함을 결정했습니다.”
1천t급 해군 초계함이었던 천안함은 지난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으로 침몰됐습니다. 선체는 두 동강이 났고,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습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아직 한번도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천안함으로 명명된 대구급 호위함은 대공·대함·대잠수함 작전은 물론 대지상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화력을 갖춘 2천800t급 최신예 호위함으로 한국 해군의 주력함정입니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의 부활을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하고 성원해온 유가족과 최원일 전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 생존 장병들께 위로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압도적인 힘을 갖추기 위해 중단없이 노력해 왔다”며 “2033년 무렵 모습을 드러낼 3만t급 경항공모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의 조선 기술로 건조되고 2018년부터 전력화가 진행 중인 3천t급 잠수함 사업을 2024년 마무리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제2연평해전 전적비를 찾아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8명의 넋을 기렸고 기념식 이후엔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 헌화·분향하고 천안함 선체를 돌아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