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 달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형 트레일러 트럭 추정 물체들이 평양 순안공항에 집결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어떤 무기를 공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형 전략무기가 나올 것이라는 뚜렷한 조짐은 없는 상황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순안공항에 대형 차량으로 추정되는 약 20개의 물체들이 등장했습니다.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들 물체들은 지난 18일 순안공항의 북부지역 유도로에 처음 등장한 이후 여러 차례 위치를 바꾸는 형태로 20일과 22일 두 차례 더 포착됐습니다.
이들 물체들이 주목되는 이유는 북한의 열병식과의 연관성 때문입니다.
해당 물체들은 북한이 매번 열병식을 앞둔 상황에서 순안공항 북부 지역에서 포착돼 왔습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낮아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물체의 크기와 형태로 볼 때 긴 트레일러를 탑재한 트럭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22일 VOA에 자체 분석을 근거로 해당 물체 상당수가 트럭의 앞부분과 트레일러가 합쳐진 모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공항의 유도로의 폭인 45m와 비교할 때 트레일러를 제외한 트럭 앞부분은 약 5.4m, 트레일러는 약 13.5m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 found out that the vehicles you saw where…”
과거 북한이 열병식에서 미사일을 공개할 때 이동식미사일발사차량(TEL)과 함께 트레일러를 이용한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에도 대형 미사일을 싣기 위한 트럭이 아닌가 하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다만 한센 연구원은 해당 트레일러에 덮개가 씌워져 있고, 위성사진의 화질이 낮아 탑재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알기 힘들다며, 트레일러가 미사일 공개 용도라는 해석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 couldn’t see any indication of…”
북한이 다음 달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같은 주요 무기를 공개할 지 여부는 여전히 큰 관심 사안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8년 2월 건군절 열병식 당시 ICBM급인 ‘화성-15형’과 ‘화성-14형’을 등장시켰지만, 9월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에선 이들을 공개하지 않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첫 미-북 정상회담 이후 의도적으로 열병식 규모를 축소시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미-북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현 시점에서 북한이 어떤 무기를 내놓는지에 언론을 비롯한 한반도 전문가들이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ICBM 등 전략무기를 등장시킬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0일 북한 열병식 훈련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장거리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이동식발사차량 보관시설이 만들어져 있지만 해당 발사차량들이 포착되지 않았을 뿐더러, 이들이 훈련장에 있다는 정황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38노스’는 이 훈련장에서 다연장 로켓발사차량으로 추정되는 무기들이 위성사진에서 발견됐다고 전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새로운 무기를 공개한다는 추정은 현 시점에서 매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Of course the speculation that that North Korea is going to unveil some new weapon new strategic weapon, that's that's very possible.”
다만 과거 북한이 실전배치가 가능한 무기만을 공개해 온 특징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에 새로운 무기가 공개된다면 혹시 무언가를 놓치지는 않았는지 반문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공개하는 무기는 미국 등이 보기를 원하는 무기일 것이라며, 이보다는 미국에게 감추려 하는 무기와 역량이 무엇인지에 미국이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아울러 북한이 열병식과 별도로 동해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더 위험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지도 주목해서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