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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실체화 놓고 엇갈린 견해…"실체화 적기" vs. "넘어야할 한계 많아" 


지난 10월, 일본 도쿄에서 '쿼드' 4개국 외무장관들이 회담에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모테기 토시미츠 일본 외무상, 스가 총리,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지난 10월, 일본 도쿄에서 '쿼드' 4개국 외무장관들이 회담에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모테기 토시미츠 일본 외무상, 스가 총리,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바이든 행정부는 아시아 태평양 정책의 기본 토대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표방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통적인 양자 동맹관계를 탈피해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정상이 참석하는 ‘쿼드’ 정상회의가 12일 열리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구상중인 쿼드의 존재 의의와 방향성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지난해부터 격화된 미중 패권 경쟁 기조와 맞물려 직접적인 대중 견제를 위한 집단안보체로서 쿼드를 추진하는 의도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9월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은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조직으로서 쿼드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훌륭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쿼드 계승했지만, 미묘한 변화 감지

‘민주주의 원칙’ 방점 둔 간접화법 방식…“참여국 유도효과”

바이든 행정부 역시 아시아 태평양 정책의 기본 토대로 쿼드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표방하고 있지만 미묘한 차이가 감지됩니다.

데이비드 헬비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 대행은 10일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쿼드는 국방과 안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제, 외교를 망라한 역내 안보구조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또 미국은 역내 동맹과 우방들 사이에 중국과의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며, 다만 중국 역시 한때 혜택을 받은 자유롭고 개방된 체제를 동맹과 우방들이 준수하길 요청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와 관련해 중국의 불량행위 견제에 중점을 두던 것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국가들의 모임이라는 포괄적인 원칙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의 보복을 우려하는 역내 국가들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중국의 행위가 민주주의 원칙을 어기고 있다는 명분을 동시에 확보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기조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지난 2019년 10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즈’에 기고한 글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설리번- 캠벨 포린어페어즈 공동기고문 바로가기

두 사람은 구소련과 비교해 전체주의와 자본주의를 혼합 운용하고 있는 중국이 훨씬 더 이념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상대라며, 역내 민주주의 국가들이 자국의 기준에 따라 능동적으로 중국의 행위에 대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보다 미 국익을 증진시키는 방안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접근법…나토와 비교 부적절”

미 태평양육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전우회(KDVA)회장은 11일 VOA에 “쿼드는 중국에 관한 조직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국 문제를 외면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It isn't about China. At the same time, it does not ignore China But this is about like-minded nations. I suspect we will hear those kinds of things and messages from President Biden and from his staff and then in the subsequent discussion in the 2+2…”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가치를 공유한 나라들에 쿼드의 방점을 두겠지만 이 같은 원칙을 어기고 있는 중국의 행위는 핵심의제로 계속 다뤄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쿼드를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 냉전 시절 미국이 주도했지만 실패한 동남아시아 조약기구(SEATO) 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독특한 개념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It is a new construct. It is relatively new over the last 20 years, a relatively new construct and reflective of the present and the future of the Indo Pacific region. So, I believe comparisons to NATO are not helpful. They tend to limit the thinking and same thing to the old Southeast Asia Treaty Organization. It isn't helpful. This is what it is and should be evaluated uniquely as it stands uniquely.”

쿼드는 현재 인도태평양이 처해있는 현실과 나아갈 방향을 반영할 수 있는 안보 구조로서 추진되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의 기존 안보 체제와의 비교는 오히려 사고를 제한시킨다는 설명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중국의 도발 수위가 변수…아직 실체화 요건 미달”

쿼드가 향후 실체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제약이 많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미한 정책국장은 쿼드 구상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핵심 4개국의 목표나 열의가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 없는 점이 한 가지 제약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회색지대에서 도발하고 있는 중국의 전략적 행동 역시 중요한 변수라며, 최근 중국의 도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동 대응에 요구되는 조직체를 결성할 만큼 도발 수위가 높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스나이더 국장] “My own view is that China's actions have been sufficient to generate a discussion about how to respond in concert but China's actions have not yet been sufficient to derive a common response that would require setting up an organization”

브루스 베넷 “대국굴기 너무 빨리 노출…쿼드 실체화 적기”

반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사드 보복, 호주의 무역제재, 남중국해 갈등과 일대일로 등 이미 중국의 도발 수위는 집단 대응을 요구하는 조건에 부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 Is it possible that the US could get a something more than a hub and spoke? The answer is sure… I think, unfortunately, for Xi Jin Ping, he's being too aggressive too quickly. You know, if China had stuck with the peaceful rise for another decade or so, they may have caught the other regional countries unprepared, but they didn't wait….”

베넷 선임연구원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등소평 시절의 숨어서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 전략에서 너무 일찍 탈피했다며, 그와 같은 도발자제 시기를 조금 더 길게 가져갔더라면 역내 국가들이 대응 준비를 마치기 전에 패권을 장악하기가 더 쉬웠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반복된 전략적 실수 때문에 많은 역내 국가들이 중국의 위험성을 깨닫게 됐다며, 집단 안보 대응은 미국과의 양자적 관계에 기반한 대응보다 중국의 보복 행위에 대처하기에도 훨씬 더 수월한 만큼 쿼드는 충분히 실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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