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언제든지 종료할 수 있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미국 안보와의 연계성을 지적했습니다. 미-한-일 3자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문제를 한일 갈등과 별개로 다룰 것을 촉구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지소미아 종료가 한일 관계를 넘어 역내 전체와 미국의 이해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6일 VOA에 “한국과 일본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역량은 한국과 일본의 안보 이익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 이익에도 매우 중요하며, 더 넓은 지역의 안정에도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ability to quickly and efficiently share military information between the ROK and Japan is critical not only to the security interests of the ROK and Japan, but also the United States, and to the stability of the broader region.”
이 같은 입장은 한국 외교부가 지소미아와 관련해,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 정부가 언제든지 종료 가능하다”고 밝힌 데 대해 논평하면서 나왔습니다.
앞서 김인철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위해 일본에 종료 의사를 다시 통보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정부는 작년 11월 22일 언제든지 한일 지소미아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일 두 나라가 지난 2016년 11월 체결한 지소미아는 원래 매년 갱신되는 형태로, 협정 중단을 위해선 종료 석 달 전인 8월 말 이를 통보해야 하지만, 작년 11월 한국 정부가 종료 통보 유예 조치를 한 만큼 한국이 원하면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은 국방과 안보 문제는 한-일 관계의 다른 영역과 계속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동의 이익을 인식하면서 한국, 일본과 양자·3자 안보 협력을 계속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United States strongly believes that defense and security issues should remain separate from other areas of the ROK-Japan relationship. We will continue to pursue bilateral and 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 with the ROK and Japan, in recognition of our shared interests.”
또한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역사적 사안들에 지속성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We encourage Japan and the ROK to continue sincere discussions to ensure a lasting solution to historical issues.”
한일 갈등에 대해 말을 아껴온 미국 정부가 그동안 지소미아와 관련해서는 “우려”와 “실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국 정부의 종료 결정이나 관련 성명에 부정적인 인식을 표출해왔습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8월 한국의 비판 자제 요청에도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한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는 공식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이 결정이 미국과 우리의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고 동북아시아에서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안보적 도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반영한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에 거듭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11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건부 연기 결정이 나왔을 때도 “갱신 결정을 환영한다”며 한국 정부가 전제한 지소미아 종료 유예가 아니라 연장으로 규정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