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의 데이비드 스틸웰 차관보가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들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일본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알리기 위해 개설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일본 정부가 공개한 일본인 납북자 관련 영상에서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스틸웰 차관보] “The United States stands with our ally Japan with abductee families and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pressing for a resolution for this issue at the earliest possible opportunity, including the return of any abducted Japanese citizens alive in North Korea.”
스틸웰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에 생존해 있는 납치된 일본인들의 송환을 비롯해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며 “미국은 동맹인 일본, 납북자 가족들,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16일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납치문제대책본부’라는 계정을 공식적으로 열었으며, ‘납치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라는 동영상에 스틸웰 차관보의 영상 메시지를 실었습니다.
스텔웰 차관보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사건은 일본 국민들이 겪은 가장 가슴 아픈 비극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1977년부터 1983년까지 적어도 17명의 일본인이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가 이들 중 13명의 납치는 공개적으로 인정했지만, 더 많은 일본인들이 납북됐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씨의 아버지와 아리모토 케이코 씨의 어머니가 올해 고령으로 사망했다며 “이들이 가족과 재회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은 애달픈 소식이며, 우리가 더욱 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도록 영감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틸웰 차관보] “We have pressed the DPRK on this at the highest levels. All of our most heartfelt considerations are with the families and the loved ones of those who have disappeared. We will continue to work unceasingly to return them home.”
스틸웰 차관보는 미국이 지금까지 최고위급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압박했다며, 앞으로도 일본인 납북자들의 고국 송환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같은 영상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이 최우선 순위 정책 과제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아무런 조건 없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납북자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납북자 문제, 핵과 미사일 문제, 과거사 청산 등의 현안들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며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2002년 5명의 납북자들이 고국으로 돌아온 뒤 단 한 명도 돌아오지 못한 것을 가장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본 정부를 대표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모든 가용한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일본인 납북자들을 가능한 한 빨리 데려오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 납치문제대책본부는 유튜브에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인 인물인 요코타 메구미 납치 과정을 담은 애니메이션도 공개했습니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프랑스, 스페인어 등 8개 언어로 제작해 공개했습니다.
[동영상 녹취] “그날 메구미는 북한 공작선에 태워져 납치됐던 것입니다. ‘엄마 살려줘, 엄마 엄마’”
일본 정부는 앞으로 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납치 문제를 주제로 열리는 행사들을 생중계하고, 납북자 관련 영상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북한은 메구미 등 일본인 납북자 8명이 사망했고, 일본 정부가 납북자라고 꼽는 일부는 입북한 적이 없다며 해결할 납치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30일 외무성 홈페이지에 ‘스가 정권이 아베의 본을 따서 납치 문제에 미련을 갖고 여기저기 구걸하는 해괴한 놀음을 벌이고 있다”며 납치 문제는 이미 다 해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