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오늘(7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 포럼에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선 외교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 통일부가 7일 원격 토론회 방식으로 주최한 ‘한반도 국제평화포럼’에 보낸 특별 영상 메시지에서 “북한이 핵 협상의 다른 당사자들과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구테흐스 사무총장] “In 2018 leaders of DPRK, ROK and U.S. show that dialogue is possible and that diplomacy is the only pathway to sustainable peace an d deneuclearization.”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북,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던 2018년을 언급하며 “미국과 북한, 한국 지도자들이 대화가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서는 외교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시작된 것을 당사자들이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국제사회는 이런 과정의 진전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 “판문점 선언은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의 공식 문서로 회람됐고 한국의 씨름은 남북 공동의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며 “이는 중요한 발걸음이지만 더 많은 게 필요하다”고 북한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어 “한반도가 직면한 전염병과 홍수, 태풍 문제와 다른
어려움들을 남북한이 함께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남북이 주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 CVIP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라며 “이 새로운 시작에 화답하는 북한 측의 목소리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보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낫다’는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며 “‘작은 기획’을 통해 인도협력과 교류협력을 재개하고, 남북 간 대화를 다시 시작하며, 약속한 것들을 하나하나 이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남과 북은 호혜적 협력을 통해 다시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 미-북 비핵화 대화의 큰 흐름도 앞당길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7일 기자설명회에서 이 장관의 CVIP 언급에 대해 “분단구조를 허물기 위해 북 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으로 견고하고 되돌릴 수 없는 평화상태를 구축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여 대변인은 또 이 장관이 최근 언급한 ‘미-한 냉전동맹’이라는 표현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 장관은 지난 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방문 자리에서 미-한 관계가 어느 시점에선가는 군사동맹과 냉전동맹을 탈피해서 평화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재의 미-한 동맹의 성격을 군사적 냉전동맹으로 국한짓는 듯한 표현이었습니다.
여 대변인은 “냉전시대에 출발한 미-한 동맹이 군사동맹에서 출발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추구라는 가치동맹으로 발전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 장관도 평소 그런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여상기 대변인] “다만 그 때 발언은 한-미 동맹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주도하는 평화동맹으로 진화할 것을 기대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앞서 현지 시간으로 지난 4일 VOA에 “미-한 동맹과 우정은 안보협력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미-한 상호방위조약이 동맹의 기반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양국이 공유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의 가치는 확고한 유대 관계를 더욱 강화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두 나라는 경제·에너지·과학·보건·사이버안보·여권 신장 등과 같은 지역적, 전 세계적 사안에서 폭넓게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