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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대북제재 위반' 중국 기업 피소 자금 공시…미 은행 등 예치 확인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법원 건물.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법원 건물.

미국 정부가 몰수 소송이 제기된 대북제재 위반 자금에 대해 공시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이들 자금들은 미국 은행과 미 금융망을 이용하는 다국적 은행에 예치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최종 몰수 판결 이후 납북 피해를 입은 가족 등에게 돌아갈 지도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가 몰수 소송이 제기된 자금 등에 대해 공고문(Public Notice)을 게시하는 미 정부 웹사이트(forfeiture.gov)에 대북제재 위반 자금에 대한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지난 4일 게시된 이 공고문은 피소된 중국 업체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과 이 업체 관계자들의 개인 자산 등 3건에 대한 것으로, 소유권을 주장하고자 하는 개인과 기관 등이 60일 내에 워싱턴 DC 연방법원과 연방검찰에 관련 청구서를 제출할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 워싱턴 DC 연방검찰은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과 이 업체를 운영한 탕씬과 그의 남편 리씨춘의 자금 95만5천880달러에 대한 민사 몰수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당시 검찰은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 등이 중국의 통신기업 ‘ZTE’가 불법으로 북한에 통신기기를 판매하고 관련 자금을 거래할 때 중간에서 도왔다는 혐의를 제시했습니다.

앞서 ‘ZTE’는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북한과 거래하며 4억7천800만 개의 미국산 부품을 북한으로 유입하고 이를 통해 북한이 3억2천800만 달러의 이익을 거두도록 한 혐의와 관련해 2017년 미 정부에 8억9천만 달러의 합의금 지불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ZTE 건물. (자료사진)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ZTE 건물. (자료사진)

이번 공고문에는 ‘라이어 인터내셔널’ 등의 자금 약 95만 달러가 예치된 금융기관이 공개됐고, 이를 통해 해당 자금 모두 미국의 금융망과 연계된 은행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고문에 따르면 전체 95만 달러 중 ‘라이어 인터내셔널’과 연계된 자금 42만9천900달러는 영국계 은행인 ‘HSBC’에 예치돼 있고, 탕씬과 리씨춘의 개인 자산 2만4천 달러는 미국계인 ‘이스트 웨스트 은행’이 보유 중입니다.

또 탕씬 등의 또 다른 자산 50만1천771달러는 미국 투자이민용 투자처로 알려진 ‘시비타스 웨스트 빌리지 펀드’에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고문은 이들 자금 모두 압류되거나 거래가 제한된 상태라는 점도 명시했습니다.

만약 법원이 최종적으로 몰수 결정을 내릴 경우, 이들 자금이 미 정부의 국고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미 검찰은 대북제재를 위반한 중국 기업 등의 자금 등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들 자금이 중국 내 은행에 예치되거나 중국 본토에 자산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실제 미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된 자금과 자산을 몰수해 현금화한 경우는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 등 일부에 불과합니다.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

지난 2018년 불법 석탄을 선적한 뒤 인도네시아 근해에서 억류됐던 ‘와이즈 어네스트’ 호는 이후 미국 정부가 압류해 최종 매각처리됐으며, 이후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와 숨진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북한에 납북돼 사망한 김동식 목사의 유족이 소유권을 주장해 이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와이즈 어네스트 호의 매각 대금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으며, 현재 이들 유족들이 얼마를 수령했는지 여부도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 등의 대북제재 위반 자금도 북한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유족 등에게 소유권이 넘어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 검사 출신인 정홍균 변호사는 와이즈 어네스트 호는 북한 소유 선박인 반면,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은 대북제재를 위반한 중국 기업이라는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긴급경제권한법(IEEPA) 등이 적용됐다는 공통점도 있다면서, 법원이 피해자들의 소유권을 얼마나 인정할 지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홍균 변호사]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의 경우) 중국 기업, 그리고 중국 기업의 오너인 한 개인에 대한, 개인이 소지하고 있는 미국의 금융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는)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이 갖는 유사성이 많다고 보여지고...”

현재 미국 정부는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의 자금 외에도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 범죄 수익금 관련 2건과 북한 은행을 대신해 자금세탁을 한 기업들의 예치금 237만 달러에 대해 몰수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이 자금도 역시 정식 공고절차가 진행된 가운데 현재까지 아무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서 ‘궐석 판결’ 즉, 피고 없이 원고의 주장만을 바탕으로 한 최종 판결 요청서가 법원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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