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참전용사들 “처음엔 참전 이유 몰랐지만 차차 한국 방어 의미 깨달아”


1950년 9월 인천 상륙작전에 성공한 미군들이 서울로 이동하고 있다.
1950년 9월 인천 상륙작전에 성공한 미군들이 서울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생생한 경험담을 나눴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른 채 전선에 투입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필 셔틀러 전 중장은 처음에는 자신이 한국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정말로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셔틀러 전 중장] “We really didn't know why we were there. The reason that President Truman had gone there in the first place was to stop drive of communism towards Korea, and that was a big mission, that was big enough for most of us.”

셔틀러 전 중장은 25일 주한미군전우회(KDVA)가 마련한 한국전 70주년 기념 참전용사와의 만남에서 당시의 심경을 솔직히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트루먼 대통령이 참전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공산주의가 한국으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으며, 자신들 대부분 이를 충분히 중요한 임무로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병대원으로 참전했던 살 스칼라토 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한국으로 향하는 함선에서 상관에게, “왜 한국으로 가며, 대체 한국이 어디냐”고 계속 물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가보면 확실히 알게 될 것”이라는 답만 돌아왔고, 한국에 도착해서야 국지적인 상황이 아닌 전쟁임을 직감했다고 전했습니다.

스칼라토 씨는 자신이 겪은 첫 전투에서 적 공격을 알리는 나팔을 불자마자 곧바로 들려왔던 중공군 호각 소리를 떠올렸습니다.

[녹취:스칼라토 씨] “My first incident was on the CCF attack on us one night, I blew the horn, and then they blew the whistle for their attack in a short time on next to me. I got hit my belly wounded.”

그 순간 배에 총상을 입었고, 중공군들은 곧바로 자신을 덮쳤으며 자연스럽게 공포를 느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전쟁이 인간에게 가져다 줄 참상이 무엇인지 몰랐고, 그저 한국에 있는 것이 매우 싫었을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스칼라토 씨는 이후 한국의 한 마을을 정찰하면서 폭탄에 양 손이 잘려 나간 소년을 만났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면서 급히 자신의 구급함을 꺼내 응급처치를 해줬지만 소년은 자신을 붙잡고 계속 비명을 질렀고 끝내 숨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당시 소년의 죽음은 매우 큰 충격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스칼라토] “After he passed away, it hit me so hard. After I sitting in the bunker, I used to pray (for him) as a guardian angel. I developed my mind as a guardian angel.”

스칼라토 씨는 소년의 수호천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벙커에 앉을 때마다 소년을 위해 기도하면서 한국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사람들을 공산주의로부터 지키고, 죽은 소년이 당한 것과 같은 재앙으로부터 그들을 구해야 한다고 깨달았다는 겁니다.

1950년 8월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들이 전선으로 나가기에 앞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1950년 8월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들이 전선으로 나가기에 앞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스칼라토 씨는 현재까지도 전국 학교와 도서관을 돌면서 한국전쟁을 알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곳에 가든 정치인들이 한국전은 언급하지 않고 늘 2차세계대전과 베트남전만 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스칼라토 씨] “We just to tell stories about the Forgotten War, the Forgotten victory. Because no matter where you go, you might have always the politician say World War 2, Vietnam, it was never Korea. And many times I embarrass myself and I yelled, “Excuse me sir, how about the Korean War?””

자신은 그럴 때마다 당황했고 “실례지만, 한국전쟁은요?”하고 외치곤 했다는 겁니다.

아울러 자신이 한국전쟁을 알리는 목적은 단지 잊혀진 전쟁, 잊혀진 승리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 로버트 엑스트롬 씨의 딸 샤론 엑스르톰 여사는 아버지가 트럭 소리만 들어도 땅에 엎드리는 등 전쟁의 후유증으로 온 가족이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 참전 용사였던 아버지에게 표했던 존경심을 추억하며, 지금은 한국에 대한 아버지의 군 복무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