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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식량난 여부 주목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지난달 22일부터 28일 사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한반도 주변 가뭄 지수(Drought index) 분포도. 가뭄의 정도에 따라 '중간'과 '높음', '심각' 수준을 뜻하는 노란색, 빨간색, 검붉은색 점이 북한 중부 지대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지난달 22일부터 28일 사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한반도 주변 가뭄 지수(Drought index) 분포도. 가뭄의 정도에 따라 '중간'과 '높음', '심각' 수준을 뜻하는 노란색, 빨간색, 검붉은색 점이 북한 중부 지대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북한의 가뭄 지수가 지난 몇 개월 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북한이 밀가루 수입을 크게 늘린 가운데, 앞으로 몇 달 동안 강수량이 북한의 올해 식량 상황 개선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가뭄 지수(Drought Index)를 보여주는 미 해양대기청(NOAA)의 지도는 지난달 22일부터 28일 사이 북한 중부지대 곳곳을 검붉은 색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 지도는 가뭄의 정도에 따라 ‘중간’과 ‘높음’, ‘심각’ 수준을 노란 색과 붉은 색, 검붉은 색으로 구분하는데, 이 기간 붉은 색이나 검붉은 색으로 표기된 지점이 많은 건 가뭄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올 4월부터 6월까지 12주치 자료를 살펴보면, 북한의 가뭄은 4월 첫 주부터 시작돼 5월 둘째 주까지 이어졌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한반도 가뭄 지수(Drought index) 분포도의 지난 3개월간 변화. 5월 셋째, 넷째 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가뭄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한반도 가뭄 지수(Drought index) 분포도의 지난 3개월간 변화. 5월 셋째, 넷째 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가뭄 상황이 좋지 않다.

이후 가뭄이 잦아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2주 만에 다시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면서 최근까지 가뭄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는 붉은 색이 뒤덮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3개월 동안 가뭄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시점은 단 2주에 불과했습니다.

2015년 이후 매년 6월 마지막 주 상황을 놓고 비교해 봐도, 올해가 예년보다 가뭄 상황이 더 심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6년 간 상황이 나빴던 해는 2017년과 2019년, 2020년인데, 그 중에서도 붉은 색 점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시점은 2020년이었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가뭄지수 지도의 2015~2020년 6월 마지막 주 상황 비교. 2020년이 가장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가뭄지수 지도의 2015~2020년 6월 마지막 주 상황 비교. 2020년이 가장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 등은 북한이 지난해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북한에 2년 연속 불규칙한 기후와 가뭄이 이어졌다며, 특히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평균 강수량이 100여 년 만에 최저인 56.3mm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북한 전체 주민의 40%에 해당하는 1천만 명에 대한 식량 원조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세계기상기구는 전했었습니다.

또 지난해 VOA는 가뭄 지수 지도를 분석해, 지난해 4월과 5월을 중심으로 중부와 북부 지역의 가뭄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는 4월과 5월 붉은 색을 덮고 있는 지대가 지난해보다 남쪽, 즉 황해남북도 일대에 더 집중돼 있습니다.

또 지난해엔 5월 말부터 상황이 급격히 호전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는 6월에 접어들면서 가뭄 지수가 더 높아진 점이 특징적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까지 가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남은 기간 강수량이 북한의 올해 작황 사정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key thing is whether the rain comes in July…”

7월 강수량은 북한의 곡창지대인 황해도의 쌀 수확에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현 시점 이 일대가 물로 가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장기적으로 날씨의 영향을 최대한 덜 받을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이 농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One of the long term problem in North Korea…”

1950~60년대와 달리 지난 몇 년 간 북한은 농경 시스템에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고, 이는 관개시설 확충을 포함한 여러 문제점을 낳았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북한 관영매체들은 북한이 지하수 시설들을 건설하고, 저수지 담수 능력 확장 등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노력들이 최근 몇 년 간 반복되고 있는 가뭄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몇 개월 사이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식량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월 중국으로부터 약 945만 달러어치에 달하는 2만9천130t 규모의 밀가루 제품을 수입했습니다.

이는 전 달보다 6배 늘어난 것이며, 북한의 5월 전체 수입품 중 두 번째로 액수가 많은 품목이었습니다.

북한은 또 지난 4월 러시아에서 740만 달러어치의 밀가루를 수입했는데, 이는 최근 몇 년치를 합한 것보다도 많은 액수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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