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구가 향후 80년 뒤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습니다. 이 기간 한국의 인구도 2천만 명 대로 감소하지만, 미국의 인구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인구가 출산율 저하 등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북한 인구도 2100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14일 의학저널‘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195개국의 인구 예측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2천 572만 명이던 북한 인구는 2028년에 2천 60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감소세로 돌아서 2100년에는 1천 298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북한 인구가 80여 년 사이에 1천 274만 명이나 감소한다는 겁니다.
북한의 출산율은 2017년 1.32명에서 2100년에는 1.30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의 경우 2017년 기준 5천 267만 명에서 2031년 인구 정점인 5천 429만 명을 기록한 뒤, 2100년 2천 678만명으로 약 5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미국은 현재 3억2천 484만명에서 2062년 3억6천 375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한 감소세를 유지하며 2100년엔 3억 3천 581만 명을 기록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2100년 인구가 현재보다 많아진다는 겁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도 2050년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지만 2100년에는 다시 세계 최대 경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인구 대국인 중국은 14억1천200만 명에서 7억3천100만 명으로, 인도는 7억7천800만명에서 5억7천800만 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전 세계 인구는 2017년 76억 명 수준에서 2064년 97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100년에는 88억 명으로 감소한다고, 논문은 전망했습니다.
이는 유엔 전망치보다 세계 인구 정점이 40여 년 빨리 찾아오고, 2100년 인구도 약 21억 명 정도 낮게 잡은 겁니다.
유엔 경제사회국은 지난해 6월 발표한 ‘2019 세계 인구 전망’보고서에서, 세계 인구가 2100년에 109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증가세가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엔 보고서에선 북한이 인구 정점을 찍는 시기를 2040년(2천657만 명)으로 잡았고, 2100년 인구를 2천 279만 명 수준으로 전망했습니다.
유엔 측은 워싱턴대의 이번 논문이 자신들의 예측보다 더욱 가파른 인구 감소를 전망한 것은 저출산 국가들이 2100년까지 출산율 향상을 위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논문 작성에 참여한 그리스토퍼 머레이 워싱턴대 교수는 1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엔은 저출산 국가들의 출산율이 향후 평균 1.8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가정했지만, 여성의 교육 수준 향상과 출산 관련 의료 서비스 접근으로 인해 향후 출산율은 1.5명 보다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에서 급격한 인구 감소세가 전망되는 것은 북한의 출산율이 중국 등 역내 다른 국가들처럼 이미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머레이 교수] “But from what we understand the fertility rate there is already very low, as it is in China, as it is in many countries in the region. and we expect education to rise in the future…”
또 북한의 노동자의 학력은 임금 수준보다 높은 데다 북한 여성의 교육 수준이 계속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북한의 낮은 출산율이 제고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논문은 2100년까지 195개 국가 중 185개국이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는 출산율인 2.1명보다 낮은 출산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인도와 중국 등의 국가에서 노동 가능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국제적인 힘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