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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타나 보고관 "북한 인권 문제, 안보리 통하지 않고 ICC 회부할 방법 모색해야"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문제를 유엔 안보리를 통하지 않고 국제형사재판소에 직접 회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강제 실종이나 박해 등의 범죄가 그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12일 미국 스탠포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의 책임 추궁에 있어서 유엔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인터넷 화상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이 자리에서 그 동안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나라의 반대에 부딪혀 현실화되기 어려웠고, 여전히 그런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Prospects for action of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on crimes against humanity being committed to North Korea remains very dire… there are chances to exercise jurisdiction by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based on) a number of different crimes.”

하지만 국제형사재판소가 몇몇 범죄를 근거로 직접 사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가 자국 국민의 실종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거나 한국 정부가 자국 내에 정착한 탈북민들을 대신해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 대해 저지르는 박해에 대해서 회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국제형사재판소 관할권 아래 있는 국가이기에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또 북한 내에서 집단살해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이 최근 한 회의에서 논의되며 자신의 관심을 끌었다면서, 이 논쟁은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 보고서에서도 다뤄졌지만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The Commission of Inquiry addressed the question of whether or not, genocide had been committed in North Korea. And that question continues to be under debate. But this idea of presenting a case to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with regards to the Convention on the Prevention and Punishment of Genocide, which the North Korean country is a party, became a party to the Genocide Convention in 1999… this is a very interesting area to explore also with regards to accountability.”

퀸타나 보고관은 북한이 지난 1999년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다면서, 만약 집단살해와 관련한 증거가 제대로 갖춰진다면 이 협약을 근거로 다른 가입국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집단살해가 일정 정치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협약이 규정한 집단살해 범주 안에 들어가도록 해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간담회에 참석한 오준 전 유엔 한국대표부 대사는 퀸타나 보고관이 제시한 유엔 안보리를 통하지 않고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식이 정치적인 현실로 인해 실제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준 전 대사] “I don't know if we can bypass the Security Council, in reality, in political reality. But still, I think, why we are doing, why we're exploring these avenues, they'll probably add pressure on North Korea. Pressuring North Korea is basically the purpose of all naming and shaming activities when it comes to human rights violations.”

그럼에도 이런 시도를 해 가야 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북한에 대해 압박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오 전 대사는 말했습니다.

인권 침해와 관련해서 북한을 지목하고 수치심을 안기는 것이 북한을 압박하는 목적이라는 겁니다.

한편 퀸타나 보고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인한 북한의 고립 상태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면서 지난해 북한을 떠난 탈북민이 200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Under this situation with a pandemic, North Korea is isolating itself as never had…The scarcity of information is very serious. They, the number of refugees who have left North Korea in 2020 was very little, no more than 200 escapees. Therefore, the challenge of access to adequate information it's very important.”

퀸타나 보고관은 코로나 감염증 대유행을 막기 위한 북한 정권의 국경 봉쇄로 인해 북한 내 정보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이를 지난해 탈북민 수의 급격한 감소와 연관지었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북한을 떠난 탈북민의 수는 200명도 채 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적절한 정보에 접근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숫자는 229명에 그쳤습니다. 이는 2019년 1천 47명이 입국한 것과 비교해 78%가 줄어든 수치입니다.

이 수치에는 지난해 뿐 아니라 그 전에 북한을 떠난 탈북민 숫자도 포함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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