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수천 편의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미국이 항공 대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도 연말 미국인의 쇼핑 규모는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인류 최대 규모의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해 지명해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받은 연방 판사가 40명에 달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토요일인 25일은 미국의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였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는 특히 많은 미국인이 가족이나 친지를 만나러 여행을 떠나는데요. 올해는 여행에 차질을 빚은 사람이 많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부터 일요일인 26일까지, 3천 편에 가까운 항공기가 결항되면서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미국에선 항공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비행기가 예정대로 뜨지 못한 이유가 있겠죠?
기자) 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의 영향입니다. 항공기 조종사를 비롯해 승무원과 항공사 직원들까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거나 또는 접촉자로 분리돼 격리에 들어가면서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게 된 건데요. 인력 부족에 따라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24일부터 항공편을 대거 취소하는 조처를 내놓았습니다.
기자) 항공편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취소된 겁니까?
기자)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성탄절 다음날인 26일 취소된 미국 국내선과 미국발, 미국행 항공편은 모두 1천300편이 넘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700여 편이 취소됐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1천 편 가까이 취소됐는데요. 이렇게 취소된 항공편뿐 아니라 지연된 항공편도 1만 건이 넘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취소나 지연 사태가 벌어진 게 공항뿐만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항구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소한 3척의 대형 크루즈 여객선이 선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예정된 항로를 변경해 출발지로 돌아오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항공기나 크루즈선 운항이 언제쯤 정상화될까요?
기자)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플라이트어웨어의 집계를 보면, 27일과 28일에도 수백 편의 항공기가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따라서 항공대란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연말을 맞아 여행길에 나섰던 미국인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팬데믹 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항공사들은 올 연말엔 여행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연휴 기간 일하는 조종사와 직원들에게 추가급여까지 약속하며 자구책을 마련했는데요.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결국 항공편들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고요. 거기다 미 서부지역의 폭설 등 기상 사태 악화도 항공편 차질에 한몫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여행객 수치는 몇 명으로 집계됐습니까?
기자)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미 전역의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여행객은 약 220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보다 오히려 30만 명 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공항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이 170만여 명으로, 작년 보다는 100만 명가량 더 늘었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는 80여만 명 여전히 더 적은 수치였고요. 크리스마스 당일 여행객은 153만여 명으로 2019년보다 90만여 명 적었습니다.
진행자) 앞선 전망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요. 항공기 결항 사태와 더불어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심리적인 요인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여행은 이렇게 줄었는데, 미국인의 소비는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연말 쇼핑 대목에 미국인들의 소비가 1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스터카드 결제를 추적하는 ‘마스터카드스펜딩펄스’의 집계에 따르면 11월 1일~12월 24일까지 미국의 소매 판매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5%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팬데믹 전인 지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1%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물건 값도 많이 올랐고, 물류난으로 상품 공급에도 차질을 빚었지만, 소매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뭘 사는데 지갑을 가장 많이 열었을까요?
기자) 의류 매출이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47% 증가했고요. 보석·장신구류 판매가 32%로 뒤를 이었고, 전자제품 매출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디에서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졌습니까?
기자) 온라인 판매가 1년 전보다 11%, 2019년보다는 무려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1% 가까이 됐는데요. 마스터카드 측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은 좀 더 안전한 쇼핑 방법인 온라인 쇼핑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백화점 매출도 작년보다 21%, 2019년보다는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수치는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사용을 분석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연말 소비와 관련한 좀 더 광범위하고 수치는 내년 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소매협회(NRF)가 상무부 통계를 바탕으로, 올 11월과 12월 소매 판매 분석을 내년 1월 중순에 발표할 예정인데요.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의 경우 물류대란을 우려해 10월부터 일찍 쇼핑 시즌이 시작된 만큼, 11월 소비가 주춤한 경향을 보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연말 쇼핑 시즌 판매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가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소식을 전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주의 기원을 밝힐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미 동부시간으로 25일 오전 7시 20분, 프랑스령 기아나의 우주센터에서 나사의 ‘제임스웹(JWST)’ 우주망원경이 ‘아리안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는데요. 나사와 유럽우주기구(ESA)는 공동으로 발사 장면을 웹으로 생중계하며 역사적인 우주망원경 발사 소식을 전 세계에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주망원경이라고 하면 ‘허블’ 망원경을 떠올리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쏘아 올린 망원경은 허블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는 우주나 은하, 별의 사진은 대부분 허블 망원경이 찍은 겁니다. 그런데 제임스웹은 허블 망원경보다 성능이 100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임스웹은 적외선 관측을 통해 최대 135억 광년 떨어진 곳까지 내다볼 수 있는데요. 그러니까 행성이나 은하계가 만들어진 기원을 밝힐 것으로 기대되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대단한 성능의 망원경이라면 개발 자금도 엄청나게 들어갔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나사는 제임스웹 개발에 무려 90억 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돈뿐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렸는데요. 30년간 나사뿐 아니라 유럽우주국을 포함한 전 세계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우주 망원경 이름은 지난 1960년대 나사의 아폴로 프로그램을 진행시킨 나사의 2대 국장의 이름을 따서 제임스웹이라고 지어졌습니다.
진행자) 우주로 발사된 제임스웹이 어떤 경로를 거치게 됩니까?
기자) 제임스웹은 발사된 지 27분 만에 아리안5호 로켓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됐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제임스웹은 앞으로 약 한 달간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공전 궤도까지 이동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접혀 있는 망원경 부품을 펼쳐서 고정해야 합니다. 나사 측은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위험도 크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과정을 통해 운용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6개월간 시운용에 들어갈 예정이고요. 이후 10년간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진행자) 망원경의 모양도 궁금한데요?
기자) 제임스웹은 금빛 반사 거울 18개로 이뤄진 주경인데요. 반사 거울을 연결한 모양이 마치 벌집 형태 이고요. 주경의 전체 지름 6.5m에 달합니다. 제임스웹은 빛의 영역 가운데 적외선을 주로 포착해서 은하의 생성 과정과 생물체 또는 외계 행성의 흔적을 찾게 됩니다.
진행자) 제임스웹이 제역할을 하게 되면 인류에 있어서는 획기적인 일이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제임스웹 망원경은 “우주와 지구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제공할 타임머신”이라고 평가했고요. 유럽우주국의 요제프 아쉬바허 소장은 제임스웹 발사 성공은 “인류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지명해서 상원 인준까지 받은 연방 법원 판사가 올해 40명에 이른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18일 상원으로부터 인준받은 캐서린 메넨데스 미네소타 연방 지법 판사와 메리 딤크 워싱턴 동부 연방 지법 판사까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올해 상원 인준까지 받은 연방 판사는 모두 40명입니다.
진행자) 전임 행정부와 비교할 때 얼마나 많은 판사가 지명되고 또 인준까지 받은 건가요?
기자) 40명의 판사가 인준까지 받은 것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처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첫해 상원 인준을 받은 지방·항소법원 판사는 18명이었고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첫해에는 12명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상원 인준을 받은 연방 판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연방 고등법원 판사가 11명이고요. 연방 지방법원 판사가 29명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판사들의 특징이라면 어떤 건가요?
기자) 바로 다양성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지명에서부터 다양한 배경의 판사들을 후보로 올렸습니다. 지난 3월 첫 지명에서 11명을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여성은 흑인을 포함해 9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특히 ‘첫’ 타이틀을 달게 된 판사들이 많은데요. 자히드 쿠라이시 뉴저지주 연방 지법 판사는 첫 무슬림계 미국인 판사, 그리고 플로렌스 팬 워싱턴 D.C. 연방 지법 판사는 최초의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판사가 됐습니다. 한국계 여성 가운데 첫 항소법원 판사도 나왔는데요. 루시 고 판사가 그 주인공으로, 이달 제9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인준됐습니다. 인준된 판사 40명 가운데 80%가 여성이고요. 53%가 유색 인종입니다.
진행자) 인준된 판사가 40명이면 지명된 판사는 이보다 훨씬 더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3일 제11 순회항소법원에 낸시 아부두 판사, 그리고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에 J. 미셸 차일즈 판사 등 2명을 지명했습니다. 두 사람 다 흑인 여성인데요. 이로써 지금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판사는 총 75명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연방 판사 지명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주요 정책이 연방 법원의 결정을 통해서 정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진보나 보수 등 이념적 사안 등으로 갈리는 문제에 대해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자) 대표적인 예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최근 텍사스주 등의 낙태 제한법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텍사스주가 낙태 제한법을 시행한 데 대해 법무부가 이에 소송을 제기하자 항소법원이 이를 기각했고 나아가 연방 대법원 역시 텍사스의 낙태 제한법을 막을 수 없다고 결정했죠. 이민자 문제도 이런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이민자 유입을 제한하기 위해 시행했던 ‘멕시코 잔류 정책’을 폐기했는데요. 결국 연방 법원 결정으로 다시 이 정책이 복원됐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실시하는 연방 정부 직원 대상 백신 의무화 정책에 대한 법원의 결정 역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