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뿐 아니라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기록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조 맨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더 나은 재건’ 법안에 반대할 뜻을 밝히자 백악관이 반발했습니다. 미국 명문 사립 대학인 하버드가 앞으로 몇 년간 대학 입학 사정 과정에서 SAT 점수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올해 힘든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지난 19일 CNN 방송 등에 출연해 올겨울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 때문에 이번 겨울 힘든 몇 주, 또는 몇 달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일 현재 인디애나주와 오클라호마주 등 5개 주를 제외한 미국의 모든 주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지난 3일 미국에서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약 3주 만에 대부분의 지역으로 확산한 겁니다. CDC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수는 어떤 상황이죠?
기자) 최근 확진 건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 자료에 따르면 18일 현재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2만 7천 명에 달하는데요. 11월 초 평균 7만 명에서 80%가량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오미크론 변종의 확산은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구글과 메타, 애플 등 상당수의 미국 주요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 시점을 연장했습니다. 대학가 역시 영향을 받았는데요. 하버드 대학교와 예일대학교, 스탠포드 대학교 등 주요 대학들 역시 일정 기간 활동을 원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포츠 분야도 마찬가지로 내셔널하키리그(NHL)는 지금까지 27경기를 연기했고요. 앞으로도 12경기를 더 연기할 예정입니다. NBA 리그도 지금까지 5경기를 연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 가장 유명한 새해맞이 장소 중 하나는 바로 뉴욕시의 ‘타임스퀘어’ 광장인데요.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았죠. 올해는 예전대로 새해맞이 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 역시도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11월 올해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새해맞이 행사가 예전처럼 열릴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불투명해졌습니다. 뉴욕시는 오는 크리스마스까지 행사 개최 여부를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예방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뭐라고 설명하죠?
기자) 바로 백신 접종입니다. CDC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접종한 사람들보다 코로나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20배나 더 높고, 확진 위험은 10배 더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 비율이 낮은 지역에서 특히 더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백신 접종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19일 현재, 18세 이상 성인의 접종 완료율은 72.4%입니다. 그리고 모든 성인은 추가 접종, 즉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 18세 이상 성인 중 부스터샷을 접종한 비율은 32.1%입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상황 속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CBS 등 언론은 백악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담화에서 지원이 필요한 공동체에 대한 행정부의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뿐 아니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을 담은 인적 인프라 법안, 즉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의 연내 통과가 어려워질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 의원은 1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 법안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맨친 의원은 방송에서 구체적으로 뭐라고 밝혔죠?
기자) 자신이 지금까지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등과 만나는 등 인간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했지만 결국 해당 법안에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맨친 의원이 이처럼 해방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이유는 뭐죠?
기자) 가장 큰 부분은 바로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 문제입니다. 맨친 의원은 이 부분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많은 미국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외에도 국가 부채 문제도 거론했는데요. 맨친 의원은 별도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 국가 부채 급증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대응과 지정학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이날 젠 사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맨친 의원의 주장을 비판했습니다. 맨친 의원의 발언은 그동안 대통령, 그리고 백악관과 협의해 온 내용과 다르다는 지적인데요. 맨친 의원이 직접 백악관을 찾아와 앞으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이날 방송에서의 발언이 이러한 노력의 끝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설명될 수 없는 입장 번복이라고 백악관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맨친 의원의 의중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뭐죠?
기자) 바로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동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민주당에서 단 한 표의 이탈도 나오지 않고 전원 찬성한 뒤, 상원 의장을 겸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한 표를 더해서 51표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맨친 의원이 법안에 찬성하지 않을 경우 이 법안은 통과될 수 없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죠?
기자)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해 교육, 노인 복지, 의료 분야를 비롯해 친환경 에너지 산업 등에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원래는 3조5천억 달러 규모로 제안됐는데요. 규모가 너무 크다며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자 민주당 지도부가 중도파를 설득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담을 열었고, 결국 예산 규모는 처음의 절반 수준인 1조7천500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법안 처리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슈머 대표는 20일 당에 보낸 서한을 통해 내년 1월 초 이 법안을 표결에 붙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슈머 대표는 서한에서 맨친 의원의 발표에 대한 좌절과 실망을 표하면서도 이런 것들이 앞으로 전진하는 길을 찾기 위한 지속된 노력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맨친 의원의 성명 발표 이후,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왔군요?
기자) 맞습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맨친 의원의 발언으로 법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되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 보고서에서 ‘더 나은 재건’ 법안 통과 불발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성장률 전망치는 얼마나 낮아진 거죠?
기자) 골드만삭스는 당초 내년 1분기 경제 성장률은 3%로 전망했는데요. 이번 보고서에서 1%P 내려간 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어 2분기는 3.5%에서 3%로, 3분기는 3%에서 2.75%로 각각 내렸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동부에 있는 하버드대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문 사립 대학인데요. 하버드대학 입시 요강에 변화가 있다는 소식이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하버드대가 앞으로 4년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나 대학입학 학력고사(ACT) 점수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도 그렇다고 하던데, 많은 학생이 명문대학에 가기 위해 대학 입학시험에 그야말로 사활을 걸지 않습니까? 그런데 하버드는 이제 정형화된 시험 성적을 보지 않겠다는 건가요?
기자) 학생들이 원하면 시험 성적을 낼 수는 있습니다. 다만, 필수 항목은 아니라는 건데요. 시험 성적은 여러 평가 요소 가운데 하나로 간주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이런 결정이 나오게 된 겁니까?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자 하버드대는 입학 지원자의 시험 성적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펜데믹 상황에서 학생들이 시험장에 가서 시험을 보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조처였는데요. 이제 팬데믹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팬데믹에 상관없이 오는 2026년까지 시험 성적을 선택 사항으로 하겠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학생들은 하버드 대학에 합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하버드 대학의 윌리엄 핏지먼스 입시∙재정 처장은 지난주 발표한 성명에서, “학생들이 정형화된 시험 성적을 제출하지 않더라도 입학 사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 자신이 이룬 성취와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SAT나 ACT 같은 대학 입학시험과 관련해서 이전부터 논란이 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시험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대학 입시가 대학을 가기 위한 통과의례로 이미 자리 잡았고, 각기 다른 지역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을 균일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시험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정형화된 시험은 천편일률적인 평가로 학생들의 진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또 인종이나 문화적 편향성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학 입학시험을 둘러싼 소송도 있었던 거로 기억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버드대학 측이 아시아계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개인적 특성 점수를 낮게 줘서 입학 기회를 줄이고 있다며, 일부 아시아계 학생이 하버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연방 지방 법원과 항소 법원은 대학 측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해당 사안은 앞으로 연방 대법원에서 다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결정을 내린 게 하버드대학이어서 더 주목을 끌고 있죠?
기자) 네. 뉴욕타임스 신문이 입학시험 반대 단체인 ‘페어테스트(FairTest)’ 측의 반응을 전했는데요. 이 단체는 하버드와 같이 유명하고, 영향력이 큰 대학이 내린 결정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시험 선택’ 사항은 앞으로 미국 대학 입시 전형의 새로운 관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에선 하버드처럼 수학 능력 평가 시험을 선택사항으로 하거나 아예 배제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페어테스트’가 미국 내 2천300여 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현재 입학 사정 과정에서 시험 점수를 요구하지 않는 학교의 비중은 약 80%에 달하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45%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미 많은 대학이 입시에 변화를 주고 있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학 시스템은 수년간의 논의 끝에 지난달, 정형화된 시험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고등학교 때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시카고 대학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8년에 이미 입학시험을 선택 사항으로 분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시험 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이 이렇게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학 입학시험 응시생 수는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시험 응시생도 줄고 있는 양상입니다. 2021학년도에 SAT를 친 학생은 150만 명, ACT 응시생은 130만 명이었는데요. 전년도인 2020학년도에는 SAT를 친 학생이 220만 명, ACT 응시생은 170만 명에 달했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