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2024 대통령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재선에 도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에 따른 건강 문제와 국내 경제 문제, 외교정책 등 풀어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직전 사회관계망에 20개에 달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올해 미국 내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100만 대를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나 독일 등과 비교했을 때 아직 전기차 시장점유율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어서, 미 법무부가 연방법원에 육군사관학교를 대상으로 제기된 '소수계 우대정책' 폐기 소송을 기각할 것을 촉구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은 현지 시각으로 오늘(23일)이 추수감사절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감사한 일들을 나누는 시간인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날이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군요?
기자) 네, 의회전문 매체 '더 힐'은 이번 추수감사절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감사할 것들이 그다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재선에 도전하고 있지만, 이를 이루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매체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것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나요?
기자) 먼저, 고령에 대한 지적이 빠지지 않습니다. 최근 81세 생일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최고령 대통령입니다. 만약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82세에 취임하는 거고요. 두 번째 대통령 4년 임기를 끝마칠 때 나이는 86세가 됩니다.
진행자)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로 과연 대통령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미 'CNN'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거의 절반이 바이든 대통령이 직무 수행에 필요한 체력이나 예리함을 갖추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앞서 뉴저지주의 먼마우스대학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거의 8명이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대통령의 경험”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나이를 유머로 승화시키며 대중의 우려를 잠재우려는 모습인데요. 가령, 자신의 81세 생일과 겹친 백악관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환갑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고령 외에 경제 문제에 대한 우려도 바이든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유권자들에게 건강에 대한 우려보다 더 엄중한 것이 바로 경제에 대한 평가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임 기간 이룬 경제 성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3%대의 실업률이 유지되고 있고, 일자리가 꾸준히 창출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이른바 '바이드노믹스'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생각은 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특히 물가 상승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요. 지난해 여름에는 연간 물가상승률이 9%를 넘기도 했습니다. 또, 물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덩달아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자동차 대출 금리, 또 신용카드 이자율이 오르면서 일반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깊어졌습니다.
진행자)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부분이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최근 나온 여론조사는 'NBC' 뉴스가 발표한 건데요. 이를 보면 등록된 유권자 10명 가운데 약 6명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성과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외교 부분은 어떤가요?
기자) 외교 문제도 산 넘어서 산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는 해에 있었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면서 이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적 실패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의 전쟁을 두고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주 발표된 'NBC' 뉴스 여론조사를 보면 특히 35세 이하 젊은 유권자 중 70%가 현재의 중동 상황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너무 과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에 공격적으로 게시물을 올렸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인 ‘트루스소셜’에 하루 사이 무려 19개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촬영한 영상 속 모습을 보면 같은 정장에 같은 넥타이를 한 것으로 보아 한 번에 촬영하고 이를 나눠서 올린 것으로 보이는데요. 19개로 나눠서 올린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사기' 주장을 반복하거나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비판하고, 자신에 대한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의 공격이 거대한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취약하게 만든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상대로 내년 대선에서 재대결할지가 관심인데요. 전망이 어떤가요?
기자)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가상 양자 대결에 대한 질문은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에머슨대학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사람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7%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43%를 4%P 차로 앞섰습니다. 이 대학은 지난해 11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4%P 앞섰는데, 1년 만에 반대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하버드대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두 사람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8%였고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1%로 무려 7%P 차이나 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내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하는군요?
기자) 네, '아틀라스 공공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전체 자가용 판매 가운데 전기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지난해 7.3%에서 더 오른 겁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전기차가 팔리는 건가요?
기자) 올해 미국에서 팔리는 전기차는 130만 대에서 140만 대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에서 1년 간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 대가 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주로 어느 전기차가 많이 팔리나요?
기자) 일론 머스크가 만든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많습니다. 테슬라 전기차는 지난 9월 한 달에만 5만 9천 대가 판매됐는데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이었습니다. 7월에서 9월까지 올해 3분기 판매량은 43만 5천 대에 달합니다. 이에 더해서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에서 만든 전기차와 독일 자동차업체 'BMW', 그리고 한국 자동차업체인 '현대'가 만든 전기차도 많이 판매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전기차 가격이 인하됐기 때문입니다. 방금 이야기한 테슬라가 대표적인데요. 테슬라는 올해 몇 차례에 걸쳐 전기차 가격을 4천 400 달러에서 최대 2만 달러까지 내렸습니다. 각 업체는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할인 경쟁도 함께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정책도 전기차 가격에 영향을 끼쳤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서명한 인플레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전기차를 사는 사람에게는 최대 7천 500달러의 보조금이 지원됩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이것이 더 공격적으로 시행됩니다. 올해까지는 전기차를 사면 7천 500 달러의 보조금이 세액 공제되는 방식으로 적용됐는데요. 내년부터는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때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세액 공제 혜택을 자동차 판매업체에 넘기고 그만큼 미리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가격이 내리고 보조금도 받을 수 있지만,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가격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전기차의 가격이 아직은 더 비싸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휘발유 등을 연료로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차 평균 가격은 약 4만 8천 달러인데요. 전기차 신차 평균 가격은 약 5만 2천 달러입니다. 전기차가 4천 달러가량 더 비싼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전기차가 많이 팔린다고 했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이나 독일 등 전기차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아직 뒤처집니다. 올해 상반기를 보면 중국의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33%였고요, 독일은 35%였습니다. 노르웨이의 경우엔 무려 90%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법무부가 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기각을 촉구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법무부는 22일, 뉴욕 법원에 제출한 메모에서 법원이 육군사관학교를 대상으로 제기된 소송을 기각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육사가 입학 과정에서 시행 중인 '소수계 우대정책'을 폐지하라며 제기된 소송입니다.
진행자) '소수계 우대정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죠?
기자) 이 정책은 공식적으로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라고 부릅니다. 대학 입시 등에서 소수인종이나 사회적 소수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입니다. 특히 대학 입학의 경우 대체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백인들과 달리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교육의 기회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유색인종을 배려해 나온 제도로, 주로 흑인이나 중남미계가 우대 대상입니다.
진행자) 육사가 시행 중인 이 정책을 폐지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주체는 누구죠?
기자) 보수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입니다. 이 단체는 지난 9월, 육사가 시행하는 소수계 우대정책이 위헌이라면서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뉴욕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이 단체 이름이 낯설지 않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6월 연방 대법원의 소수계 우대정책 '위헌' 결정을 끌어낸 단체입니다. SFA는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각각 소수계 우대정책 폐기 소송을 제기했고, 이것이 대법원까지 올라가 결국 위헌 결정이 나온 겁니다. 당시 대법원은 학생들은 "인종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경험에 근거해 평가돼야 한다"며 이같은 결정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결정이 육사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에서 사관학교는 군 장교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 그 설립 목적으로, 일반 대학과는 다르다며 사관학교에서의 소수계 우대정책은 예외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그러자 이 단체가 소송을 제기한 거군요. 법무부가 소송 기각을 촉구하면서 어떤 입장을 냈는지 볼까요?
기자) 법무부는 해당 단체가 육군사관학교를 대상으로 해당 소송을 제기할 법적 지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단체가 육사와 민간 대학의 차이점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법무부는 "최고위 군 지도자들은 그동안 반복해서 더 다양한 출신의 군 인력(간부)은 더 효과적인 군사력을 만든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그러면서 육사는 장교 배출의 중요한 통로로 소수계 우대정책은 다양한 장교 인력 확보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군 육군 인력의 인종 구성은 어떻게 되어있죠?
기자) 현역 육군 병력 가운데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인데요. 전체 장교 중 흑인 장교는 11%입니다. 그리고 중남미계 출신 병력은 육군 병력의 18%를 차지하는데, 장교는 9%에 불과합니다. 반면, 백인 장교는 전체 장교 인력 중 거의 70%에 달한다고 법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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