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상원에서 임시 지출안과 부채한도 유예 법안 처리가 무산됐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 즉 추가 접종을 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국민들의 백신 접종을 장려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사기가 있었다는 주장에 따라 실시된 애리조나주 선거 감사에서 다시 한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확인됐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상원에서 연방 정부에 자금을 투입하는 임시 지출안과 부채한도 유예법안이 모두 가로막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상원이 27일, 이 두 가지 법안에 대한 절차 투표를 실시했는데요. 공화당이 전원 반대표를 던지면서, 찬성 48표 대 반대 50표로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절차 투표라면 어떤 과정을 말하는 거죠?
기자) 절차 투표는 본 회의에서 관련 법안을 다룰지 묻는 과정인데요.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이 50대 50인 상황에서 필리버스터, 즉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절차를 넘어 법안을 처리하려면 민주당은 최소한 10표를 공화당에서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60표 획득에 실패하면서 법안 처리가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임시 지출안과 부채한도 유예 법안 모두 하원에서 올라온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하원에서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왔습니다. 두 법안은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졌는데요. 우선, 임시 지출안은 오는 12월 3일까지 연방정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요. 부채 한도 법안은 내년 12월까지 정부의 부채 한도를 유예하는 내용입니다. 민주당은 2021 회계연도가 끝나는 30일 전에 관련 법안이 상원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추진해 왔습니다.
진행자) 30일이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만약 그 전에 임시 지출안 처리가 안 되면 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 일명, 셧다운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고요. 또, 부채 한도를 유예하지 않으면 사상 초유의 디폴트 즉 국가 부도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는 현재 28조 달러가 넘는데요. 부채 한도 유예나 증액 논의 없이 오는 10월이나 11월쯤 채무 상환에 필요한 정부 현금이 고갈되면, 사실상 디폴트 상황에 빠지는 겁니다.
진행자) 시한이 아주 촉박한데 상원 절차 투표에서 왜 부결됐을까요?
기자) 공화당은 민주당이 자의적으로 마련한 정부 지출 계획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이날 표결에 앞서, 민주당이 비공개로 무분별한 과세와 역대 규모의 마구잡이식 지출안을 마련하는 한편, 국가 부채 한도를 증액하려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민주당의 계획을 도울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공화당이 원하는 건 뭡니까?
기자) 매코넬 의원은 정부 임시 지출안과 부채 한도 유예 법안을 연계하지 말고, 분리해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이날(27일)도 부채한도 유예안을 제외하면, 정부 셧다운 방지를 위한 정부 지출안에는 공화당이 표를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대해 민주당은 어떤 생각을 밝혔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미국이 최근 지게 된 빚은 대부분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출계획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시절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부채 한도 문제를 초당적으로 처리하려고 했던 공화당이 이제는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날 표결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상원 역사상 가장 무모하고, 책임감 없는 투표 가운데 하나”였다고 비판했습니다.
기자) 민주당은 공화당의 요구 그러니까 두 법안을 따로 처리할 생각은 없는 겁니까?
기자) 네, 민주당은 임시 지출안과 부채 한도 논의를 연계해서 처리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셧다운 위기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민주당이 당초의 계획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하원에서도 정부 지출과 관련한 법안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원에서는 앞서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마련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을 30일에 처리할 예정이고요. 3조 5천억 달러에 달하는 ‘인적 인프라 법안’도 이번 주 하원 본회의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 두 법안 처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주말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번 주에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하원 민주당 내 진보파 의원들은 ‘인프라 법안’과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인적 인프라 법안’을 동시에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자신들이 요구하는 인적 인프라 법안에 진전이 없으면,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통과한 인프라 법안에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민주당 내 중도파 의원들은 1조 달러 인프라 법안을 먼저 처리하기 전까지 인적 인프라 법안에 투표할 수 없다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을 맞았군요?
기자) 네. 27일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추가접종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메라 앞에서 부스터샷을 맞으면서 “부스터샷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직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국민의 백신 접종을 독려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부스터샷 접종 최종 승인이 난 게 바로 며칠 전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주에 65세 이상의 고령층과, 교사, 의료계 종사자 등 감염 노출 위험이 큰 사람들 그리고 50~64세 사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부스터샷을 승인했는데요. 보건당국의 승인이 난 지 나흘 만에 대통령이 추가 접종에 나선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대상 부류 가운데 고령자에 해당이 되겠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78세이기 때문에 접종 대상에 포함됐고요. 또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을 한 게 지난 1월이니까 약 8개월 만에 부스터샷을 맞은 겁니다. CDC는 2차 접종 후 최소 6개월이 지나면 부스터 샷을 맞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방송으로 중계까지 하면서 부스터샷을 맞았는데, 미국인들의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답보상태라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7일) 백신을 맞은 후, 미국 성인 가운데 최소한 한 차례 백신을 맞은 비율이 77%라며, 나라의 1/4이 백신 미접종 상태로 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수의 백신 미접종자들이 다른 사람과 국가 전체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제발 옳은 일을 하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 백신을 의무화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특히 뉴욕주에선 의료인의 백신 접종 의무화가 시작됐다고요?
기자) 네. 뉴욕주에서 27일을 기해 보건∙의료계 종사자의 백신 의무 접종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새로운 정책에 따라 백신을 맞지 않은 의료인들은 현장을 떠나게 됐는데요. 아직 수만 명의 의료진이 접종 기한에 맞춰 백신을 맞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계의 큰 공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은 게 있습니까?
기자)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가 지난 주말, 백신 미접종 의료인 대체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주지사는 이날 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다른 주나 나라의 면허를 가진 의료인들의 뉴욕 내 근무를 허용하고, 또 필요한 경우엔 의료 훈련이 된 주 방위군과 연방정부의 재난의료지원팀(DMAT)를 투입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이렇게 의료진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곳이 뉴욕이 처음이라죠?
기자) 네. 그렇다 보니 더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건데요. 한편, 미국 최대도시인 뉴욕시에서는 교사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처가 27일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었습니다. 지난달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교육 관계자들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증명서를 27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었는데요. 이 계획은 법원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그럼 예정대로 시행에 들어가지 못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이 접종 기한 사흘을 앞두고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의 효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29일 첫 본안 심리를 열어 정식 해당 명령의 적절성을 따진 후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예정보다 빠른 27일, 기존의 결정을 뒤집고, 뉴욕시의 백신 의무화를 예정대로 진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당장 교사들이 백신을 맞아야 하나요?
기자)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더블라지오 시장이 27일, 교사와 교직원들의 백신 접종 시한을 10월 1일로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해당 명령이 효력을 발휘하는 건 새로운 주가 시작되는 10월 4일 월요일인데요. 뉴욕시는 미국 최대의 교육구로 교사와 교직원의 수가 약 15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2020 대통령 선거에서 사기가 있었다는 주장과 관련해 애리조나주에서 실시된 개표 결과를 감사한 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재차 확인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캐런 팬 애리조나주 상원의장은 지난 24일, 이번에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실시된 감사 결과가 지난 11월 결과와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감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이번 감사는 마리코파 카운티의 투표용지 210만 장에 대해 수작업을 통해 이뤄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카운티가 발표한 공식 집계보다 99표를 더 얻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1표를 잃었습니다. 팬 상원의원은 “사실은 사실이고, 숫자는 숫자다”라며 감사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당초 애리조나주에서의 지난 대선 결과는 어떻게 나왔었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애리조나주에서 1만 표 이상의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습니다. 이번에 감사가 실시된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4만 5천 표 차이로 승리를 거뒀고요.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감사는 왜 실시됐던 겁니까?
기자) 애리조나주는 원래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주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서는 이 주에서 당연히 자신이 승리할 것으로 기대했고요. 하지만 결과가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로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표가 도둑맞았다며 대선 사기를 주장했고 이에 대해 검표 결과를 다시 들여다볼 것을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감사 결과는 언제 결정된 거죠?
기자) 말씀드렸듯이 애리조나주는 공화당 강세 주로, 주 입법부 역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데 주 공화당 상원은 지난 4월 마리코파 카운티에서의 투표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는 감사 실시안을 의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실사인 의결 뒤 감사 결과가 약 5개월 뒤에 발표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감사는 플로리다주에 본사를 둔 민간 사이버보안 컨설팅 업체인 ‘사이버 닌자’에 의해 실시됐습니다. 이 기관은 이번 감사에 투입된 인원만 1천 500명 이상이고 감사는 10만 시간 이상, 약 5개월 이상이나 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사이버 닌자’라는 업체와 관련해 적합성 논란이 있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 업체는 스스로를 사이버보안 컨설팅 업체라고 소개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문적으로 감사 업무를 보는 업체가 아닙니다. 또 이 업체의 대표는 대선에서 조직적 사기가 있었다는 음모론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어떤 견해를 보였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감사 결과 초안 발표 뒤 정치활동위원회(PAC) ‘세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감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결과에는 중대하고도 부정할 수 없는 사기의 증거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나서서 대선 사기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기자) 다른 주에서도 감사가 예정되어 있나요?
기자) 텍사스주에서도 대선 사기 주장과 관련한 감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대선에 대한 재검표를 요구했는데요. 애벗 주지사는 지난 26일 이를 옹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느 카운티가 감사 대상에 들어갑니까?
기자) 해리스, 댈러스, 타런트, 콜린 카운티 둥 4곳의 카운티에서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포렌식 감사가 실시됩니다.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모든 정부 활동에 대해서 감사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왜 유독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선거에 대한 감사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선거에 대한 감사가 세금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