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수단 군부가 쿠데타로 권좌에서 축출했던 총리를 복귀시키고 구금했던 각료들을 석방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처를 강화하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유럽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15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아프리카 수단 소식인데요. 수단 군부가 총리를 복귀시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 군부는 쿠데타로 권좌에서 축출했던 압달라 함독 총리를 21일 다시 총리로 복귀시키고 구금했던 각료들을 석방했습니다. 수단 군부는 지난 10월 25일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정권을 무너뜨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함독 총리가 복귀한 것은 군부 쿠데타가 결국 실패한 것을 뜻하나요?
기자) 아닙니다. 군부와 민간정부가 권력을 분점하기로 합의한 결과입니다. 21일 함독 총리와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은 이런 내용이 담긴 합의에 서명했는데요. 그런데 이번 합의에 따라 복귀하는 민간정부가 어느 정도의 권력을 행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군부가 민정으로의 완전한 이양을 거부한 셈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합의를 통해서 수단 군부는 자국 정치에 계속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진행자) 함독 총리가 완전한 민정 이양이 아닌 군부와의 권력 분점에 합의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고 함독 총리는 강조했습니다. 그는 “수단인들의 피는 소중하다”라면서 “유혈사태를 중단하고 젊은이들의 에너지를 건설과 개발에 쓰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유혈 사태는 쿠데타가 난 뒤에 수도 하르툼을 중심으로 항의 시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데타 이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현지 의사 단체에 따르면 수단 군과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4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수단은 2년 전부터 지난달 쿠데타가 날 때까지 정상 국가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수단은 지난 2019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을 군사 쿠데타로 축출한 뒤에 민간정부를 꾸리고 완전한 민정 이양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그간 함독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일종의 과도정부였던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은 2023년 말에 총선거를 치르고 완전한 민정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쿠데타가 난 겁니다.
진행자) 2년 전에 축출된 바시르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했었죠?
기자) 네. 바시르 전 대통령도 지난 1989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습니다. 그는 집권한 뒤에 의회를 해산하는 등 강권 통치를 이어왔는데요. 재임 기간 내내 퇴진 요구 시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시르 전 대통령을 체제를 무너뜨리고 출범한 과도정부가 군부와의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던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도정부와 군부는 그간 민정 이양과 바시르 전 대통령의 국제형사재판소(ICC) 인도 문제를 두고 대립해 왔습니다. ICC는 이른바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바시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수단 군부가 지난달에 다시 쿠데타를 일으킨 명분이 뭡니까?
기자) 네. 부르한 장군은 정쟁이 내전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쿠데타를 감행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수단이 원래 2023년에 총선을 치를 계획이었는데요. 그럼 총선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앞서 부르한 장군은 2023년 7월에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함독 총리도 21일 ‘알자지라방송’에 이때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함독 총리 복귀와 군부와의 권력 분점에 대한 수단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먼저 민주화 진영인 ‘자유와 변화의 힘(FFC)’ 측은 사실상 군부가 함독 총리 머리에 총을 겨누고 강요한 합의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군부와의 어떤 타협이나 협력도 없다고 선언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수단 하르툼에서도 이번 합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고 더 많은 정치범을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쿠데타를 감행한 수단 군부를 그간 압박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사회는 민정을 복원하라고 수단 군부를 압박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세계은행과 아프리카연합 등이 수단에 대한 원조 제공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럽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자, 많은 나라가 방역 조처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유럽 곳곳에서 벌어졌군요?
기자) 네. 강화된 방역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벨기에, 네덜란드, 그리고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벌어졌습니다.
진행자)관련 보도를 보니까 시위가 상당히 격렬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1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는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돌을 던지고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측은 이날 시위에 약 3만 5천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요구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강화된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건데요. 특히 시위대는 이른바 ‘백신 패스(Covid Passes)’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신 패스라면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는 증명서 같은 거죠?
기자) 맞습니다. 벨기에 정부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즉 백신 패스가 없는 사람들이 식당이 술집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벨기에 정부는 또 대부분의 사람에게 12월 중순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고요.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는 이런 조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헤이그에서도 각각 19일과 20일에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돌을 던지거나 불을 지르기도 했는데요. 로테르담에서는 시위 진압과정에서 경찰이 실탄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유럽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까지 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로테르담 경찰 당국은 시위 현장에 있던 경관들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어서 경고 사격을 한 뒤에 실탄을 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 3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요. 관련 당국이 현재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벨기에와 네덜란드 외에 오스트리아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죠?
기자) 네. 21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수천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들도 역시 정부의 강화된 방역 조처에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트리아 정부는 최근 눈길을 끄는 코로나 방역 조처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국민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는데요. 이 조처는 내년 2월부터 발효됩니다. 전 국민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나라는 유럽에서 오스트리아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유럽 내 많은 나라가 코로나 관련 제한을 강화하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계절이 겨울 초입에 접어들면서 유럽 안에 많은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는데요. WHO의 한스 클루게 유럽 지역 책임자는 긴급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유럽에서 50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클루게 박사는 떨어지는 기온과 충분하지 않은 백신 접종률, 그리고 델타변이 확산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클루게 박사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을 올리고, 새로운 치료법과 기본적 방역 조처를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브라질에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최근 심각하게 파괴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 사이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2% 늘어난 1만3천여㎢로 파악됐다고 최근 발표했는데요. 이는 지난 2006년 이래 최대 수준입니다.
진행자) 아마존 열대우림은 동식물종의 보고로 불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300만 종에 달하는 동식물종이 살만큼 생물학적 다양성이 풍부한데요. 이곳에는 또 100만 명에 달하는 원주민도 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 환경에도 매우 중요한 존재로 알려져 있죠?
기자) 맞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있어서 이 아마존 열대우림이 상당히 중요한 존재입니다.
진행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는 특히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가속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전 기간인 2009년과 2018년 사이 브라질의 아마존 삼림파괴 면적은 연평균 6천500㎢였습니다. 하지만,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후 이 수치는 약 1만1천㎢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이후 아마존 파괴가 가속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마존 열대우림 내 농업과 광업 활동을 장려한다면서 환경 규제를 푼 탓에 삼림 파괴가 가속했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와 환경단체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중단하라고 브라질 정부에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최근 막을 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산림 보호를 위한 합의가 나왔죠?
기자) 네. 100여 개 이상 나라 정상들이 ‘산림·토지 이용 선언(Declaration on Forest and Land Use)’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멈추고 토양 회복에 나서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이들은 이를 위해 공적 자본과 민간투자 192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 산림 보호 서약에는 브라질도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한다고 비난받는 브라질이 참여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산림 보호 서약에는 브라질 외에 러시아,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 그리고 영국 등 모두 115개국이 참여했는데요. 이들 나라의 산림은 전 세계 산림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마존 열대우림 외에 다른 지역 산림도 많이 없어졌다는 보도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세계자원연구소(WR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5만 8천㎢에 달하는 산림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이는 영국 면적보다 큰 건데요. 세계자연기금(WWF)은 매분 축구장 27개 면적의 산림이 사라진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