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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장 상원 청문회 증언 거부...워싱턴주 반자동소총 판매 금지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 (자료사진)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존 로버츠 미 연방 대법원장이 대법관 윤리 위반에 관한 상원 법사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증언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주 주지사가 AR-15 돌격소총과 같은 반자동 소총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어서, 미국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주 내 사용을 금지하려는 몬태나주가 앱 사용 제한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대법원장이 의회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25일 상원 법사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청문회에서 증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리처드 더빈 상원 법사위원장은 대법관들에게 적용되는 윤리 규정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며, 로버츠 대법원장이 출석해 증언해줄 것을 요청했었는데,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를 거부한 겁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이 거부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로버츠 대법원장은 삼권 분립에 대한 우려와 사법 독립 유지의 중요성에 비추어 봤을 때 “미국 대법원장이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증언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법사위원회의 초청을 “정중히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서한에는 2장 반 분량의 ‘윤리 규정과 관행에 관한 성명’도 첨부됐는데요. 로버츠 대법원장은 “오늘(25일) 대법관 모두가 이를 재확인하고 재진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떻게 해서 청문회에 출석 요청을 받은 겁니까?

기자) 해당 청문회가 열리게 된 이유는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을 둘러싼 윤리 위반 논란 때문입니다. 토머스 대법관은 가장 보수적인 대법관으로 꼽히는 인물인데요. 대법관 9명 가운데 취임한 지 가장 오래된 대법관으로 영향력이 큰 인물입니다. 그런데 최근 토머스 대법관과 아내가 공화당 후원자의 돈으로 호화로운 여행을 즐겼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겁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가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이달 초 미국의 인터넷 언론인 '프로퍼블리카'는 토머스 대법관이 매년 여름마다 댈러스 지역 기업인 할런 크로 씨 소유의 개인 리조트에서 머물러 왔고 부부 동반으로 크로 씨 전용기를 타고 해외 요트 여행을 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토머스 대법관이 크로 씨와 부동산 거래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크로 씨는 토머스 대법관의 오랜 친구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보도에 대해 크로 씨는 친구들끼리의 모임이었으며 토머스 대법관에게 영향을 끼치려 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의회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토머스 대법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규정상 토머스 대법관이 친구로부터 호화 여행을 제공받은 사실을 공개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대법관에게 그럴 법적인 의무가 있는지에 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빈 법사위원장은 토머스 대법관의 행동이 공직자 윤리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연방 대법관들도 다른 연방 사법부와 동일한 윤리적 기준을 적용하는 ‘상식적인 제안’을 할 것이라며 오는 5월 2일에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토머스 대법관의 행동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왜 갈리는 겁니까? 대법관들에 대한 윤리 규정이 없는 겁니까?

기자) 네, 공식적인 윤리 규정이 없습니다. 미국에서 성문화된 윤리 규정을 채택하지 않은 유일한 법원이 바로 연방 대법원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논란과 함께 잠재적인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미국 정부의 윤리 법에 따라 연방 판사를 비롯해 의원들 그리고 연방 공무원들은 외부 소득을 신고해야 하고요.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으로부터는 어떠한 선물도 받을 수 없습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법사위원회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더빈 위원장은 로버츠 대법원장의 서한에 대한 성명을 내고, “실수하지 말라”며 “대법원의 윤리 개혁은 대법원이 참여하든 말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빈 위원장은 이어 “대법원장이 기존의 윤리 규정을 재언급한 것은 현행법이 적절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또 명백한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제 의회가 대법원에 대한 집행 가능한 윤리규정을 제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이 인슬리 미국 워싱턴 주지사 (자료사진)
제이 인슬리 미국 워싱턴 주지사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총기 규제 강화에 나선 주가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서부 워싱턴주에서 반자동 소총 판매가 금지됩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가 해당 내용을 담은 총기 규제 법안에 25일 서명했고요. 이날 즉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인슬리 주지사가 서명한 법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이 법은 AR-15 돌격소총을 공격용 무기로 구분해 제조와 판매, 유통을 금지합니다. AR-15를 비롯해 약 76㎝ 이하의 모든 반자동 소총에 적용되는데요. 또 총기를 구입하기 위해선 10일간의 대기 기간을 거쳐야 하고요. 총기 구입 전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하는 요건도 있습니다. 한편, 총기 제조업자들이 미성년자나 총기 밀매업자 등 ‘위험한 개인’의 손에 총기가 넘어가지 않도록 합리적인 통제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총기 제조업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AR-15 돌격 소총을 제한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총기 규제 지지자들은 AR-15 소총과 같은 군사용 무기 규제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이런 대용량 화기는 권총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사될 수 있어 더 큰 인명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텍사스주 유밸디의 초등학교에서 21명의 사망자를 낸 총격 사건에 쓰인 무기가 바로 AR-15 소총이었습니다. 인슬리 주지사는 25일 법안에 서명하면서 “군사용 무기와 공격 무기는 대량 살인 외에 다른 목적이 없다”며 “유일한 목적이 사람들을 가능한 빨리 많이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총기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반자동 소총을 금지하는 곳이 워싱턴주가 처음은 아니라고요?

기자) 네, 워싱턴주에서 이날(25일) 법안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공격용 무기 판매가 금지된 주는 10곳으로 늘어났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캘리포니아주와 뉴욕,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같은 일부 주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반자동 소총을 금지해 왔고요. 최근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는 주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델라웨어주는 작년에, 일리노이주는 올해 1월에 비슷한 법을 채택했습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지난달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법안 통과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움직임이 미국 전반적인 분위기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일부 공화당 주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오히려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고 총기 구입 전 신원조사를 없애는 법안을 내놓는 등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워싱턴주에서 통과한 법안에 대해서도 총기 권리 옹호자들은 반자동 소총 금지는 수정헌법 2조가 보장한 총기 소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즉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을 현실화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싸워온 인슬리 주지사와 의회 지도자들, 총기 옹호자들, 생존자들, 선출직 공무원들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로고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로고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과 관련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바로 몬태나주에서의 일입니다. 그레그 지앤포테 몬태나 주지사가 '틱톡'의 사용 금지를 넘어서 다른 앱의 사용 역시 금지하려는 것으로 알려진 건데요. 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25일 보도에서 지앤포테 주지사가 기존 법안의 내용을 확대할 것을 주 의회에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안포테 주지사가 어떤 법안에 수정을 요구했다는 건가요?

기자) 이달 초 몬태나주 의회에서 통과된 'SB 419'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몬태나주 내에서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하고 있는 틱톡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틱톡 사용의 제한하는 움직임에 나선 여러 주 가운데 특히 몬태나주가 특별한 이유가 있죠?

기자) 그동안 공공기관에서의 해당 앱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주는 있었는데요. 일반 사람들도 이 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몬태나주가 처음이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주에서 틱톡 앱을 다운로드 받을 경우 최대 1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앤포테 주지사는 이 법안을 어떤 식으로 수정하길 바라는 겁니까?

기자) 사용 제한 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당초 주에서 틱톡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한 이유가 틱톡 사용자들의 정보가 중국 공산당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는데요. 지앤포테 주지사는 틱톡뿐 아니라 외국의 적에 사용자의 특정 데이터를 제공하는 소셜미디어 앱을 모두 제한하도록 수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틱톡 외에 이에 해당하는 앱이 어떤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지앤포테 주지사는 수정안을 다시 의회에 보내 놓은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만약 이런 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앱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글, 그리고 애플의 모바일 앱 스토어가 틱톡 앱을 제거할지 명확하지 않고요. 또 만약 앱 스토어에서 틱톡 등이 제거된다고 해도, 이미 이 앱을 다운받아서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 등이 명확하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법적 다툼이 있을 수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특정 앱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처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할 소지가 있는 겁니다. 실제로 틱톡 측은 사용자의 정보가 중국 정부에 넘어가고 있다는 지적을 부인하면서 법적 소송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선 최근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의회에서의 움직임이 가장 적극적입니다. 지난달 하원 청문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 추쇼우즈 틱톡 CEO 가 직접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는데요. 해당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중국 정부로의 사용자 정보 유출 의혹을 집중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이에 앞서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중국 정부가 틱톡을 이용해 미국인 사용자 수백만 명의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내에서 틱톡을 이용하는 사용자 수는 얼마나 되죠?

기자) 미국 내 틱톡 이용자 수는 1억5천만 명에 달합니다. 무엇보다 젊은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틱톡 사용자 가운데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사용자 수가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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