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상하원이 오늘(7일) 지난해 11월 3일 실시된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공식 인증했습니다. 의회는 당초 어제 인증을 마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에 난입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회의를 한 때 중단한 뒤 밤 늦게 재개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의회가 7일 새벽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제46대 대통령 선거 당선을 공식 인증했습니다.
의회는 하원과 상원이 각각 미국 내 50개 주별 인증 절차를 완료한 직후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을 넘는 306명을 확보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확정했습니다.
상원의장 자격으로 회의를 진행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버몬트 주의 선거 결과 인증이 마무리 된 직후 바이든 후보가 공식 절차를 모두 마치고 합법적인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선언했습니다.
[녹취: 펜스 부통령]
미 헌법에 따라 상원과 하원의 인증을 통해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당선을 확인한다는 겁니다.
이로써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실시된 지난해 11월 3일 이후 64일 만에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공식 확정됐습니다.
의회는 당초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인증하려 했지만 이날 오후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해 일정이 중단되는 미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워싱턴 DC 곳곳에서 성조기와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다가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자 의회로 행진해 급기야 회의장을 점거했습니다.
회의를 진행하던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급히 대피했고, 워싱턴 DC에는 이날 오후 6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연방 의회가 미 50개 주의 선거인단 개표 결과를 각각 인증하는 과정은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취임을 위해 남은 공식적인 마지막 법적 절차입니다.
펜스 부통령은 인증이 완료된 뒤 발언을 통해 “폭력은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며 “자유가 승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의사당 난입 사건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연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주의가 전례 없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당선인] “The scenes of chaos at the Capitol do not reflect a true America, do not represent who we are. What we are seeing are a small number of extremist, dedicated the lawlessness.”
의사당에서 벌어진 혼돈 장면은 미국의 모습이 아니며, 미국인을 대표하지 않는 소수 극단주의자들의 무법 행위라는 겁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 같은 행위는 국민에게 부여 받은 임무를 수행하는 성스러운 미국 의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TV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의 폭력적 난동을 멈추게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가 격화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시위대 해산을 촉구하는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I know you are in pain, I know you are hurt. We had an election that was stolen from us. Everyone knows it, but you have to home now.”
자신의 지지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으며 도둑 맞은 선거인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지금은 집으로 돌아갈 때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유지하고 법과 질서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선 이후 지난 두 달 간,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대선 결과에 불복했습니다.
이날 인증 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도 펜스 부통령에게 의회에서 선거인단 불인정을 선언하라며 압박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f Mike Pence does the right thing we win the election.”
지지자 수 천 명이 모인 자리에서 펜스 부통령이 옳은 일을 한다면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이 합동회의를 시작하며 자신은 유권자들의 결정을 뒤집을 헌법적 권한이 없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펜스 부통령이 미국과 헌법을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용기가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과반수인 270명을 휠씬 넘는 306명을 확보하며 승리했습니다.
특히 승리의 열쇠가 되는 미시간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경합주를 모두 석권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라 증가한 우표투표가 선거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연방대법원에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의 우편투표 관련 결정이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청구했지만, 이런 소송들은 법원에서 줄줄이 기각됐습니다.
이처럼 미국 헌정사에서 대선 결과를 둘러싼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가운데, 선거가 끝난 지 20일 만인 지난해 11월 23일 연방조달청(GSA)이 바이든 당선인을 대선 승자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권 인수인계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바이든 당선인은 측은 내각 인선을 속속 발표하며 취임 준비에 속도를 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제이크 설리번을 지명했습니다.
또 국토안보부 수장으로는 첫 히스패닉계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명했고, 국방장관으로는 4성 장군 출신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을 지명해 첫 흑인 국방장관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의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오는 20일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