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미 의회가 국가 부채 한도 증액 문제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하는 가운데 재무부는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가동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공항에서 압수된 총기가 2년 연속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민간이 주도하는 새로운 난민 재정착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의 빚이 법정 상한선에 도달하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부채 설정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국가부채가 법정 한도에 도달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미 연방 재무부는 19일에 정부의 총부채가 의회가 정한 상한선인 31조4천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막기 위해 ‘특별 조치’를 가동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선, 부채 한도라는 게 뭡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매년 막대한 재정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는데요. 재정 적자란 세금을 비롯해 정부 재정으로 들어오는 돈보다 각종 지출로 나가는 돈이 많은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재정 적자로 인해 모자란 부분은 외부에서 돈을 빌려서 메우는데요. 국채 발행이 대표적인 수단입니다. 하지만, 국채를 활용해서 무한정으로 돈을 빌릴 수는 없으니까 의회에서 제한을 두는데요. 그게 바로 부채 한도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부채 한도 상한선을 의회가 법으로 정하는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정부의 부채 한도를 의회가 정하는 제도는 지난 1917년에 시행됐는데요. 재무부에 따르면 의회는 1960년 이후 부채 한도를 78번 인상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를 의회가 설정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정부의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사태를 맞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국가부도 사태가 발생하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디폴트가 되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주식 시장이 붕괴할 것이고 달러 가치가 평가절하되면서 전 세계 경제에 파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 상향문제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부채 한도를 증액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공화당은 재정지출을 삭감하라는 자신들의 요구에 먼저 응하라고 맞서면서 부채 한도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재무부가 가동하기로 한 ‘특별 조치’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정부 빚이 부채 상한선에 도달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늦추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각종 정부 펀드의 투자나 신규 판매, 정부 기관 간의 부채 이동 등이 중단되고요. 연방 공무원들의 연금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도 일시적으로 중단됩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 시간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이르면 6월에 현금과 비상조치가 고갈될 것이라며, 따라서 의회가 부채 한도를 상향하거나 한도 적용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기자) 만약에 6월까지 부채 한도 법안이 마련되지 않아서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기자) 말 그대로 정부가 빌린 돈을 갚을 수가 없고요. 또 신규 채권 발행도 불가능해집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세수로 확보된 자금 역시 부채 상환에 먼저 사용됩니다. 따라서 국민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연방 공무원의 급여 지급이 중단되고요. 사회보장연금과 재향군인에 대한 연금 지급 등도 어렵게 됩니다.
진행자) 국가부채 위기가 실제로 미국의 경제 침체를 가져온 경우도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1년 바락 오바마 행정부 때 부채 한도 증액 법안 처리 문제를 두고 의회에서 큰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다행히 정부 자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 시일을 이틀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는데요. 향후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대가로 공화당이 정부 부채 상향에 동의했던 겁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S&P는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도 극적인 타결을 이룰 수 있겠네요?
기자) 이번에는 2011년과 같은 타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우리는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공화당의 재정 삭감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원하는 건 뭔가요?
기자) 공화당은 국가 부채 한도를 늘리는 것은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일이며, 부채를 줄이기 위해선 정부가 지출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정부의 무분별한 지출을 막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기자들에게, “공화당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소셜시큐리티’라고 하는 사회보장연금을 늘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여기에 쓰이는 단 1달러까지도 면밀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이는 열심히 일하는 납세자의 권리”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공화당의 주장에 민주당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공동성명을 내고 “극단적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강요된 디폴트는 국가를 깊은 불황에 빠트리고 주택, 자동차 대출에서부터 신용카드 이자 인상에 이르기까지 미국 노동자 가정이 지출해야 하는 모든 비용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공항에서 적발된 총기가 아주 많은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지난 2022년 한 해 미국 공항 검색대에서 적발한 총기가 6천540여 정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 2021년의 5천970여 정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그러니까 공항에서 압수된 총기 수가 2년 연속 사상 최다를 기록한 겁니다.
진행자) 공항 검색대에서 적발했다는 말은 여행객이 총기를 갖고 항공기에 탑승하려고 했다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TSA에 따르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여행객 11만 6천여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총기가 적발됐고요. 게다가 적발된 총기 가운데 88%는 장전이 돼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기내로 반입하는 휴대 수화물에 총기는 금지돼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총기 소지 면허에 상관없이 총기 기내 반입은 불가능합니다. 만약 총을 가지고 여행을 가고 싶으면, 장전되지 않은 총을, 잠금장치가 있는 튼튼한 상자에 넣어, 위탁 수화물로 보낼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수화물로 부칠 때도 총기가 있다는 사실을 항공사에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진행자) 총기를 어떤 식으로 기내에 반입하려 하는 겁니까?
기자) 네, 플로리다주에서는 한 여행객이 총을 생닭에 넣어서 반입하다 적발됐고요. 또 앞서 지난 연말에는 뉴욕의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한 승객이 땅콩버터 두 병에 분해된 반자동 소총을 숨겼다가 보안 검색대에서 적발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어느 지역에서 총기가 많이 적발됐는지도 궁금하네요?
기자) TSA에 따르면 260여 개 공항에서 총기 적발 사례가 있었습니다.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 남부 주에 적발 사례가 집중됐는데요. 가장 적발 건수가 많았던 공항은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 공항으로 총 448건의 총기가 적발됐고요.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이 385건, 휴스턴 조지 부시 국제공항이 298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휴대 수화물에서 총기가 적발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TSA는 즉각 현지 공항 경찰에 통보하고요. 자체 조사에도 들어갑니다. 무기 소지자는 경우에 따라 형사 소환에 더해 민사상 처벌도 받을 수 있는데요. 민사 처벌은 위반 건수 당 최저 3천 달러에서 최고 약 1만5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원래는 최고 벌금이 약 1만4천 달러였는데, TSA가 작년 12월에 벌금을 인상했습니다. 또 만약 총기 소지자가 주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주 당국에 알리기도 합니다.
진행자) 작년에 이렇게 공항에서 적발된 총기 건수도 늘었지만, 여행객 수 자체도 늘었다고요?
기자) 네, TSA에 따르면 작년 항공기 여행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여행객은 총 7억3천600만 명으로 하루 평균 200여만 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셈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새로운 난민 지원 프로그램이 출범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무부가 19일 신규 난민 지원 프로그램 발족을 알렸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의 재정착을 돕는 프로그램인데요. 그 주체가 정부나 비영리 단체 등 기관이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입니다.
진행자) 프로그램 이름이 뭔가요?
기자) '환영단(Welcome Corps)'이라는 명칭이 붙여졌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9일 이번 프로그램 발족을 알리면서 "지난 40년간의 난민 재정착에 있어서 가장 대범한 혁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기존 난민 재정착 지원은 누가 주체가 됐었죠?
기자) 네, 그동안 미국 정부는 미국으로 들어온 난민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주로 비영리 난민지원 단체에 의존해 왔습니다. 하지만 엄격한 이민 정책을 펼쳤던 지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 기관들의 활동 폭이 줄어들면서 난민 지원은 어려움에 부딪혔는데요. 이번에 신규 프로그램 발족으로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는 것이 국무부의 평가입니다.
진행자) 민간이 주도하는 재정착 지원 프로그램인 '환영단'은 어떻게 운영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일단 시민권 혹은 영주권을 지니고 있는 개인 최소 5명이 모여야 하나의 그룹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 그룹이 미국 정부가 지정한 난민의 지원을 위한 기금을 모금해 지원할 수 있는 겁니다.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신원 조회를 통과해야 하고요. 또 지원 방안 역시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는 거죠?
기자) 네, 난민 한 명당 최소 2천300달러가량을 지원해 주는 건데요. 해당 난민의 미국 정착 첫 90일 동안 필요한 자금을 대주는 겁니다. 여기에는 주거나 취업, 혹은 자녀들의 교육 기관 등록 등 필수 활동 서비스가 포함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앞서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 온 난민들을 대상으로 시범 시행됐는데요. 이번에 ‘환영단’ 프로그램이 새롭게 시행되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오는 난민도 이에 적용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프로그램 발족으로 적용받는 난민들은 누구죠?
기자) 일단 프로그램 시행 초반, 그러니까 올해 첫 6개월 동안은 이미 국무부로부터 미국 내 재정착을 승인받은 난민들과 연계해서 진행되고요. 올해 중순 이후부터는 민간인이 후원하기를 원하는 난민을 정부의 ‘난민수용프로그램(USRAP)’에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국무부의 계획입니다.
진행자) 신규 프로그램 발족으로 얼마나 많은 난민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오는 9월 30일까지의 2023 회계연도에 5천 명의 난민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난민 입국에 전임 행정부보다 개방적인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얼마나 많은 난민의 입국을 허용할 것인지는 회계연도마다 그 한도를 정하게 되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은 1만8천 명으로까지 떨어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2021년, 이 한도를 6만2천500명으로 크게 늘렸고요. 이어 2022, 2023 회계연도에서 이를 현재의 12만5천 명으로 늘렸습니다.
진행자) 한도가 높아진 만큼 그만큼 난민으로 들어온 사람도 많은가요?
기자) 한도는 높아졌지만, 실제 난민으로 들어온 수는 많지 않은데요. 지난 2021 회계연도에는 약 1만1천400명이 난민 승인을 받고 들어왔고요. 2022 회계연도는 약 2만5천500명이 난민으로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시작된 2023 회계연도에선 첫 3개월 동안 미국에 들어온 난민은 7천 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이번 회계연도를 분석해 볼 때 콩고공화국, 미얀마, 시리아,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국적자 난민이 가장 많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