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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래 최악' 하와이 산불 사망자 96명...미 조지아 대배심, 트럼프 기소 여부 곧 결정


미국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의 주택과 차량이 13일 산불에 타 뼈대만 남아 있다.
미국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의 주택과 차량이 13일 산불에 타 뼈대만 남아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하와이 산불 사망자가 90명을 훌쩍 넘기며 미국에서 발생한 100년 만의 최악의 산불 참사로 남게 됐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조지아주의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여부가 이번 주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가 미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개량된 백신 접종이 다음 달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하와이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와이 마우이섬을 덮친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는 산불 엿새째인 13일, 사망자가 최소 9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는데요. 주민 수백 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이고요. 아직 수색이 진행되지 못한 지역도 많아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가 역대급이라고요?

기자) 네, AP통신 등 미 언론은 이번 산불이 100년 만의 최악의 산불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캘리포니아 북부 패러다이스 마을에 산불이 번져 85명이 숨진 이래 근래들어 이렇게 많은 사망자를 낸 산불은 없기 때문입니다. 미 역사상 최악의 산불은 지난 1918년 미네소타주 북부 클로케에서 발생한 산불인데요. 당시 주택 수천 채가 불타고 453명이 숨진 바 있습니다. 또 이번 산불은 하와이주에서 발생한 최악의 재난이기도 한데요. 이제껏 하와이주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남긴 재난은 지난 1960년 쓰나미로 당시 61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산불 발생 지역의 사진을 보니까 그야말로 온 마을이 잿더미로 변했더라고요. 사상자 외에 재산 피해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라하이나 지역에서 불에 탄 면적은 총 2천100에이커, 약 8.5㎢에 달하고요. 주택 등 건물 2천200여 채가 파손됐습니다. FEMA는 피해액을 55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2일 피해액이 60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산불이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겁니까?

기자) 산불은 지난 8일,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의 마우이섬에서 시작됐습니다. 마우이섬은 하와이 제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데요. 마우이섬 서부 해변에 있는 마을 라하이나가 특히 큰 피해를 봤습니다. 아직 정확한 발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전문가들은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던 상황에서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산불이 주거지를 순식간에 덮쳐 피해를 키웠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산불은 진화됐나요?

기자) 아직 진화 작업 중입니다. 당국에 따르면 13일 현재 라하이나 지역은 85%가 진압됐고요. 중부 해안인 풀레후·키헤이 지역은 불길이 완전히 잡혔습니다. 마우이섬 지역 대부분에 전기를 공급하는 ‘하와이전기’ 측은 산불로 전력공급이 끊겼던 지역의 약 60%에 전력이 복구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색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인명 수색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린 주지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수색을 본격화하면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존 펠레티에 마우이 카운티 경찰국장은 희생자들을 찾기 위해 투입된 탐지견들이 대상 지역의 3% 정도에서만 수색을 진행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번 산불과 관련해서 대피 경보가 제대로 울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화재 발생 후 대피한 주민들은 당시 대피 경보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연기를 맡고 탈출했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하와이주는 재난 재해 대비 경비용 사이렌이 약 400개 있고, 마우이섬에도 사이렌이 배치돼 있지만, 화재 발생 첫날인 8일 경보 사이렌이 울린 기록이 없다고 하와이 당국은 밝혔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13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경보가 제대로 울리지 않은 원인을 현재 주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와이주지사가 인터뷰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그린 주지사는 이번 산불 피해가 컸던 데에는 기후 온난화가 큰 영향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이번 산불을 ‘화염 허리케인(fire hurricane)’으로 묘사하며 지구 온난화 시대를 보여주는 자연 재난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극심한 가뭄 상태에서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으로 여태 보지 못한 산불을 경험했다는 겁니다. 그린 주지사는 “지구 온난화는 우리에게 그리고 모든 곳에서 매우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멈추고 되돌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위스콘신주 워케샤에서 유세하고 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위스콘신주 워케샤에서 유세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기소될 가능성에 놓였군요?

기자) 네,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조지아주의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가 이번 주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지아주 대배심은 15일 해당 사건에 대한 풀턴카운티 검찰의 수사 자료를 검토하고 증인을 신문할 예정인데요. 이후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확정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법원에서 열릴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해야 합니다.

진행자) 대배심이 소환한 증인들은 누구입니까?

기자)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와 언론인 조지 치디 씨입니다. 두 사람은 15일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받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는데요. 던컨 전 부지사는 CNN 방송에 출연해 조지아주 대배심으로부터 증언 요청을 받았다며 “어떤 질문이 나와도 반드시 대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던컨 전 부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비판해 온 인물입니다. 또 다른 증인인 치디 씨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증인 소환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풀턴카운티 검찰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추진 중임을 시사해 왔죠?

기자) 네, 관련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패니 윌리스 풀턴카운티 검사장이 곧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추진에 나설 것임이 알려지면서 풀턴카운티 법원은 이미 지난달부터 법원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해 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조지아주에서 약 1만2천 표, 근소한 차이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 패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조지아주 선거 관리 책임자인 브래드 래팬스퍼거 총무장관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표를 더 찾아내라고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고요. 이에 윌리스 검사장이 지난 2021년 초 관련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기자) 해당 수사 과정에서 특별 대배심이 꾸려지기도 했는데요.

기자) 네, 윌리스 검사장은 조사를 위해 주요 증인들을 소환했지만, 소환에 불응하자 작년 5월 특별 대배심을 꾸렸습니다. 특별 대배심은 이후 7개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 측 고위 인사를 비롯해 총 75명의 증언을 청취한 이후 관련 보고서를 내고 올 1월 해산했습니다.

진행자) 특별 대배심 보고서도 화제가 됐죠?

기자) 네, 보고서 내용이 일부 공개됐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쪽에 불리한 내용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 증인이 위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에 기소를 권고한 겁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별 대배심이 내놓은 보고서를 폐기하고 윌리스 검사장의 기소 자격을 박탈해 달라며 조지아주 대법원과 풀턴카운티 고등법원에 각각 청원서를 냈는데요. 해당 청원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조지아주 검찰의 수사는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결정을 내리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네 번째 기소가 이뤄지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앞서 지난 3월 뉴욕주 맨해튼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른바 ‘성 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했고요. 6월에는 연방 대배심이 기밀문서 유출 혐의 등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달 초에는 워싱턴 D.C. 연방 대배심 결정에 따라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정부 사취·선거 방해·투표권 방해 음모와 공무 절차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여러 법정 다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일련의 기소를 내년 대선에서 자신의 승리를 막기 위한 정치적 박해로 보고 있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유권자들로부터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도 법적 문제가 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 본인은 아니지만, 아들인 헌터 바이든 씨가 형사 재판에 직면했습니다. 델라웨어 연방 검찰은 지난 11일, 유죄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헌터 바이든 씨가 형사 재판을 받을 가능성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씨는 탈세와 불법 총기 소지 혐의에 대해 검찰의 조사를 받아 왔는데요. 앞서 바이든 씨는 검찰과 유죄 인정 협상을 진행했지만, 판사가 협상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불발된 바 있습니다. 한편,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11일, 해당 사건을 조사해 온 데이비스 와이스 연방검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하면서 바이든 씨에 대한 수사는 연방 검사에서 특검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모더나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자료사진)
모더나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재유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주간 신규 입원 건수는 지난 6월에는 6천300 건대까지 내려갔는데요. 최근 이 수가 거의 1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확진자 수가 확산하고 있는데 특히 신종 변이에 의한 확산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리스(Eris)'라고 불리는 EG.5 변이입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데요. 현시점에서 에리스에 의한 확진자 수는 전체 확진자 수 가운데 1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캐나다 등에서도 이 변이에 의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리스 변이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있나요?

기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와 비슷한 증상입니다. 기침과 호흡곤란, 그리고 피로감 등이 있을 수 있고요. 이런 증상은 며칠간 지속됩니다. 회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 섭취를 해줘야 하고요. 손도 깨끗하게 씻어야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새로운 개량 백신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개량 백신인데요.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야 접종이 시행될 수 있습니다. 맨디 코언 CDC 신임 국장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개량 백신 접종이 오는 9월 세 번째 주에서 네 번째 주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백신은 당초 에리스가 빠르게 확산하기 전에 우세종이었던 오미크론 하위변이 XBB.1.5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량된 것으로 에리스 역시 이 변이와 유사해 해당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낮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코로나 백신이 출시되어서 처음 접종이 시작됐을 때는 백신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았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수요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년 동안 백신 접종 완료 건수는 2억 건이 넘었는데요. 이후 첫 번째 부스터샷이 나온 뒤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1년 동안 그 수는 약 1억 건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기존 바이러스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대응이 가능한 2가 개량 백신 접종 건수는 여기서 또 절반 가까이 줄어든 약 5천600만 건을 기록했습니다. 매년 맞는 독감 접종 건수가 1억 6천만 건이 넘는 것과 비교해 봤을 때 1/3 수준으로 매우 낮은 겁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미국 '카이저가족재단'의 애슐리 커징거 국장은 이에 대해서 사람들이 과거 백신을 접종했거나 혹은 확진 뒤 회복됐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사람들이 더 이상 코로나에 대해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걱정하지 않는 것이 사실인데요. 앞서 올해 미국은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11일을 기점으로 그동안 3년여 동안 이어오던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했습니다. 이로써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던 코로나 관련 백신 접종이나 확진 검사, 치료 등 서비스 제공이 끝났습니다. 민간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해당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 본인 부담금을 지불해야 하고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전액 본인 비용으로 지불해야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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