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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업종 업무 복귀’ 기준 발표…샌더스 경선 중단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오늘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필수 업종 근로자들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 기준을 당국이 발표한 소식에 이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민주당 대선 경선 중단 소식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필수 업종 근로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와 접촉했더라도,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 기준이 나왔습니다. 해당 분야의 인력 부족 우려에 따른 조치인데요.

필수 업종 근로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나 의심자와 접촉했더라도, 업무에 복귀하는 기준을 보건당국이 내놨습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장이 9일 백악관 일일 브리핑에서 해당 기준을 발표했는데요. 현재 국가 경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조속히 정상을 되찾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움직임이라고 공영방송 NPR이 해설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9일) 브리핑에서 “조만간” 나라를 다시 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는데요.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보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조만간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필수 업종이 먼저 제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필수 업종은 지금도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자가 격리 조치 등이 잇따르면서, 인력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CDC 레트필드 센터장은 “근로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기 시작해서, 인력 부족을 겪지 않도록” 이번 기준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디까지를 확진자나 의심자와 ‘접촉’했는지로 볼지에 대해 CDC는, “확진ㆍ의심자와 한집에 살고있거나, 6ft(약 1m 80cm) 이내로 접근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있는 근로자들은 각 업종에서 14일 자가 격리 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일정 기준을 충족해 업무에 복귀하도록 당국이 발표한 겁니다.

업무 복귀 기준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나뉘었습니다. 해야 할 것은 첫째, 업무 개시 전에 체온을 측정하고, 둘째,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셋째, 업무 공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도록 했는데요.

하지 말아야 할 일로는 첫째, 아프면 일터에 머무르지 않고, 둘째, 헤드셋 등 얼굴 주변에 착용하는 장비를 공유하지 않으며, 셋째, 직장 내 휴게실이나 구내식당 등에 여럿이 모이지 않는 것입니다.

해당 직장들이 해야 할 일도 규정했습니다. 근무자들의 복귀 전에 개개인의 체온과 증상을 평가하고, 근무중 아픈 사람은 즉각 집으로 보내는 내용인데요. 일터의 환기와 청소도 자주 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마스크 착용이 업무수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미리 점검하라고 했습니다.

필수 업종에 해당하는 분야는 공중보건, 경찰ㆍ사법, 응급구호, 식품ㆍ농업, 에너지, 상하수도, 교통, 그리고 공공사업 등입니다. 이밖에 제조업 일부와 금융, 통신업도 포함됐는데요.

해당 목록은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ㆍ기간시설 보안청(CISA)’에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참고 기준’이고 연방 규정으로 확정된 건 아닌데요. 이미 의료업 종사자들에 대해, 앞서 CDC가 업무 복귀 기준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편,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 편향’을 지적하면서, 분담금 보류 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사임 요구도 잇따랐는데요.

WHO 측은 관련 사안을 ‘정치화’하는 것은 코로나 대유행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8일 WHO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재확인했는데요. “우리의 임무는 미국 납세자들을 보호하고 우리의 자원이 미국 국민과 세계를 대표해 전달되지 않아야 할 곳에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를 선언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를 선언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했습니다. 이로써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사실상 확정됐는데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8일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 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참모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결정을 발표하고, 이후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경선 하차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대의원 수에서 경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300명 정도 뒤지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것이 진실이고, 경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또 이념 대결에서 승리하고, 미 전역의 젊은이와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데 승리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따라서 이날로 선거 운동을 접는다고 말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2월, 첫 3개 주에서 강세를 보이며 경선 초반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선두주자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2월 말,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위 자리를 내어준 후, 3월 3일 미국 내 1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진행된 ‘ 슈퍼화요일’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중도파 민주당 지지자들이 바이든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샌더스 의원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거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선거 유세가 일제히 중단되고 여러 주에서 예비경선이 연기되는 등 경선 과정이 차질을 빚게 된 것도 샌더스 의원이 경선을 포기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샌더스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이번 결정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현실 가능성이 있었으면 어떻게든 선거 운동을 이어가겠지만, 그런 희망이 안 보였다는 겁니다.

샌더스 의원은 비록 경선은 포기하지만, 선거 기간 내세웠던 이념만큼은 지지자들이 포기하지 않기를 당부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또 자신이 내세운 진보적인 공약들에 대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무 극단적이거나 비주류라는 평가가 따랐지만, 이제는 당당히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정책이 이미 미국 전역의 주와 도시들에서 시행에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북동부 버몬트 주 출신인 샌더스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붙었던 지난 2016년 민주당 경선 당시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진보적인 정책들, 그러니까 전국민건강보험이나 경제적 평등을 내세우며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클린턴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고, 4년 후 다시 대선에 도전했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됐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특히 서민들이 소액을 기부하는 일명 풀뿌리 운동에 지지 기반을 뒀으며,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성공한 풀뿌리 운동 사례로 꼽힙니다.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지난달 선거 자금 대신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기금을 모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선 경선에서 하차함으로써 바이든 전 부통령의 민주당 후보 지명과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맞대결을 위한 길이 열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8일 아침, 경선 하차 발표를 앞두고 바이든 전 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샌더스 의원의 경선 포기 발표가 나오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샌더스 의원이야말로 보다 공정한 미국을 위한 강력한 목소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그의 영향력은 끝난 것이 아니라며 샌더스 지지자들이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샌더스 지지자들을 보고, 듣고 있고, 또 이 나라를 위해 해야 할 바에 대한 시급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당신들이 필요하다,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하차를 발표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하며,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샌더스 의원은 누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든 그 사람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바이든 후보가 모두 흡수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민주당 대선 후보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조기에 결정됐지만, 민주당은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릴 전당대회를 8월 17일에 시작되는 주로, 한 달가량 미룬 상태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코로나 상황에 따라 대선 본선 상황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 의원이 경선에서 하차하게 된 것이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 덕분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에, 워런 의원이 없었다면 샌더스 의원이 슈퍼화요일에 거의 모든 주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글을 올렸는데요. 워런 상원의원이 하차를 미루면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표가 분산돼 샌더스 의원이 승기를 잡지 못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당과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원하는 대로 됐고 “사기꾼 힐러리” 사태 때와 똑같다며,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에게 공화당으로 오라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워런 상원의원도 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샌더스 의원의 진보적 이념을 위한 싸움은 대화를 움직였고, 후보들을 위한 길을 제시했다고 평가하면서, 결국엔 나라와 정당의 방향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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