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오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 이민 제한 조치에 서명한 소식에 이어,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을 재확인한 관한 상원 보고서 내용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특정 분야 영주권 발급을 60일간 중단하는 포고령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서명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는데요. 오종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예고했던 이민 제한 조치가 23일부로 공식 발효됩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2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발표했는데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먼저 “위대한 우리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실업 상태인 각계각층의 미국인들이 경제가 다시 열리면 취업전선의 가장 앞에 서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의료 자원을 미국인 환자들을 위해 비축해두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시 말해, 취업시장을 미국 시민들에게 우선 할당하고, 코로나 사태 관련 의료자원도 미국인에게 우선 배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통령 포고령이 이날(22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시됐습니다. “코비드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 이후 미국 노동시장에 위험을 주는 이민 입국 정지”라는 제목인데요. 미국 동부 시간 23일 오후 11시 59분부터 60일간 효력을 발휘한다고 명시했습니다.
60일보다 시행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는데요. “만료일 이전에 국토안보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이 협의해 연장이나 수정 여부를 (대통령에게) 건의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민 입국 정지’의 대상은 크게 두 분야입니다. 취업을 통한 이민, 그리고 영주권 소지자의 가족 초청 이민인데요. 다만 기존에 이미 유효한 비자를 갖고 있거나, 미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은 그대로 영주권 수속이 진행됩니다.
아울러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ㆍ보건 분야 종사자, 그리고 거액 투자자 등에게도 이번 영주권 발급 제한 조치는 적용되지 않고요. 시민권자의 직계가족 초청, 망명이나 난민 신청자도 예외가 됩니다.
이같은 조치에 반응은 엇갈립니다. 앞서 민주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국인 혐오 총사령관(xenophobe in chief)”라는 자극적인 어휘를 사용해 비판했었는데요. 주요 언론은 “이민을 막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당초 공언보다는 실제 조치의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AP통신은 특히 “예외 대상자들의 목록이 굉장히 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코로나 사태 이후로 대다수 이민 행정이 실무 차원에서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직접적 영향은 둔화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짚었습니다.
아울러 비이민 분야 비자 업무는 이번 조치와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취업비자나 학생비자 등은 변함 없이 수속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의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는 쪽도 있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이민정책연구소(MPI) 측은 “매달 2만 명 넘는 사람의 영주권 발급이 제한될 수 있다”고 이날(22일)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전역의 고용주들은 물론, 영주권 소지자로서 가족 이민을 초청한 사람들이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이민단체 관계자가 로이터통신에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22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장에게 기존 발언 내용 정정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올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워싱턴보스트 인터뷰 내용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 인용된 것”이라고 밝힐 것을 요구했습니다.
레드필드 센터장은 연단에 나와, 미국인들에게 독감 예방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인용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필드 센터장의 발언이 잘못 인용됐다고 주장했다가, 나중에는 기사 제목을 문제 삼았는데요. 올겨울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고 해도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주지사들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ㆍ사회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22일) 봉쇄정책 완화 계획을 오는 24일 공개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안전하고 점진적인 단계를 거쳐, 재건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텍사스와 조지아 등지에서도 이같은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볼링장과 미용실까지 열도록 한 조지아 주 정부의 조치가, “연방 지침을 어겨 너무 성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첫 코로나 감염증 사망자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이른 지난 2월 초에 발생한 것으로 캘리포니아주 당국이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 당국의 결론은 타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김현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미 연방 상원정보위원회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관련한 네 번째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미 정보 당국의 평가에 초점을 뒀는데요. 보고서는 당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보계 결론이 타당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은 성명에서 정보 당국의 결론에 이의를 제기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통령 소속 정당인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나왔다는 것과 또 현재 미 정보 당국 수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지난해 7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물러난 이후 대행 체제가 이어지면서, 미 정보 당국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DNI는 미국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곳으로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그리고 국가안보국(NSA) 등을 관리 감독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존 랫클리프 하원의원을 DNI 국장으로 지명했으나, 아직 상원 인준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츠 국장 후임으로 조셉 매과이어 국가대테러센터장을 DNI 국장 대행으로 임명했습니다.
하지만 매과이어 국장 대행의 보좌관이 지난 2월,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올해 11월에 있을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을 도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매과이어 국장 대행을 경질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보 당국의 결론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상원 보고서는 CIA의 결론에 이상이 없고, CIA 발표에 대한 후속 수집, 분석 결과도 이 같은 점을 재확인시켜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이번 보고서는 25명의 대면 인터뷰와 2017년 나온 CIA 보고서 작성에 가담한 40여 명의 정보국 인사들에 대한 청문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지난 2017년 1월, 미국 주요 정보기관인 CIA와 FBI, NSA는 ‘러시아 미국 대선 개입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가 미국의 민주주의 과정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훼손하려는 목표로 미국 대선에 개입했으며,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폄하해 당선 가능성을 낮추려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2017년 보고서는 또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당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분명한 선호를 드러내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을 돕기를 열망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당선 이후 정보 당국의 이런 결론을 줄곧 부인해 왔습니다. 러시아가 자신의 당선을 돕기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지어낸 얘기(hoax)’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베트남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미국 선거에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는 러시아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재차 물었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며 푸틴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임스 클래퍼 전 DNI 국장과 존 브레넌 전 CIA 국장 등 전직 정보 당국자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거짓말쟁이고 폭로자들이라고 혹평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듬해에도 러시아가 미 선거에 개입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상원 정보위원회가 21일 공개한 보고서는 2017년 조사가 비록 촉박한 일정 속에 조사가 마무리됐지만, 당시 정보 당국이 내린 결론은 분석적인 기술이 제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일명 ‘트럼프 문건(Trump dossier)’을 정보 당국이 사용한 것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일축했습니다.
FBI와 연방 법무부는 지난 2016년 법원 영장을 받아 트럼프 진영 관계자를 도청했는데, 영장 발부 요청 자료에 트럼프 문건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트럼프 문건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진영이 퓨전GPS라는 회사에 의뢰해 만든 문건인데요. 퓨전GPS는 영국 대외정보국(MI-6) 전직 요원 크리스토퍼 스틸 씨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와의 유착 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담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하지만 문건 내용을 부정하면서 러시아 개입 논란을 겨냥한 FBI 수사와 연방 법무부의 태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상원 정보위 보고서는 스틸 씨가 FBI에 정보를 제공하긴 했으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이기 때문에 CIA의 분석적 판단을 뒷받침하는 데는 쓰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메리카 나우, 김현숙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