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취임 반년을 향해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고 60%선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대응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대에 못미친다고 지적받는 부분도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플로리다 공동 주택 붕괴 관련 사망자 수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어서, 보수 우위 대법원이 이번 회기에 어떤 결정들을 내렸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조사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 내 성인 과반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는 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독립기념일 연휴에 맞춰, 주요 매체들이 여론 조사를 했는데요. 워싱턴포스트-NBC 공동 조사에서 50%가 나왔습니다. 투표권이 있는, 등록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는데요. 정치 전문 매체 ‘더힐’과 조사기관 ‘해리스X’ 공동 설문에서 60%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특히 어떤 분야에 평가가 좋은가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처를 잘한다는 응답이 많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 이 분야 지지율이 62%에 이르렀는데요. ‘더힐’ 조사에서는 68%까지 올라갔습니다. 잘 못 한다고 보는 비율은 각각 31%와 32%에 그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까지, 미국 내 성인 70%가 한 차례라도 백신을 맞도록 하자는 계획을 제시했었는데요. 이날(4일) 약 67%에 머물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팬데믹 대응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코로나 대처에 관해 여론의 반응이 좋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목표 달성 실패가 정부 책임이라고 판단하는 여론이 많지 않은 겁니다. 실제로 백신 생산은 정부 지원 하에 충분한 물량이 이뤄졌고, 미국 전역에 꾸준히 공급되고 있는데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손쉬운 절차를 통해 접종받을 수 있습니다. 여유분을 외국에도 제공하고 있는데요. 최근 접종률 증가가 더뎌진 원인은, 자발적 의사에 따라 백신을 맞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 부분에 관해, 앞으로 정부가 어떤 대책을 진행합니까?
기자) 홍보를 강화하고 각종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6일, 백신 접종을 비롯한 코로나 사태 현안을 놓고 백악관에서 연설하는데요.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해나가는 겁니다. ‘성인 70% 최소 1차례 접종’으로 세운 목표는 당초 계획보다 한 달쯤 뒤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조사로 돌아가죠. 팬데믹 대응 외에, 잘한다는 평가를 받은 분야는 뭡니까?
기자) 경제입니다. ‘더힐’ 조사에서 59% 지지율을 기록했는데요. 잘 못 한다고 보는 비율은 41%에 머물렀습니다. 경제 분야에서 특히, 일자리 창출이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데요. 고용 정책 지지율이 60%에 이르러, 잘한다는 평가가 높았습니다. 잘 못 한다는 응답은 40%에 그쳤는데요. 지난달 미국 전역에서 비농업 분야 일자리 85만여 개가 새로 생긴 통계를 비롯해, 고용 관련 지수가 꾸준히 호조를 보이는 중입니다.
진행자) 일자리 창출 외에, 경제 정책이 호평받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부양책 실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의회를 강하게 압박해, 총액 1조9천억 달러 ‘미국구제계획(American Rescue Plan)’을 성사시켰는데요. 고소득층을 제외한 가계에 추가로 현금을 지급하고, 산업 각 분야에 코로나 피해 보전금을 투입했습니다. 또한 각 지역 당국에 관련 예산도 보냈는데요. 곳곳에 돈이 돌면서, 미국 경제가 코로나 사태 충격과 혼란에서 반등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경제전문 방송 CNBC가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잘 못 한다고 평가받는 분야는 뭔가요?
기자) 이주자 문제와 남부 국경 현안이 첫 손에 꼽힙니다. 중남미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주자가 급증해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는데요. 이 분야 일 처리를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1%에 이르러, 절반을 넘긴 것으로 워싱턴포스트 조사에 나타났습니다. 잘한다는 응답은 33%에 머물렀는데요. 야당인 공화당에서도 이 분야가 바이든 행정부 최대 ‘실정’이라며, 공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 뭐라고 공격합니까?
기자) “바이든(대통령)이 우리나라를 파괴하고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지난주 텍사스주 국경 지대를 방문했는데요. 자신이 재임 중 진행했다가 지금은 중단된 장벽 건설 현장에서 이런 내용으로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 문제 외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분야는 뭔가요?
기자) 범죄와 치안 문제입니다. 관련 정책 수행이 잘못됐다는 응답이 48%에 이르는 것으로 워싱턴포스트 조사에 나타났는데요. 지지 응답은 38%에 그쳤습니다. 이 문제는 주요 대도시권에서 살인을 비롯한 강력 사건이 늘고 있는 한편,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현황과 관련이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총기 규제 입법을 의회에 요구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플로리다주 공동주택 붕괴 사고 관련 사망자가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일부가 무너져내린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 시내 공동주택(콘도) 사고 현장에서 사체가 속속 수습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6일 오전까지 사망자 총계가 28명에 이르고 있는데요. 여전히 110명 이상 실종 상태입니다. 건물의 남은 부분을 지난 4일 폭파 해체 공법으로 철거했는데요. 이에 따라 실종자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은 수색 작업에 속도를 못 냈던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수색ㆍ구조 요원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 활동이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는데요. 잔여 건물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건물 전체가 철거됐기 때문에 “최대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앨런 코민스키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소방국장이 5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전히 110명 이상 실종 상태라면, 그 사람들이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 실종자들이 생존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요. 지역 당국은 실종자 전원의 행방을 확인해 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루 24시간 (수색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이 5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밝혔는데요. “모든 사람(실종자)이 사고 현장에서 나오도록 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건물이 처음에 어떻게 무너진 건지, 사건 개요를 되짚어보죠.
기자) 지난달 24일 새벽, 서프사이드 해변에 있는 12층 짜리 ‘챔플레인 타워스 사우스(Champlain Towers South)’ 건물 일부가 붕괴했습니다. 미국에서 흔히 ‘콘도(condominium)’라고 부르는 공동주택인데요. 북한의 다층 살림집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총 136세대 가운데 55세대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건 직후, 해당 지역에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고요. 지난 1일 현장을 방문해 “수색과 구조 비용 100%를 (연방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붕괴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이 투입돼 조사 중입니다. 서프사이드 시 당국은 ‘KCE구조공학(K.C.E. Structural Engineers)’사의 앨린 킬셰이머 대표를 책임자로 임명했는데요. “건물 붕괴 사건의 90%는 여러 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한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하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앞서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직은 명확하게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지역이 바다와 가까운 곳이라, 건물 지반에 오랫동안 물이 스며들어 붕괴로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지역 사회에서 계속 나오는 중인데요. 그 부분도 염두에 두고 조사하겠다고 킬셰이머 대표는 말했습니다. 이 밖에 사고 현장 인근 건물들의 안전 문제도 대두되고 있는데요. 붕괴 건물 주변 공동 주택 거주자들에 대한 대피 명령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고 CNN 등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주변 건물들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붕괴 사고 이후, 지역 당국이 현지 공동주택에 대한 안전 검사를 실시했는데요. 건물 구조와 전기 등에 문제가 발견된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최고 사법기관인 미 연방 대법원이 이번 회기를 마무리했군요?
기자) 네. 지난해 10월 5일 시작된 미 연방 대법원의 2020~2021년 회기가 7월 초로 끝났습니다. 연방 대법원은 지금부터 휴회기를 가진 후, 오는 10월 4일에 다음 회기를 시작하는데요. 연방 대법원은 매년 10월 첫 번째 월요일에 새 회기가 시작되됩니다.
진행자) 올해 회기가 특히 관심을 많이 받은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법관 9명 가운데 보수 성향이 6명, 진보 성향이 3명으로, 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보수 쪽으로 크게 기운 가운데 회기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의 합류로 연방 대법원은 1930년대 이후 약 90년 만에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됐습니다.
진행자) 지난 8개월간 대법원의 내린 결정을 보면 어떻습니까? 보수 쪽으로 기운 대법원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이 됐습니까?
기자) 우선, 회기를 마치기 직전에 나온 결정을 보면 보수의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일, 대법원은 공화당이 주도한 애리조나주의 투표권 제한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보 진영에서는 투표를 어렵게 한 애리조나주 법이 투표에 있어 인종적 차별을 금지한 1965년의 투표권법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6대 3으로 애리조나주 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같은 날 연방 대법원은 또 자선단체들이 거액의 기부자 신원을 주 정부에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캘리포니아주 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보수단체들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이 역시 6대 3의 결정이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의 성향에 따라 찬성과 반대 의견이 나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소송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안이 ‘적정부담 건강보험법’, 일명 ‘오바마케어’ 유지 결정입니다. 대법원에 관련 소송이 올라간 게 이번이 세 번째이다 보니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텍사스주와 공화당이 주도하는 19개 주 정부는 오바마케어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7대 2로, 주 정부들이 제소 당사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3명에 더해 보수 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다수 의견에 합류해 주목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모든 결정에 있어 대법관들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것은 아니군요?
기자) 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존 맬컴 연구원은 대법원이 보수에 큰 성공을 안긴 결정들도 있지만, 진보 진영이 앞서 우려했던것 만큼 극단적인 이념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컬럼비아대학의 리처드 브리폴트 법학 교수도 대법원의 보수화가 미국 법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평가했는데요. 절대 보수 대법원은 이제 막 출범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이념의 차이를 뛰어넘어 만장일치 결과가 나온 결정도 있었나요?
기자) 네, 있습니다. 종교단체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성 소수자에게 아이를 위탁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 대교구에서 운영하는 위탁양육기관이 동성 커플에게 아이들 위탁을 거부하자, 필라델피아시가 이 단체와 계약을 중단하면서 제기된 소송인데요. 대법관들은 만장일치로 시 당국의 조처는 헌법이 보장한 ‘종교활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이번 회기에서 주목을 받은 결정 뭐가 또 있을까요?
기자) 10대 여학생이 ‘표현의 자유’를 놓고 학교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7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14살 여학생은 학교 응원단, 즉 치어리더 대표팀 선발에서 떨어진 뒤 학교와 치어리더팀을 욕하는 게시물을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요. 이에 학교 측은 학생의 치어리더 활동을 정지시켰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학교의 이 같은 조처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며, 8대1로 학생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