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민 1인당 1천400달러 현금 지급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를 포함한 1조9천억 달러 규모 부양안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민주당에 주문했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반트럼프’ 행보를 해온 리즈 체니 의원이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직 재신임을 받았고요. 이어서, 일부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교 대면 수업 재개 움직임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민 1인당 1천400달러 지급 계획을 재확인했다고요?
기자) 네. 고소득층을 제외한 주민들에게 1천400달러씩 추가로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바이든 대통령이 재확인했습니다. 3일 백악관에서 척 슈머 대표와 상임위원장단 등 상원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밝힌 입장인데요. 이를 포함한 총액 1조9천억 달러 규모 부양안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견과 관계없이, 바이든 대통령이 마련한 방안대로 부양책을 처리하자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측 부양안이 “협상 카드조차 되지 못했다”고 이날(3일)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에 말했는데요. 앞서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 열 명이 총액 6천180억 달러 자체 부양안을 공개하고, 지난 1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안이 ‘협상 카드조차 되지 못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평가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총액 규모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안은 1조9천억 달러, 공화당 안은 여기에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천180억 달러인데요. 코로나 사태 피해 보전과 방역 지원, 경기 활성화 등에 들어갈 돈이 많은데, 공화당이 너무 적은 액수를 제시했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판단입니다. 부양책에 관해, 너무 많은 돈을 쓰는 걸 걱정할 때가 아니라 너무 적게 쓰는 걸 우려할 시점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3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 그렇게 총액 규모를 작게 잡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정부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겁니다. 작년에 다섯 차례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이미 4조 달러 가까운 돈을 투입했습니다. 이번에 민주당 안 대로 1조9천억 달러를 집행하면, 지난해 총액의 절반 이상을 한꺼번에 투입하게 됩니다.
진행자) 부양안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항목이 앞서 이야기한 ‘1인당 1천400달러 현금 지급’인데,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당초 개인 연 소득 7만5천 달러 이하, 부부의 경우 15만 달러 이하면 각각 1천400달러씩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계획이었는데요. 공화당의 요구에 맞춰, 현금 지급 대상자의 소득 기준을 낮출 수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3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재조정된 민주당의 최신 안을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저녁에 보도했는데요. 개인 연 소득 5만 달러 이하, 부부는 10만 달러 이하로 잡았습니다.
진행자) 예를 들어, 부부 연 소득이 10만 달러 이하면 2천800달러를 받게 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아울러 부양 자녀 1인당 1천 400달러가 추가되는데요. 부부와 자녀 둘이 있는 4인 가정의 경우, 총액 5천 600달러를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부양안을 하루빨리 법제화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단결할 것을 주문했는데요.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이날(3일) 앞서 진행된 민주당 하원의원 전화 회의에서 강조한 것으로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내용을 공화당이 반대하더라도,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되도록 양당 합의로 처리하자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기본 입장이라고 이날(3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하지만 불가피할 경우 표 대결로 가야 되는데요. “몇몇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을 것 같다”고 이날(4일)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표 대결에서도 여유있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시한 것으로 주요 언론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이 재신임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리즈 체니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이 3일 소속 의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았습니다. 이날(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진행된 불신임안 표결 결과 찬성 61표, 반대 145표를 기록한 것으로 관계자들이 언론에 밝혔는데요. 체니 의원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훌륭한 표결을 진행했다”고 밝히고 “우리(공화당)는 분열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재신임을 표결에 부쳤던 이유는 뭡니까?
기자)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당내 다수 의견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는 비판 때문입니다. 체니 의원은 지난달 13일 가결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열 명 가운데 한 명인데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는 당시 “이 시점에서 탄핵을 진행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으는 데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반대 투표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체니 의원은 그런 요구에 거슬러서 투표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체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도들을 불러 모았고, 그들을 조직했으며, (의사당에 대한) 공격에 불을 붙였다”고 주장하면서, 탄핵에 찬성하는 이유를 밝혔는데요.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측은 체니 의원에게 의원총회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체니 의원은 3일 불신임안 표결 현장에서도 “대통령이 자신의 직책과 헌법수호 선서를 이처럼 심하게 배신한 적이 없었다”며, 탄핵에 관한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결국 체니 의원이 의원총회 의장직을 지키게 됐는데, 그 배경은 뭘까요?
기자) 당 지도부의 전폭적인 신뢰가 그 바탕에 있다고 정치전문매체들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매카시 하원 대표는 “리즈(체니 의원)에겐 양심에 따라 투표할 권리가 있다”며 “각자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고요. 미치 매코넬 상원 대표도 지원에 나섰습니다. 체니 의원에 대해 “우리 당과 국가의 중요한 지도자”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요. 체니 의원은 공화당 소속 유력 정치인이었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맏딸입니다.
진행자) 하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뒤에, 공화당의 내부 혼란이 진행 중인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체니 의원 외에, 거취에 관해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한 명 더 있는데요. 조지아 출신 초선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이자,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의 주장을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주요 인사들에 대한 극단적 언행에도 공감했던 사실이 공개되면서,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린 의원에 대한 사퇴 압박,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앞서 민주당에서 제명촉구 결의안 추진 계획이 나왔는데요. 4일 본회의에서, 그린 의원을 상임위원회 배정에서 제외하는 표결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앞서 공화당 지도부가 그린 의원을 교육노동위원회와 예산위원회에 배정했는데요. 특히 교육위 배정에 민주당 측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그린 의원의 거취 문제에 관해, 공화당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의정 활동과 상임위 배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퇴 압박과 상임위 배정 철회 요구는 “(민주당 측의) 당파적인 힘 과시”일 뿐이라고 매카시 대표가 3일 밝혔는데요. 그린 의원을 상임위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의회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을 선택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린 의원의 행적 가운데, 어떤 것들을 민주당이 문제 삼는 건가요?
기자) 9.11테러에 관해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거나,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고등학교에서 17명이 숨진 총격 사건이 사전에 계획됐다는 ‘음모론’에 동조해왔습니다. 아울러, 민주당 주요 인사 살해를 묘사한 인터넷 게시물에도 공감을 표시했는데요. 지난달 6일 발생한 의사당 습격 사태를 극좌파가 부추겼다고 주장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지도부는 그린 의원의 이런 행보에 문제가 없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매카시 대표는 그린 의원의 과거 행보와 언행이 “깊은 상처들을 남겼다”면서 “더 나간 언행을 보이면 저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이런 과거 행적이 의정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사유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소속 일한 오마르 의원이 과거 ‘반유대적 언급’을 했을 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는데, 공화당의 그린 의원에 대해서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고 매카시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대면 수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학생들이 온라인 원격 수업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요. 일부 주에서 주의회와 학부모들 압박 속에 대면 수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아직도 여전한데, 학교 문을 다시 열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장기간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 학력 저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 환경이나 가정 형편에 따른 학력 격차가 커지고 있고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고립감을 느끼는 등 정서적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루빨리 학교 문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온라인 수업이 대면 수업 대안으로 채택됐지만,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거군요?
기자) 네. 거기다 일부 부모는 자녀들 원격 수업을 돌봐줘야 하기 때문에 직장에 복귀를 못 한다며 대면 교육 재개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교사와 학생들 안전을 위해선 온라인 수업이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보니, 일부 주에선 대면 수업 재개 문제가 법적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각 주가 어떤 식으로 대면 수업을 재개하려는 겁니까?
기자) 우선 공립학교 재학생이 600만 명에 달하는 캘리포니아주가 등교 재개를 유도하는 지원책을 내놓았는데요.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주지사는 등교를 재개하는 학교에 코로나 검사 비용 등으로 인텐시브를 제공하는, 총 20억 달러 규모의 지원안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교사 노조는 모든 교사가 백신을 맞을 때까지 등교 재개는 안 된다는 입장인데요. 뉴섬 주지사는 이런 노조 주장이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일리노이주의 대도시 시카고에서는 교사와 교직원 1만 명, 그리고 6만2천 명의 초, 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1일 대면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었습니다. 지난해 3월에 학교 문을 닫은 이후 처음으로 재개되는 대면 수업이었는데요. 하지만 시카코 교육 당국은 교사 노조와의 타협을 위해 온라인 수업을 며칠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교사 노조는 대면 수업 재개 이전에 교사들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며, 교육 당국이 대면 교육 재개를 강행하면 파업도 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면 수업 재개 문제가 법정에 간 경우도 있다고 했죠?
기자) 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안전을 이유로 대면 수업을 거부하면서 교사 노조가 제기한 소송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지난 2일부터 일부 학생들 등교가 재개됐습니다. 또 아이오와주에선 학부모가 요청할 경우 의무적으로 대면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는 법안에 주지사가 서명했는데요. 이달 안에 대면 수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밖에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교육 당국은 최소 주 2일 등교를 재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주 정부 차원에서 이렇게 대면 수업 재개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연방 정부는 등교 재개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 안에 학교 문을 열고 학생들을 등교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계획에 힘을 실어줄 만한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방역 수칙을 준수한 학교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고 밝혔는데요. 논문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잦은 실내 환기 등 방역 조처를 할 경우 학교가 다른 지역 사회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