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당국이 이른바 ‘온라인 유학생’ 출국 방침을 철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고요.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이 앨라배마주 연방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 낙선했습니다. 백악관이 코로나 사태 대응과 관련한 의료 당국자들과의 논란에 선을 그었는데요. 이어서,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온라인 유학생’ 출국 방침이 철회됐군요?
기자) 네. 가을 새 학기에 온라인(원격) 수업만 듣는 학생은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정한 이민 당국의 방침이 철회됐습니다. 지난 6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관련 시행령 개정 보도자료를 발표한 뒤, 유학생들과 대학들의 반발이 계속됐는데요. 법정 다툼 끝에, 시행령 개정을 하지 않기로 대학들과 당국이 합의한 겁니다.
진행자) 법정 다툼, 어떤 내용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개정을 막아달라고 맨 처음 가처분 소송을 낸 곳이 하버드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었는데요. 최근 250개 가까운 대학들이 이 소송에 동참했습니다. 사건을 맡은 연방 지법의 앨리슨 버로우스 판사는 14일 이들 대학 측과 이민 당국의 의견 진술을 들었는데요. 그 결과 “당국이 6일 발표했던 내용을 철회하고, 현상 유지(status quo)로 돌아가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대학 측과 이민 당국의 입장, 각각 들어보죠.
기자) 네. 우선 대학들은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특별한 승리”를 거뒀다고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이 이날(14일) 합의 발표 직후 말했는데요. 주요 대학들의 이익 대변 단체인 ‘미국교육평의회(The American Council on EducationㆍACE)’도 “잘못된 방향으로 가던” 정책이 바로잡힌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MIT의 라파엘 라이프 총장은 정부가 추가 조치를 취할 것에 대비해 “우리 학생들을 보호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민 당국에선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ICE 측은 이날 합의 내용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진 않았습니다. 다만 법정에서 ICE와 국토안보부를 대리했던 변호인은 “판사가 발표한 내용이 정확하다”고만 밝혔습니다. 후속 조치를 취할지 여부도 당장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수많은 유학생이 추방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대상자들은 안도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에콰도르 출신 생물학 전공 대학원생 안드레아 칼데론 씨는 “마음을 놓게 됐다”며 “지금 미국을 떠나게 되면 큰 문제에 처할 상황이었다”고 AP통신에 밝혔습니다. 인도 출신 학부생 라울 로보 씨는 “마음을 놓게 된 정도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로 안도하게 된 대상자들의 인원이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온라인 수업’만 받는 경우가 몇 명이나 되는지는 별도로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2018~2019학년도에 미국 대학에 유학 중인 외국 국적 학생이 적어도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AP통신이 추산했는데요. 그중에서 아시아 출신이 약 76만8천 명으로 가장 많고요. 다음은 유럽 출신 약 9만1천 명, 중동ㆍ북아프리카 출신 약 8만1천 명 순입니다.
진행자) 이민 당국이 당초 발표했던 방침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되짚어보죠.
기자) 네. F-1(유학) 비자나 M-1(기술연수) 비자 소지자 중에, 가을 새 학기에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는 사람은 미국을 떠나야 한다는 ‘학생ㆍ방문자 교환 프로그램(SEVP)’ 시행령 개정을 예고했습니다. 위반하는 사람은 궁극적으로 추방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가중 처벌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방침을 냈던 겁니까?
기자)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일시적으로 확대했던 온라인 수업 비중을 되돌리도록 하는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각 대학을 향해, 대면 수업을 재개하라는 당국의 압박으로 풀이됐는데요. 대상 유학생들이 처벌받지 않으려면 출국하거나, 대면 수업을 하는 학교로 옮겨야 한다고 보도자료에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조치에 대학들이 반발하고 소송을 낸 이유는 뭡니까?
기자) 대면 수업을 재개할 경우, 참가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은 “학생과 교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고려 없이, 현장 교육을 다시 실시하라는” 방침을 ICE가 정했다고 비판했었는데요. 하버드ㆍMIT가 주도한 가처분 소송 외에도 법정 다툼이 잇따랐습니다.
진행자) 다른 법정 다툼도 짚어보죠.
기자) 주요 소송만 여덟 건에 달합니다. 존스홉킨스대학교도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소장을 냈고요. 캘리포니아주 정부도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매사추세츠와 버몬트를 비롯한 17개 주 정부와 워싱턴 D.C. 당국 등이 함께 낸 소송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14일 예비선거를 실시한 곳이 있군요?
기자) 네. 메인주와 앨라배마, 텍사스에서 14일 예비선거를 치렀습니다. 각 지역의 연방 상ㆍ하원의원 후보 선출 결과가 관심을 끌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첫 법무장관이었던 제프 세션스 전 상원의원이 앨라배마주 결선에서 패해, 공화당 후보가 되지 못했습니다. 세션스 전 의원은 이날 즉각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전 의원이 어떤 인물이길래, 이번 예비선거에서 낙선한 게 주목받는 겁니까?
기자) 말씀드린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법무장관으로 발탁한 인물입니다. 지난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 동안 앨라배마를 대표해 의정활동을 하다, 장관에 취임하면서 의원직을 사임했는데요. 하지만 장관 재임 중 ‘러시아 추문’ 수사 문제 등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비판 받다가, 2018년 장관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추문’이 뭡니까?
기자) 러시아 당국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는데요. 이 과정에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측이 유착해서,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입니다. 대선 당시 연방수사국(FBI)이 이 문제를 수사하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관련 사건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들이 자신에 대한 부당한 정치 공세에서 비롯된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이 이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관련 상황에 적극적으로 법무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세션스 당시 장관은 이런 방침을 따르지 않은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세션스 전 장관이 연방 상원 예선에 출마하자, “법무장관으로서, ‘러시아 마녀사냥’을 차단할 지혜와 용기가 없던” 사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경쟁자인 토미 튜버빌 예비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튜버빌 예비후보가 14일 결선에서 세션스 전 의원을 꺾은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약 60% 득표율로, 39%에 머문 세션스 전 의원을 꺾고 공화당 후보로 확정됐는데요. 원래 대학 풋볼(미식축구) 감독으로 앨라배마 지역사회에서 인기가 높은 인물입니다. 최근 각종 현안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예비선거에서, 특히 연방 상원 후보 선출에 관심이 쏠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오는 11월 본선 결과에 따라, 연방 상원의 주도권(control)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 소속당인 공화당 의원이 전체 100명 중 53명으로 과반인데요. 나머지는 민주당이 45명, 무소속이 2명입니다. 무소속 2명은 민주당 성향인데요. 그러니까,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이 4석 이상 잃으면, 주도권을 야권에 빼앗기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상원의 주도권이 왜 중요합니까?
기자) 연방 정부 예산 심사와 승인, 그리고 고위직 인준 권한 등을 상원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원 주도권의 중요성은 특히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탄핵 정국에서 크게 부각됐는데요.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해 상원에 넘겼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최종 기각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럼 14일 예비선거 결과, 앨라배마 외에 다른 곳도 짚어보죠.
기자) 네. 메인주에서는 공화당 소속 현역인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의 상대로, 새라 기드온 민주당 후보가 확정됐습니다. 기드온 후보는 주 하원의장을 지냈는데요. 민주당은 이번에 연방 상원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콜린스 의원 등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정치전문 매체들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텍사스주에서는 공화당의 존 코닌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MJ 해거 후보가 11월 본선에 맞붙게 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백악관과 보건당국이 마찰을 빚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백악관이 여기에 선을 긋고 나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커뮤니케이션 국장이 15일,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폄훼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의 기고문에 대해, 백악관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나바로 국장 개인의 의견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를 위해 조언하는 보건 전문가들의 전문지식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바로 국장이 파우치 소장에 대해 뭐라고 한 겁니까?
기자) 나바로 국장은 14일 USA투데이에 올린 기고문에서 “파우치 소장이 대중에 대한 태도는 좋지만, 나와 소통한 모든 사안에서는 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파우치 소장의 조언을 듣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회의적이고 조심스럽다는 것”이라며 파우치 소장을 불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사망률 하락은 경제 정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사망률이 떨어지면 더 빨리, 더 많이 정상화할 수 있지만, 파우치 소장은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나바로 국장의 이런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경제 정상화를 원하는 자신과는 달리, 경제 정상화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파우치 소장이나 다른 보건 전문가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직접 비판적인 발언을 한 적도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우치 소장에 대해 “좋은 사람이지만, 실수를 많이 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또 코로나 확산 경고는 거짓말이라는 전직 게임쇼 진행자 척 울러리 씨의 트위터를 재전송하기도 했는데요. 울러리 씨는 트위터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의사 등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진행자) 정부에선 이런 주장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의사이기도 한 브렛 지로어 미 보건후생부(HHS) 차관보는 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가진 정보에 기반해 이따금 실수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 누구도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내 확진자가 다시 크게 확산하는 데 대해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 대응에 있어 CDC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요?
기자) 네, 행정부가 15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정보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거치지 말고, 보건후생부(HHS)에 직접 전송하라는 지침을 일선 병원에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일선 병원이 CDC에 매일 보고하는 코로나 관련 정보를 보건후생부가 도입한 중앙시스템이 수집하게 되는 건데요. 해당 정보에는 일선 병원이 치료하는 환자와 병원에 남은 병상, 인공호흡기 수를 포함해 코로나 환자 추적에 필요한 핵심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건후생부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려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정보 수집을 간소화하고, 보호 장비 배분 등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조처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보건후생부가 수집하게 되는 정보는 대중에 공개되지 않을 전망인데요. 따라서 언론에서는 코로나 관련 정보를 정치화하고 투명한 공개를 막는 조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미국 내 코로나 현황 살펴보죠?
기자) 15일 현재, 미국 내 확진자 수는 346만 명이 넘고요. 사망자는 13만 7천 명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모두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