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에서 주말 동안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충돌해 3백여 명이 다쳤습니다.
이번 사태는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 마지막 날인 8일 예루살렘 구도심에 위치한 이슬람의 3대 성지로 꼽히는 ‘알아크사 모스크(사원)’에 수 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들 중 일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깃발을 들고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며 모스크 주변과 예루살렘 구도심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에 이스라엘 경찰이 고무탄과 물대포, 최루탄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하며 양측이 충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200여 명과 이스라엘 경찰 10여 명이 다쳤다고 언론은 전했습니다.
양측의 충돌은 다음날(9일)에도 이어지며 약 100여 명의 추가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태 직전 이스라엘 당국이 동예루살렘 유대인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인 수 십 명에 대한 강제이주를 추진하며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됐다고 전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어제(9일) 특별 내각회의를 열고 “예루살렘의 안정을 해치려는 어떤 극단주의자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하고 책임 있게 법과 질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모든 신앙에 대한 예배의 자유를 계속 유지할 것이지만 폭력 행위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예루살렘 정착촌 건설 반대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폭력적인 대결을 피하기 위해 양측 모두 평온을 유지하며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유대인 정착촌에서의 팔레스타인 강제이주에 우려를 표하는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측의 폭력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터키와 이집트, 카타르를 비롯해 이스라엘과 최근 관계 정상화에 나선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역내 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이슬람 신도들에 대해 무자비한 공격을 가했다고 비난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