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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마라톤협상 끝에 코로나 기금 타결…미국, 중국 기업 추가 제재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회복기금에 합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드 대통령(가운데)이 전날 회의 도중 함께 문서를 보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회복기금에 합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드 대통령(가운데)이 전날 회의 도중 함께 문서를 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닷새에 걸친 마라톤협상 끝에 코로나 회복기금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신장 지역 인권 침해와 관련된 11개 중국 기업에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중국은 반격을 예고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하고 있는 백신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보죠. EU 정상들이 결국 신종 코로나 회복기금에 합의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닷새에 걸친 마라톤협상 끝에 21일 새벽, 신종 코로나 회복기금 계획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EU 정상들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의 EU 예산으로 1조8천억 유로( 미화 2조1천억 달러)를 책정했는데요. 여기에 코로나 회복기금 약 7천500억 유로(미화 약 8천600억 달러)도 들어갑니다. EU 예산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진행자) 회의가 당초 일정보다 훨씬 길어진 거였죠?

기자) 맞습니다. 당초 EU 정상회의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당시도 하루 정도 회의가 연장될 거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측보다도 훨씬 더 길어져 21일 새벽까지 회의가 이어진 건데요. 이번 회의는 지난 2000년 프랑스에서 있었던 정상회의 이래 가장 긴 회담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회의 일정이 이렇게 길어진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이번 EU 정상회의는 EU의 향후 장기예산 책정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적 피해가 심각한 회원국 지원을 위한 기금 마련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는데요. 회원국 간의 심각한 이견으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일정이 길어진 겁니다.

진행자) 기금 규모나 지원 방식 등을 놓고 크게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당초 EU 집행부는 코로나 피해기금 규모를 7천500억 유로(미화 약 8천600억 달러)로 제시했는데요. 하지만 네덜란드를 주축으로 한 북부의 잘사는 나라들이 이에 반대하면서 7천억 유로(미화 약 8천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국 집행부의 요구대로 된 거군요?

기자) 네. 전체 규모 면에서는 집행부의 요구대로 됐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비율은 이들 나라의 요구가 많이 반영됐습니다. EU 정상들은 지원 형태를 보조금과 대출 형식으로 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그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는 충돌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보조금과 대출금은 어떻게 책정됐습니까?

기자) 네. 전체 기금 가운데 3천900억 유로(미화 약 4천400억 달러)는 보조금 형태로, 나머지는 저리의 대출금으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가 제시했던 것보다는 보조금이 차지하는 부분이 훨씬 줄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체 기금 중에서 5천억 유로(미화 약 5천700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할당하자고 요구했었는데요. 북유럽 국가들의 강한 반발에 EU 집행부가 나서 물밑 협상을 벌인 끝에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원금을 받는 조건도 논의됐죠?

기자) 맞습니다.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5개 북유럽 국가들은 지원금 조건에 경제 개혁과 노동 시장 개선, 법치 존중 등을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헝가리와 폴란드 등이 거세게 반발해 마찰을 빚었습니다. 최종 합의에서는 지원을 받는 회원국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회원국 다수의 결정에 따라 제동을 걸 수 있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협상 결과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의 도중 극도로 긴장된 순간도 있었지만, 회원국이 연대 정신으로 이를 극복하고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EU 최대의 위기에 함께 나섰다며 EU의 연대를 강조했고요.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도 향후 유럽의 행보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로 어느 나라가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입니까?

기자)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함께 코로나 사태 초기,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나라입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로 3만5천 명이 목숨을 잃은 데다가 올해 경제가 11% 이상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EU 전체 코로나 기금 가운데 약 2천억 유로(미화 약 2천200억 달러)가 이탈리아에 할당되기 때문에 이탈리아로서는 든든한 지원입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서둘러 경제 회복 노력에 착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상무부 건물.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의 상무부 건물.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네. 미국 상무부가 20일, 중국의 11개 기업을 제재 대상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앞으로 미국의 상품이나 기술 접근이 제한됩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성명을 냈는데요. 중국 당국이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임의대로 집단 구금하는 등 인권탄압을 하고 있는 데 이들 기업이 연루되어 있다며 제재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기업이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까?

기자) ‘난창 오 필름 테크’, ‘창지 에스켈 섬유’, ‘신장 실크로드 BGI’ ‘등인데요. 난창 오 필름 테크는 ‘애플’이나 ‘삼성’ 등에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고요. 창지 에스켈 섬유는 미국의 유명 의류업체인 랄프로렌이나 토미힐피거 등에 납품하는 옷을 만드는 회사라고 합니다.

진행자) 신장 실크로드 BGI는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자 분석 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 상무부는 신장 실크로드 BGI와 함께 베이징 류허 BGI도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유전자 분석 기업은 위구르족 탄압과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기자) 네. 현재 미국 정부는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 등 신장 지역 소수 민족을 탄압하기 위해 생물학적 자료를 임의 수집하고, 유전자 분석 등 인권 침해와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미 상무부는 이들 기업이 이를 위해 유전자 분석을 수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서도 미국 정부가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해 제재를 단행했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천취안궈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당서기를 비롯한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4명에 대한 미국 입국 금지와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단행한 바 있고요. 그보다 앞서도, 신장 지역의 인권 탄압과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제재도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연일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인권을 구실로 수출 통제 조처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심은 인권이 아니라 신장의 안정을 해치고, 중국의 정책을 모함하려는 데 있다며 이는 국제 사회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영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영국을 방문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2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그리고 도미니크 랍 외무장관을 만났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최근 영국에 망명한 네이선 로 전 홍콩 데모시스토당 주석, 크리스 패튼 전 홍콩 주재 영국 총독과도 이날 만나고요. 이어 22일 덴마크로 이동합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영국 지도자들과 어떤 현안들을 논의했습니까?

기자) 네. 영국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존슨 총리와 폼페오 장관이 미-영 무역협정을 비롯해서 중국 신장과 화웨이 문제, 그리고 이란 문제 등 두 나라 간 경제와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폼페오 장관은 랍 영국 외무장관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최근 영국이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퇴출한 것이 잘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4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개발한 백신을 맞고 있는 시민.
지난달 24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개발한 백신을 맞고 있는 시민.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현재 많은 나라와 기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영국 쪽에서 좋은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하고 있는 백신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입니다. 20일,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이같은 연구 보고서가 실렸는데요. 대학 측은 약 1천 명에게 백신을 주사해 봤더니, 사람들한테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항체’와 ‘T세포’가 생성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백신을 맞은 사람들한테 생긴 ‘항체’와 ‘T세포’가 사람 몸 안에서 어떻게 기능하는 겁니까?

기자) 네. ‘항체’는 우리 면역체계가 만든 단백질인데 바이러스 표면에 붙어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합니다. 또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체 세포를 찾아서 이를 파괴하는 기능을 합니다. 효과가 있는 백신을 맞으면 대부분 이렇게 ‘항체’와 ‘T세포’ 반응이 생깁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접종자 가운데 90%가 1차 접종 뒤에 항체가 생겼는데요. 나머지 사람들도 2차 접종에서 모두 항체가 생겼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백신을 맞고 항체와 T세포가 생겼다는 건 고무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기자) 물론입니다. 옥스퍼드대학 백신 연구진의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영국 ‘BBC 방송’에 매우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고, 백신에 대한 인체 반응이 보호 기능을 하는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폴라드 교수는 그러면서 백신이 어느 정도나 효과가 있는지, 실제로 사람들을 보호해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모든 백신에 부작용이 있는데, 옥스퍼드 연구진이 개발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는 어떤 부작용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백신을 맞은 사람들 가운데 70%가 열이나 두통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아주 위험한 부작용은 없었다는데요. 열이나 두통도 ‘파라세타몰’이란 약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옥스퍼드대학 백신 개발이 이걸로 마무리된 건 아니죠?

기자) 물론입니다.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백신이 안전한지 임상시험을 합니다. 영국에서는 다음 단계에서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예정인데요. 영국 외에도 미국에서 3만 명, 남아프리카공화국 2천 명, 그리고 브라질에서 5천 명이 임상시험에 참여합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백신 1억 개를 미리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임상시험이 모두 끝난 백신이 언제 나올 수 있을까요?

기자) 백신 효능 검증은 올해 말까지 끝내는 게 가능하답니다. 하지만, 대규모 접종은 그렇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 예상으로는 모든 과정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가정하면 아무리 빨라도 내년 초나 돼야 대량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영국 옥스퍼드대학 외에 다른 기관들도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죠?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로는 7월 15일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163개 백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사가 최근 백신 초기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혀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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