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에서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선포한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 병합 의지를 재확인했는데요.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홍콩에서 시위가 다시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한동안 잠잠했던 홍콩 시위가 재점화됐습니다. 수천 명의 홍콩 시위대는 24일 오후 홍콩 도심에 운집해 ‘홍콩국가보안법’에 반대하며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홍콩국가보안법’이 새로운 뇌관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이른바 홍콩국가보안법 제정 계획을 밝혔는데요.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테러 활동 등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금지∙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중국 정보기관이 홍콩에 상주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어 홍콩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와 경찰 간에 상당한 충돌이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천 명의 시위대는 이날(24일) 오후, 홍콩의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앞에 운집했는데요. 이들은 ‘홍콩과 함께하자”, “홍콩 해방”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홍콩 경찰은 최루탄과 최루 스프레이 등을 발사하면서 해산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시위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물대포까지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이에 시위대는 우산으로 막으며 벽돌과 유리병 등을 던지며 강렬히 저항했습니다.
진행자) 체포된 사람들도 상당수라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적어도 180명 이상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내세우며 대규모 모임을 금지해왔는데요. 홍콩 경찰은 앞서 이번 집회를 불법시위로 규정하고, 시위가 벌어지는 즉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홍콩국가보안법’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강한 우려와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중국 지도부가 홍콩보안법안을 발의했다는 소식에, 중국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미국은 이를 강력히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정부 고위 관리들도 연일 중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추진을 왜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중국이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약속했던 ‘고도의 자치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홍콩보안법은 고도의 자치권에 대한 종말을 알리는 전조라고 비판하면서, 중국 정부가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홍콩에 대해 미국 정부가 부여하고 있는 특별 지위를 재고하겠다는 뜻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재 중국 본토와 홍콩은 달리 대우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홍콩 반환에 앞서, 홍콩정책법을 제정하고,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귀속된 후에도 홍콩에 대해서는 무역과 관세, 투자, 비자 발급 등에 있어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별 대우를 부여해 왔습니다.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를 박탈할 경우, 중국은 경제 통상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거듭 이를 확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4일, 미국 CBS 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Face the Nation)’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 공산당이 보안법 추진을 강행한다면 홍콩이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로 계속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는 홍콩 시민들에게 불행일 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매우 나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중국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방식도 지적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중국은 바이러스의 진실을 은폐했다면서 체르노빌 사건 처럼 중국의 은폐도 앞으로 10년~15년 쯤 뒤 미국 HBO 방송에서 특집 방송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블 TV인 HBO 방송은 지난해, 구소련에서 지난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건과 관련된 소련 정부의 은폐, 축소 등을 담은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내정간섭이라며 중국은 홍콩보안법에 대한 미국 일부 정치인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전날(24일)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어떠한 외부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홍콩보안법은 일부 불순분자에 해당할 뿐 홍콩의 고도의 자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영국, 캐나다, 호주 등도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은 중국이 홍콩을 배신했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패튼 전 총독은 영국의 마지막 홍콩 총독이었습니다. 패튼 전 총독은 새로운 중국의 독재가 시작됐다고 비난하며 전 세계 200여 정치인들의 서명이 담긴 공동 성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 살펴볼까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렸던 긴급사태 선언을 전면 해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도쿄도를 포함해 일본 47개 전역에 대한 긴급사태는 모두 해제됐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지난주 추가 해제 조처를 발표했을 때도 도쿄도 등 일부 지역은 제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 전국 47개 광역 지역 중 신규 감염자 수가 크게 줄어든 39곳에 대해서는 긴급사태 해제를 풀었습니다. 이어 지난주, 나머지 8곳 중 3곳에 대해서도 긴급사태 해제를 발표했는데요. 1주일도 채 안 돼 도쿄도와 지바현, 홋카이도 등 나머지 5곳에 대해서도 긴급사태를 해제하기로 한 겁니다.
진행자) 당초 예정보다 앞당기는 조처라고요.
기자) 네, 원래는 이달 말까지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직전 1주일간 신규 감염자 수가 10만 명당 0.5명 이하일 경우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일본 전역이 다 기준 요건을 충족했다는 건가요?
기자) 교도통신은 가나가와현과 홋카이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은 다 10만 명당 0.5명 미만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 관리들은 0.5명 기준으로만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밀집한 지역인 도쿄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25일 도쿄에서는 신규 확진 건수가 8건 나왔습니다. 인구 1천400만 명의 도쿄도에서는 지금까지 5천100 건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일본도 경제 ∙ 사회 재가동 분위기에 합류하는 모양새인데요. 지금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를 기준으로요.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25일 현재 약 543만 명입니다. 누적 사망자는 약 34만5천400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브라질에서 지금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브라질은 누적 확진자가 36만3천200여 명으로 러시아와 영국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약 2만2천700명으로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데요. 미국 정부는 24일, 최근 2주간 브라질을 방문한 적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능성을 내비쳤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브라질 관련 질문에 브라질의 심각한 상황을 알고 있다며 입국 금지 조처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은 24일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는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한에서 최근 신규 감염자가 다시 발생했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우한시 당국이 1천100만 명 전원에 대한 전수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중국 관영 언론은 25일, 이 가운데 650만여 명에 대한 검사를 끝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 병합 의지를 또다시 나타냈군요.
기자) 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5일, 요르단강 서안 합병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우파 집권당인 리쿠드당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에 주권을 적용할 역사적 기회가 갖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이라는 게 어딜 말하는 겁니까?
기자)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일컫는 유대교와 기독교인들의 성경적 표현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1948년 건국 이래 그간에는 없었던, 요르단강 서안에 대해 주권을 연장할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를 추진하는 것이 새 정부 최고의 현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합병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대표가 이끄는 중도 우파인 청백당의 연립정부가 지난 17일, 공식 출범했는데요. 양 당은 연정을 출범시키면서 오는 7월 1일부터 내각에서 합병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정부가 관련 법안을 만들면 의회 표결을 거쳐 입법화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을 불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장차 독립국가가 건설되면 이 지역과 가자지구를 자신들의 영토로 삼겠다는 계획인데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주,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동맹인 미국과 맺은 모든 협정이나 조약을 무효로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복잡한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최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방문해 요르단강 서안 합병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워싱턴과의 공조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대부분 아랍권 국가들은 물론, 유럽연합(EU)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 후 이 지역을 불법 점령하고,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날(24일) 이스라엘 현직 총리로서는 최초로 네타냐후 총리가 재판정에 섰습니다. 이스라엘 검찰은 지난해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는데요. 이날 처음으로 재판이 열렸습니다. 원래 3월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두 달 미뤄졌습니다.
진행자) 재판정 분위기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기소된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출석했습니다. 이날 재판은 한 시간 정도 진행됐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기소장의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며, 모든 혐의를 거듭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변호인 측이 총리의 출석 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대로 강행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변호인 측은 다음 재판에 앞서 출석 면제를 다시 요청했는데요. 검찰 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다음 재판에는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될 전망입니다. 다음 재판은 7월 19일로 예정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