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했습니다. 타이완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배제돼 회원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미국 의회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유럽연합(EU)이 단계적으로 역내 여행제한 조처를 완화하라고 권고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이스라엘 방문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전 세계 정치인들이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외국 방문을 극히 자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13일, 하루 일정으로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지난 1월, 이스라엘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 국경을 닫은 이후 이스라엘을 방문한 첫 번째 고위급 외국 정치인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무슨 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겁니까?
기자) 이스라엘이 추진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합병 문제와 홍콩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담수화 공장 건설 사업, 이란 등 중동 현안과 코로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또 오랜 진통 끝에 14일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요. 이를 축하하고 양국의 지속적인 우의를 확인하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이번 이스라엘 방문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유대인 정착촌 합병 문제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도 이스라엘로 날아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논의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합병 계획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하는 한, 유대인 정착촌 합병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이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요. 폼페오 장관은 12일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합병 계획을 지지하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고, 진전을 이루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진행자) 유대인 정착촌 합병 문제가 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되고 있는 거죠?
기자) 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이른바 제3차 중동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를 차지했습니다. 이 지역은 팔레스타인이 장차 독립국가가 되면 영토로 삼겠다는 곳이고요.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아왔습니다. 하지만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지역에 이스라엘이 자국민을 위한 정착촌을 계속 건설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지역에 사는 이스라엘인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약 70만 명 정도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또 이달 초, 7천여 채의 신규 주택 건설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평화안이 명시한 4년간 신규 정착촌 건설은 동결한다는 내용과는 배치되는 것입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중동 평화안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계획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후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등의 조처로 이전 정부의 이스라엘 정책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합병 계획에 반대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하지 않는 것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중동평화구상이 가장 현실적인 2국가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중동평화안에 따라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건설을 위해 경제지원을 제공하고 팔레스타인의 영토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팔레스타인은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을 인정함으로써 영토의 약 30%를 잃게 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방문한 날에도 양측 간에 긴장을 촉발하는 사건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팔레스타인 10대 소년 1명이 이스라엘군의 피격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인 1명이 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범인 수색 작전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이번 방문에서 특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이스라엘 측 협조에 감사를 나타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정보를 숨기거나 얼버무리지 않고 함께 공유하고 있다”며 “위대한 파트너”라고 치하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나라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어떤 나라인지 이름은 말했습니까?
기자) 폼페오 장관은 중국이라고 특별히 거명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어떻게 협력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도 따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 방문에 앞서 가진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오 장관은 중국 우한이 코로나의 발원지라는 것은 분명하며, 중국이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국제 사회에 크나큰 위기를 만들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정보를 해킹하려 했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13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중국과 연관된 해커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자료를 확보하려고 미국 기관들에 침입한 사건을 FBI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성명은 해킹 대상과 해커들 신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타이완에 관한 미 의회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 중 경제 안보검토위원회’가 12일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타이완이 WHO에서 배제된 것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 WHO 회원국들이 정확하고 시기적절한 지침을 전달받지 못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타이완은 WHO 회원국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은 지난 1971년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 자격을 상실한 이래, 사실상 유엔과 산하 기구에서 제외됐습니다. 타이완을 중국의 이탈한 섬으로 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의 압력 때문인데요. 타이완은 이후 지난 2009년, 세계보건기구의 옵서버(참관국) 자격을 얻었지만, 다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2016년 옵서버 자격도 잃었습니다. 옵서버는 발언권은 있지만, 의결권은 없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완이 WHO 회원국이 아닌 것이 코로나 사태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거죠?
기자) 신종 코로나 사태를 모범적으로 대응한 타이완의 방역 관련 정보를 전 세계가 공유할 수만 있었다면 각국이 보다 완벽한 정보를 토대로 공공 보건정책을 마련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또 WHO가 타이완이 지난해 연말 이미,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무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코로나 상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타이완은 440건만 확진 사례가 보고됐고요. 사망자는 7명으로 주변국에 비해 매우 성공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WHO나 중국은 사태 초기 사람끼리의 감염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은 우한시에서 최초로 코로나 확진자를 보고한 후 1월 초까지 사람 간 감염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WHO도 1월 12일까지 사람 간 감염을 일으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는데요. 중국은 1월 20일에야 사람 간 감염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의회에서 타이완의 옵서버 자격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원이 11일 타이완의 옵서버 자격 회복을 지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폼페오 장관도 타이완은 옵서버 자격을 되찾아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요. 아직 하원은 관련 법안을 심의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의 지지도 촉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최근 타이완의 WHO 참여를 지지해달라는 서한을 전 세계 50여 개국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진행자) 타이완이 WHO 총회에 참석하려는 것은 보건에 대한 우려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의회 보고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을 왜곡하고 편견으로 가득 찼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에서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법안이 상정됐군요.
기자) 공화당 중진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일단의 공화당 의원들이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에 책임을 묻는 이른바 ‘중국책임법안’을 상정했습니다. 이 법안은 중국이 미국과 국제기구가 주도하는 어떠한 조사에도 충분히 설명했음을 60일 안에 확인할 것을 미국 정부에 주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하자 많은 나라가 기존에 내렸던 각종 제한 조처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와 관련해서 유럽연합(EU)이 눈길을 끄는 방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13일 밝힌 방안인데요. 역내 교통과 관광 제한 완화가 핵심입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퍼지자 EU 회원국들이 국경을 통제하고 국내외 여행을 강력하게 제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자국 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국경을 닫고, 필수적이지 않은 이동이나 여행을 금지한 바 있었습니다. 이 여파로 EU 안에서 특히 관광업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EU 경제에서 관광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죠?
기자) 물론입니다. EU 경제에서 관광업이 10% 정도를 차지하고요. 수백만 명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13일에 나온 지침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돌아가는 상황을 봐서 가능한 나라부터 점점 국경 통제를 풀라는 겁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역시 상황을 보고 역내 여행을 허용해 나가라고 EU 집행위원회는 권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오늘 지침은 관광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많은 유럽인과 이번 여름에 여행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더 나은 계절이 될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역내 여행을 조금씩 허용하라고 했는데, 그럼 앞으로 해외 관광객도 받겠다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역내, 그러니까 EU 안에서 여행을 말합니다. 해외 관광객 EU 입국은 6월 중순까지 제한됩니다. 또 EU 집행위가 이날 발표한 지침에는 여행객은 비행기, 기차, 버스 등을 탈 때나 공항, 기차역 등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승객 간 안전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탑승 인원이 기존보다 줄어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많은 EU 회원국 시민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올해 여름휴가나 항공권 예약한 걸 해지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 EU 집행위원회 지침에 이 문제도 언급됐습니다. 취소된 여행, 항공편 환불 문제와 관련해서 기존 규정에 따라 고객이 현금 환불이나 ‘교환권(Vouchers)’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하지만, 고객이 되도록이면 교환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는 큰 어려움에 부닥친 관련 업계를 고려한 항목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미 EU 회원국 가운데 최근 역내 이동이나 여행 제한을 완화하려는 곳이 있죠?
기자) 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15일부터 국경통제를 완화하고 6월 15일부터는 자유 통행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13일 나온 EU 집행위 지침은 EU 회원국들이 반드시 따라야 합니까?
기자) 아닙니다. 법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가령 코로나바이러스로 피해가 큰 스페인 같은 경우는 6월 중순까지 그대로 국경을 통제할 예정입니다. 또 올해 EU를 탈퇴한 영국도 강력한 통제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