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주요 언론들은 한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두 나라 정상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 속 내용을 보면 양국의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는 평가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한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소식을 서울발로 신속하게 전하며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한-중 두 나라 정상이 한반도에서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밝혔지만 어떻게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주석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공동성명에는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용어의 차이는 중국이 북한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길 여전히 꺼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신문은 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개인적인 친분 이면에는 북 핵 폐기, 아시아에서의 중국의 안보구상과 같은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AP통신'은 중국과 한국의 지도자들이 북한을 무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통신은 경제 문제와 달리 북한 문제는 한-중 두 나라에 언제나 까다로운 문제였다며,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는 한 시 주석이 북한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습니다.
프랑스의 `AFP 통신'은 중국과 한국의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을 날카롭게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통신은 또 두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했지만, 북한의 핵 포기를 어떻게 이끌어낼 지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언급한 반면 시 주석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FP 통신'은 이어 두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에 대해, 북한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중국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은 북한을 너무 심하게 처벌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한국과 중국의 지도자들이 북한의 핵 야욕에 대해 단호한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는 중국 외교의 오랜 관습이라고 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역시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지만, 북한의 붕괴를 원치는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