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 핵실험 땐 대가 치를 것"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4년 재외공관장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예고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핵실험을 강행하면 엄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 북한 측의 핵실험 징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위협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녹취: 윤병세 외교부 장관] “북한 지도부는 추가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해 온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과 더 큰 협력의 길 가운데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이 만일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반드시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윤 장관은 31일 서울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사에서 핵실험 여부는 북한 지도부에 달린 일이지만 그 선택은 북한의 장래를 크게 결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30일 4차 핵실험을 예고하는 외무성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4일 국방위원회 성명으로 미국에 맞서 핵 억제력을 과시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히고 나서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처음으로 직접 언급하고 나선 겁니다.

[녹취: 조선중앙TV] “핵 억제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주장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에 대해선 수속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이나 ‘고농축 우라늄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성명은 또 미-한 합동군사연습을 핵 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면서 북한도 이에 대응한 훈련으로 보다 다종화된 핵 억제력으로 각각 다른 중장거리 목표들을 타격하기 위한 여러 훈련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북한에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징후는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지만 북한이 언제든 이런 도발을 일으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외무성 성명이 나온 배경에 대해선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성명에 맞선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성명에서 미국에 대해 경거망동하지 말고 심사숙고 하라고 밝힌 데 대해 미국의 북한정책 전환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최근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관련국들 사이에 공감대가 이뤄진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것을 겨냥하고 자기들의 핵 능력을 과시하면서 협상으로 갈 거냐 아니면 핵 능력 고도화를 방치할 거냐 양자택일하라는 압박용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계속되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반발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수순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