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북한 인민무력부장 자리에서 내려온 장정남이 계급도 별 4개인 대장에서 별 3개인 상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정남은 1년여 만에 다섯 번이나 계급장이 바뀐 건데요, 김정은식 군 통치방식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정전협정 체결을 기념해 열린 북한 공훈국가합창단의 공연 관람 사진을 실었습니다.
이 사진에서 장정남 전 인민무력부장이 상장 계급장을 달고 있는 모습이 촬영됐습니다.
지난달 말 현영철에게 인민무력부장 자리를 내 준 장정남이 계급도 별 4개인 대장에서 3개인 상장으로 깎인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이로써 장정남의 계급은 지난 1년여 사이 무려 다섯 번이나 바뀐 셈입니다.
2012년 1군단장이었던 장정남은 지난해 5월 인민무력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석 달 뒤 대장 계급장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다시 상장으로 강등됐다가 한 달 만에 대장으로 복귀했고 이번에 다시 상장으로 내려 앉았습니다.
이 같은 군 지도부의 잦은 교체와 계급 변동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식의 군 통치방식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교수]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에 대한 통치방식이 계급장을 뗐다가 붙였다가 하는 방식을 통해서 자신에 대한 충성을 강하게 만드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현상은 과거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집니다.
역대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평균 재직기간은 6년으로, 김일성 경호대장 출신인 오진우는 19년, 김일철은 12년, 그리고 최현은 8년 동안 자리를 지켰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선군정치를 표방했던 김정일 시대에는 ‘붙박이’ 측근을 통해 권력이 커진 군부를 관리했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선 당 기능이 복원되고 군의 권한이 줄면서 참모와 일선 군단장의 상호 교체를 통해 지도자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관측통들은 장정남도 인민무력부장을 맡기 전 군 단장을 지냈던 1군단이나 현영철이 맡았던 5군단의 군 단장직으로 자리를 옮겼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정은 체제 군 인사의 특징이 상호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장정남이 군 단장으로 내려간 것은 외형상으로 보면 계급 강등으로 보이지만 문책성 좌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분석합니다.”
이에 앞서 현영철도 총참모장에서 5군단장으로 좌천됐다가 인민무력부장에 올랐고 최룡해 전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차수와 대장을 오르내리는 부침을 겪었지만 여전히 당 비서로 건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