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에 생사 확인을 요구한 강제 납북자 47명 가운데 한국인은 34 명으로 확인됐습니다. 나머지 13명은 일본인 납북자로 나타났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이 북한에 해명을 요구한 한국인 납북자는 34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실무그룹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34 명의 한국인 납북자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은 서해와 남해에서 어선을 타고 고기를 잡던 어부였습니다.
실무그룹은 1967년 연평도 인근에서 고기잡이를 하다가 북한에 납치된 최원모 씨와 문경식 씨, 1972년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다 북한 경비정에 납북된 오대양 62호 선원 박두현 씨와 유경춘 씨 등 1960년대와 70년대에 북한으로 납치된 19 명 어부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북한에 요구했습니다.
이어 1950년 납북된 이성환 씨 등 한국전쟁 중 북한으로 끌려간 사람 7 명, 1969년 KAL기 공중납치 사건으로 북한에 억류된 황원 씨 등 3 명, 1977년 전남 홍도에서 당시 고등학생 신분으로 납치된 이민교 씨와 최승민 씨 등 2 명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밖에 실무그룹은 1970년 6월 연평도 부근에서 어로보호 활동 중 납치된 해군 방송선 I-2정 승조원 정광모 씨,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가 1967년 납북된 안학수 씨, 그리고2004년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 요원들에게 납치된 탈북자 진경숙 씨 사건에 대해 북한에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한국전쟁 때 납북된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1960년대와 70년대에 북한에 납치됐습니다.
한국전쟁 중 북한에 납북된 이성환 씨의 딸로, 서울에서 ‘한국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이미일 이사장은 최근 `VOA’ 와의 인터뷰에서, 빠른 시일 안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미일 이사장] “ 64년이 지나다 보니까 아내들은 거의 다 세상을 뜨셨고, 지금 자녀 세대들도 지금은 다 노인들이 되신 거예요. 저희 문제가 정말 시간이 없어요, 물리적으로.”
실무그룹은 또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13 명에 대해서도 북한에 생사 확인을 요구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무그룹은 지난 2002년 요코타 메구미 씨 등 일본과 사이판, 영국 등에서 북한 요원들에게 납치된 일본인 12 명에 대한 생사 확인을 북한에 요구했습니다.
이어 2012년에는 대학생이던 1976년에 북한으로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후지타 스스무 씨 사건에 대한 해명을 북한에 요구했습니다.
지난 1980년에 설립된 실무그룹은 피해자 가족이나 민간단체들로부터 실종 사건을 접수해 심사한 뒤, 이를 납치 의심 국가들에게 통보해 명확한 조사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실무그룹에 보낸 해명서에서 납북 사실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하거나 납북 주장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산물이라고 반발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