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6년만의 남북한 결승전

지난 18일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F조 1차전 파키스탄과의 경기에 출전한 북한 선수단이 인공기 앞에 서 있다.

남북한이 내일 (2일) 남자축구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36년 만에 맞대결을 펼칩니다. 한국은 태국을, 북한은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북한이 먼저 이라크를 1대 0으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북한은 전반과 후반을 득점 없이 마쳤지만 연장 전반 5분 정일관이 그림 같은 왼발 자유차기를 성공해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북한은 정일관이 연장 막바지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리며 위기를 맞았지만 한 골 차 우위를 끝까지 지켜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1990년 베이징대회 이후 24년 만에 아시안게임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어서 벌어진 한국과 태국의 두 번째 준결승.

한국은 전반 41분 이종호가 오른쪽 구석에서 골대 쪽으로 날아온 볼을 머리받기로 방향을 바꾸며 골대 안으로 집어 넣어 선제득점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3분 뒤에는 위험구역 안에서 상대 수비의 반칙으로 얻은 벌칙차기를 장현수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고, 한국은 후반전에 두 골을 잘 지켜 경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한국 팀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줄곧 결승 진출의 문턱인 4강에서 무너져 이번 승리로 28년 만에 결승에 올랐습니다.

이로써 한국과 북한은 지난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36년 만에 결승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방콕대회에서는 두 팀이 득점 없이 비겼고 당시 규정에 따라 공동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팀의 이광종 감독은 28년 만의 결승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감독은 또 애초부터 우승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결승전 상대가 어느 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팀 윤정수 감독은 정신적인 측면에서 두 팀 모두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여태까지 보이지 않던 육체적, 기술적인 모든 것을 결승전에서 발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윤 감독은 특히 심판이 공정하게 한다면 북한 팀은 실력 대 실력으로 정당한 경기를 하겠다며 공정한 판정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자복싱에 출전한 북한 대표인 장은희 선수가 1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미들급 결승전에서 중국의 리첸에게 2대 1 판정승을 거두고 북한에 이번 대회 9번째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이로써 북한 여자복싱은 역대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북한은 지난 광저우대회에서 윤금주가 라이트급 동메달을 땄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