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태평양사령관 지명자 "김정은, 무자비한 지도자"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지명자 (자료사진)

미군 태평양사령관 지명자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무자비한 지도자로 평가했습니다. 또 지난 2011년 북한과 합의했던 미군 유해 발굴 사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지명자가 2일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위험한 인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지명자] “I believe that he is a very opportunistic and very unpredictable and ruthless leader….”

김정은 제1위원장은 매우 즉흥적이고 예측하기 힘들며, 무자비한 지도자란 겁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별도 제출한 서면증언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잦은 고위급 인사 교체가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잦은 인사 변동이 정권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북한에 대한 예측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이런 배경과 북한의 비대칭 전력 등을 들어 북한을 역내 최대 안보위협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지명자] “Our most volatile and dangerous threat is North Korea…”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 시도하는 등 동북아시아 지역을 “가장 불안정하게 하는 위험한 위협”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사이버 능력 등 비대칭 전력, 확산, 방대한 재래식 무기 등은 현존하는 명백한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이어 인준을 받으면 북한 정권의 위협에 대응한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고 어떤 도발에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태평양사령부의 우선 임무와 책임은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을 지원해 즉각 전투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그러나 미국 정부의 자동예산삭감이 계속되면 미군 전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북한이 전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지난달에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연기 계획에 대해서는 지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지명자] “I do support the concept of operational control….”

한국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작권이 이양될 경우 주한미군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이 모두 자신감을 보일 때 이양하는 게 유익하다는 겁니다.

한편 해리스 지명자는 지난 2011년 북한과 합의한 미군 유해 발굴 사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확인했습니다. 당시 합의는 북한 정권의 도발로 인해 유예됐고 합의 기간도 1년이었기 때문에 이미 만료됐다는 겁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그러나 미군 유해 발굴은 국가적 우선사안으로 6자회담과 연계돼 있지 않다며, 인준될 경우 개편 중인 새 부처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해군 참모차장을 거쳐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지낸 미군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로 지난 9월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습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미 서부에서 인도 서부에 이르는 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의 최대 규모 통합전투사령부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